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은행, 대출 금리 타 은행 대비 최대 0.13%p 높아···금리 낮추나
수익성 방어 위해 중소기업 대출 늘려야···금리 하향조정 필요성

[시사저널e=유길연 기자] 가계대출이 4년 만에 감소하면서 시중은행들은 중소기업대출 확보 전쟁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리딩뱅크’인 국민은행은 중소기업 대출 금리가 주요 시중은행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금리 하향조정에 관심이 쏠린다.

◇ 작년 하반기부터 중소기업 대출 금리 가장 높아···대출자산 증가율도 하락 

2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국민은행의 올해 2월부터 4월까지 중소기업(개인사업자 제외) 물적담보대출 평균금리는 2.84%를 기록했다. 5대 시중은행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이다. 가장 낮은 우리은행과 비교해서는 0.13%포인트 높다. 

올해 국민은행의 중소기업 대출 금리 경쟁력은 하락세다. 1~3월 동안의 중소기업 대출 평균금리도 2.92%로 최고 수준이었다. 개인사업자 대출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올 2~4월 물적담보대출 평균금리는 2.89%로 주요 시중은행 가운데 가장 높았다. 5위인 하나은행과의 격차는 0.17%포인트에 달했다.

중소기업 대출 금리가 오르자 대출자산의 성장률도 하락했다. 국민은행의 올해 1분기 말 기준 개인사업자 포함 중소기업 대출 잔액은 115조1990억원으로 작년 말 대비 1% 성장하는데 그쳤다. 반면 리딩뱅크 경쟁을 벌이고 있는 신한은 같은 기간 3.4% 늘었다. 그 결과 두 은행의 중소기업 대출 규모 차이도 약 10조원에서 7조원 가량으로 좁혀졌다. 

지난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국민은행의 중소기업 대출 상황은 전혀 달랐다. 국민은행은 작년 6월 말 중소기업 물적담보대출 평균금리가 시중은행 가운데 가장 낮았다. 개인사업자 대출 평균금리도 3, 4번째로 낮은 수준이었다. 

국민은행은 중소기업·개인사업자 대출 가운데 보증서대출, 신용대출 금리는 줄곧 가장 높은 수준으로 유지했다. 반면 대출 비중이 가장 높은 물적담보대출은 지난해 상반기 금리를 낮추면서 전체 중소기업 대출을 크게 끌어모았다. 작년 상반기 중소기업 대출 성장률은 8%로 주요 시중은행 중 가장 큰 증가폭이었다. 

하지만 작년 3분기부터 중소기업·개인사업자 대출 금리를 올렸다. 중소기업 대출 증가세도 덩달아 크게 꺾였다. 이 추세가 올해 1분기까지 이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 5월 가계대출, 4년 만에 감소···은행 수익성 확보 '키'는 중소기업 대출

문제는 올해 이자이익을 거두는데 있어 중소기업 대출 확보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는 점이다. 가계대출의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시중은행의 가계대출은 지난해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음)’ ‘빚투(빚내서 투자)’ 열풍으로 크게 불어났다. 올해도 이 기세는 이어져 4월 한 달에만 9조 2266억원이 급증했다. 

하지만 5대 시중은행의 지난달 5월 가계대출 잔액은 한 달 전과 비교해 약 3조원 줄었다. 지난 2017년 2월 이후 약 4년 만의 감소전환이다. 농협은행을 제외한 주요 시중은행이 일제히 감소했다. 특히 그 동안 빠르게 늘었던 신용대출이 약 3조 7000억원 급감했다. 

가계대출 성장 전망도 어둡다. 금융당국은 다음달부터 대출자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의 40% 규제를 단계적으로 시행한다. 은행이 스스로 가계대출을 줄여야한다는 입장도 고수하고 있다. 일부 은행들은 신용대출에 대한 우대금리를 줄이고 상품 판매를 줄이는 등 가계대출 조이기에 들어갔다. 

저원가성 예금인 요구불 예금이 감소한 점도 중소기업 대출 확보의 필요성을 높이고 있다. 금리가 0%에 가까운 요구불예금이 줄어들면 조달비용이 하락한다. 이러면 대출자산을 크게 늘리지 않아도 많은 이자이익을 거둘 수 있다. 하지만 5대 시중은행의 5월 말 기준 요구불예금은 621조8446억원으로 한 달 전 대비 0.74%(4조6344억원) 줄었다. 중소기업 대출 자산을 늘려야하는 이유다.  

자료=은행연합회, KB국민은행/표=이다인 디자이너
자료=은행연합회, KB국민은행/표=이다인 디자이너

◇ 금리 하향조정 등 전략 세워야···국민은행 "전체 여신으로 비교해야"

국민은행은 1분기에 대출채권을 거의 늘리지 않고도 많은 이자이익을 거뒀다. 작년 말 대비 대출채권은 단 0.4% 늘었지만 이자이익은 2.7% 증가했다. 이자자산에 대한 수익성 지표(순이자마진·NIM)가 0.05%포인트 개선됐기 때문이다. 저원가성 예금을 크게 늘려 조달비용을 효과적으로 줄인 결과다. 

하지만 올 한해 이러한 효과를 계속 누리기 어렵다는 것이 금융권의 중론이다. 이에 국민은행은 금리를 낮추는 등 중소기업 대출 확보를 위한 대응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국민은행은 은행연합회 금리 공시로 경쟁력을 판단하기는 무리가 있다는 입장이다. 물적담보대출 금리의 경우 전액 물적담보대출만을 대상으로 산출하고 있다. 일부 담보대출은 반영이 안되고 있어 전체 여신으로 비교하면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다는 설명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국민은행은 코로나19 충격으로 신용등급이 하락한 중소기업에 대한 적극적인 금융지원을 하고 있다"라며 "또 2차 코로나 금융지원 대출의 금리우대 한도도 늘리는 등 소상공인 지원에도 앞장서고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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