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최태원 회장, 대한상의 회장 자격으로 경제5단체 대표해 건의
삼성전자 김기남 부회장 “반도체 등 대형투자 위해선 총수 필요”

2일 청와대에서 오찬을 나눈 문재인 대통령과 4대그룹 총수들. 왼쪽부터 구광모 LG 회장, 최태원 SK 회장, 문 대통령,  정의선 현대자동차 회장,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 /사진=연합뉴스
2일 청와대에서 오찬을 나눈 문재인 대통령과 4대그룹 총수들. 왼쪽부터 구광모 LG 회장, 최태원 SK 회장, 문 대통령, 정의선 현대자동차 회장,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 /사진=연합뉴스

[시사저널e=김도현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4대그룹 경영진과 조우했다. 관심이 모아졌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사면과 관련된 논의도 있던 것으로 알려진다.

2일 문 대통령은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 등과 오찬을 나눴다. 대통령과 4대 그룹 총수와의 별도 오찬은 현정부 출범 후 처음이다. 삼성에서는 이 부회장을 대신 김기남 부회장이 자리했다.

이날 문 대통령은 한미정상회담을 위한 방미길에 4대그룹이 함께해 좋은 성과를 나눌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방미기간 중 삼성은 미국에 반도체 파운드리 공장 건립을 확정지었으며, 현대차도 전기차 생산라인 신설을 약속했다. SK와 LG 등은 현지 전기차 배터리 라인 확장 및 미국 완성차 기업과의 파트너십을 강화한 바 있다.

문 대통령은 “기존에도 한미관계는 튼튼한 동맹이었으나 반도체·배터리·전기차 등 최첨단 기술·제품 부문에서도 부족한 공급망을 보완하는 관계로 포괄적으로 발전하게 됐다”면서 “미국은 가장 필요한 파트너로 한국을 선택했으며, 우리 4대 그룹도 미국시장 진출을 확대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됐다”고 의의를 전했다.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자격으로 방미에 동행한 최 회장은 “양국관계가 더욱 활발해질 수 있도록 살피겠다”고 화답했다. 정 회장은 “미국과 더 많은 사업기회를 만들겠다”고 응답했으며, 구 회장도 GM과의 파트너십을 소개하며 “더욱 돈독해졌다”고 설명했다.

관심이 모아졌던 이 부회장과의 사면과 관련해서는 비공개석상을 통해 논의가 개진됐던 것으로 파악된다. 대한상의 회장직을 맡고 있는 최 회장이 경제5단체의 입장을 대변하며 이 부회장의 사면 필요성을 제기했으며, 삼성의 김 부회장이 “반도체 등 대형투자를 위해선 총수가 필요하다”며 힘을 보탰다. 이에 문 대통령 역시 “고충을 이해한다”며 이전보다는 전환적인 자세를 취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문 대통령과 주요그룹 총수들 간 만남 소식이 전해진 직후부터 이 부회장의 사면이 논의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 바 있다. 오찬이 열리기 전 청와대 정문에서는 노동계와 시민단체들이 중심이 돼 이 부회장의 사면을 반대하는 시위가 열리기도 했다.

한편, 이 부회장은 국정농단 파기환송심에서 징역 2년 6월을 선고받았다. 같은 사건으로 앞서 수감된 바 있는 이 부회장의 만기출소는 내년 7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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