BMW코리아, 딜러에 추가 수당 지급키로···분기·연간 수당 확대
한상윤 체제 돌입 후 실적 개선 급선무···김효준 전 회장 그늘 벗어나야
할인 확대 및 추가 수당 지급으로 수익 악화 우려도

한상윤 BMW코리아 사장. / 사진=BMW코리아
한상윤 BMW코리아 사장. / 사진=BMW코리아

[시사저널e=박성수 기자] BMW코리아가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를 따라잡기 위해 딜러 수당을 늘리며 판매 확대에 집중한다. BMW의 바뀐 수당 정책은 올해부터 홀로서기를 시작한 한상윤 BMW코리아 사장의 결단이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BMW는 딜러들에게 추가 수당을 지급하며 판매를 독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처럼 1대당 일정 퍼센트의 인센티브 제공은 물론, 차종마다 차이가 있으나 분기별로 대당 50만원 상당의 추가 수당을 지급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여기에 추가로 100대 이상 팔면 연간 추가 수당을 또 지급한다.

차종별로 차이가 있으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X시리즈’의 경우 수당이 최소 200만원을 넘는 것으로 파악됐다. BMW코리아 측은 “수당 정책은 매번 시장 상황에 따라 유동적으로 변한다”며 “정확한 정책은 밝힐 수 없다”고 밝혔다.

본사 수당이 늘어나면서 딜러들은 환영하는 분위기다. 수당 확대에 따라 딜러들은 고객들에게 추가 할인 혜택을 줄 수 있고, 이에 따른 판매 증대가 기대되는 상황이다.

한 BMW 딜러는 “최근 BMW 수당 정책이 바뀌면서, 예전에 비해서는 숨통이 트이고 있다”면서 “과거에는 본사 압박이 심해 10명 중 8명은 수익을 내기 어려웠으나, 정책이 완화되며 이직률도 많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BMW의 수당 정책 변화는 한상윤 사장 체제로의 변화와도 밀접한 관계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김효준 BMW코리아 회장 그늘에서 벗어나 한 사장 체제로 우뚝 서기 위해서는 실적 개선이 시급하기 때문이다.

지난 3월 김효준 회장이 회사를 떠나며 한상윤 사장이 경영 전면에 나서게 됐다. 김 회장은 1995년 BMW코리아 설립 당시 초창기 멤버로, 2000년 대표이사에 취임해 20년 가까이 회사를 이끌어왔다.

김 회장은 그동안 BMW코리아를 국내 최정상 브랜드로 성장시키며, 독일 본사에서도 인정받았다. 전세계 BMW 그룹 해외 판매법인 중 현지인 출신이 대표를 맡은 건 김 회장이 최초다. 또한 아시아인 중 처음으로 BMW그룹 본사 임원에 이어 수석 부사장 자리까지 올랐다.

그는 한 때 BMW를 국내 수입차 업계 1위 자리까지 올려놓는 등 공적을 세웠지만, 2018년 대규모 화재사태로 인해 대표자리에서 물러나게 됐다.

김 회장 뒤를 잇는 한 사장 입장에서는 그동안 실추된 브랜드 이미지 회복과 함께 판매량도 늘려야 하는 상황이다.

/ 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 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BMW는 2017년 5만9642대를 판매하며 역대 최대 기록을 세웠지만, 2018년 화재사고 여파로 그해 판매량이 5만524대로 줄었고, 2019년에는 4만4191대까지 감소했다. 그동안 벤츠는 2017년 6만8861대, 2018년 7만798대, 2019년 7만8133대 등 꾸준히 성장하며 수입차 1위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작년부터 BMW코리아는 할인폭을 대폭 늘리면서 벤츠 뒤를 바짝 쫓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BMW는 5만8393대, 벤츠는 7만6879대로 격차가 줄었다. 올해에도 BMW는 꾸준히 성장세를 기록하며 벤츠와의 점유율 차이를 4.5% 수준까지 좁혔다.

다만 무리한 할인과 수당 확대로 인해 BMW 수익은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가 나온다. 지난해 BMW코리아 매출은 3조9640억원으로 전년대비 38%성장했으나 영업이익은 596억원으로 전년대비 26% 줄었다. 여기에 올해에는 할인을 더 늘리고 수당까지 확대해 이익은 더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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