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시간대 근무자 공석···체온 측정기 없는 경우도
안내직원 배정 유무에 따라 방역 수준 달라져

지난달 25일 강남구의 한 백화점은 지하철역에서 연결되는 출입구에 아무런 장치도 없었다.  / 사진=변소인 기자
지난달 25일 강남구의 한 백화점은 지하철역에서 연결되는 출입구에 아무런 장치도 없었다. / 사진=변소인 기자

[시사저널e=변소인 기자] 백화점 식품관, 명품관 등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고 있지만 여전히 방역에 구멍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지하철역에서 연결되는 출입구 방역을 소홀히 하는 곳이 있었다.

시사저널e는 지난달부터 이번 달 2일까지 서울 시내 백화점 곳곳의 방역 실태를 점검했다. 대부분의 백화점에서 방역에 신경을 쓰는 모습이었지만 일부 백화점에서 허점이 발견됐다.

백화점은 출입구가 많다.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인접한 건물과 출입을 연결하고 지하철역과 연결되는 출입구가 있는 경우도 많다. 지상 출입구의 경우 효율적인 방역 관리를 위해 몇몇 출입구를 축소하고 일부 출입문만 개방해 체온을 체크해 선별적인 입장 관리를 하고 있다.

그러나 곳곳에서는 방역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지난달 12일 영등포구의 한 쇼핑몰의 경우 지상 출입구임에도 열화상카메라만 설치돼 있을 뿐 이를 감시하는 직원은 없었다. 당시 이 출입구를 통해 입장한 쇼핑객들은 “들어가도 되나. 찍고 가야 하나. 어떡해야 하나”라고 웅성거리며 열화상카메라 앞에서 서성였다.

지하철역과 이어지는 통로에 직원을 배치하지 않은 백화점도 발견됐다. 지난달 25일 강남구의 한 백화점은 지하철역에서 연결되는 출입구에 아무런 장치도 없었다. 직원도 없었다. 아무런 제약 없이 백화점 안으로 진입할 수 있었다. 버튼을 누르라는 안내만 있었다.

주차장과도 연결돼 있어 차를 갖고 방문한 이들도 이 출입구를 통해 들어갈 수 있었다. 만약 발열 등 증상이 있는 이들이 이 백화점을 찾더라도 이 통로를 이용하면 문제될 것이 없었다. 해당 매장의 경우 이른바 3대 명품이 입점돼 있어 줄을 서는 등 밀접 접촉이 많은 매장이다. 지상으로 들어오는 출입구에서는 발열 체크가 이뤄지고 있었지만 한쪽에서는 무방비상태였다.

지난달 29일 서대문구의 한 백화점 역시 지하철역에서 이어지는 출입구에 직원이 배치돼 있지 않았다. / 사진=변소인 기자
지난달 29일 서대문구의 한 백화점 출입구에는 직원이 배치돼 있지 않았다. / 사진=변소인 기자

지난달 29일 서대문구의 한 백화점 역시 지하철역에서 이어지는 출입구에 직원이 배치돼 있지 않았다. 출입구에는 비접촉식 체온 측정기가 있었지만 이를 그냥 지나치는 방문객들이 많았다. 체온 측정을 하려면 기기 앞에 멈춰 서서 결과를 기다려야 하는데 이를 그냥 지나치면 발열자를 가려낼 수 없다.

이 백화점 방문객은 “직원이 화장실을 간 것인지, 교대를 하는 것인지 알 수 없지만 감시가 허술할 때가 있는 것 같다”며 “백화점은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곳이기 때문에 잠시라도 방역을 소홀히 해서는 안 될 것 같다. 공백이 생기지 않도록 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달 2일 같은 백화점을 오전에 찾았는데 이때는 직원이 배치돼 있었다. 안내띠를 한 직원이 서있자 모든 방문객들이 체온 측정기 앞에서 기다려 체온 측정을 완료한 뒤에 입장했다. 직원 유무에 따라 방역 수위가 크게 달라지는 모습이었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경우 지하철 통로를 이용해 백화점으로 진입하는 경우가 많은데 보완이 필요해 보였다. 최근 지하에 주로 위치한 식품관 등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많이 발생하는 상황에서 지하 출입구로 진입하는 발열 증상자를 찾지 못하면 자칫 아찔한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

의료계에서는 백화점 방역의 수위를 높일 것을 계속해서 주장하고 있다. 출입구 방역 이상을 주장하는 상황에서 출입구 발열 체크마저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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