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섬노조, 입장문 내고 대책 마련·책임자 처벌 촉구
[시사저널e=김용수 기자] 네이버가 최근 업무 스트레스를 호소하며 극단적 선택을 한 직원과 관련된 임원들을 직무정지 조치했다. 네이버 노동조합이 소속된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조(화섬식품노조)는 이와 관련 대책 마련과 책임자 처벌을 촉구했다.
2일 IT업계에 따르면 네이버 리스크관리위원회는 전날 최인혁 최고운영책임자(COO)와 해당 직원에 대한 직장 내 괴롭힘 가해자로 지목된 책임 리더 등 4명의 직무정지를 권고했고 한성숙 네이버 대표가 이를 수용했다.
이와 관련해 화섬노조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네이버는 진상규명을 위한 모든 노력을 기하고 고인을 죽음에 이르게 한 당사자를 즉각 처벌할 것 ▲IT기업들은 IT노동자의 트라우마 회복을 위해 상담 인력 배치를 포함한 조직문화 개선 등 대책을 마련할 것 ▲직장 내 괴롭힘으로 인한 사망도 중대재해로 볼 수 있도록 정부와 지자체가 제도를 개선할 것 등을 촉구했다.
화섬노조는 “고인이 생전 과중한 업무 스트레스와 위계에 의한 괴롭힘을 겪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사실로 밝혀진다면 이는 명백한 업무상 재해일 것”이라며 “특히 회사 내 인사 제도적 결함으로 인해 고인이 힘든 상황을 토로하지 못하고 안타까운 선택을 한 부분이 있다면 제도 개선을 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요구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삶의 마지막 순간까지 그가 의지할 수 있는 시스템은 부재했고, 고통과 부담은 온전히 그의 몫이었다”며 “IT노동자의 극단적 선택은 조직 구조에 의한 사회적 타살”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여러 증언에 따르면 고인을 괴롭힌 상사는 네이버에서 문제를 일으키고 넷마블로 이직했다가 이직한 넷마블에서도 다시 직장 내 괴롭힘 등 문제를 일으켰던 인물”이라며 “문제적 인물이 다시 네이버 요직에 배치됐다는 사실은 학연, 지연 등에 경도된 인사 배치가 행해져 왔다는 사실의 방증”이라며 네이버를 비판했다.
네이버 노동조합도 지난달 입장문에서 “극단적 선택을 한 직원이 생전 과중한 업무 스트레스와 위계에 의한 괴롭힘을 겪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사실로 밝혀진다면 이는 명백한 업무상 재해”라고 발표했다.
같은 날 한 대표는 전 직원에게 이메일을 보내 “저를 비롯한 경영진은 이번 사안을 매우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경찰 조사와 별개로 외부기관을 통해 투명하고 객관적인 조사를 받고 재발 방지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네이버 직원 A씨는 지난달 25일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소재 자택 근처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A씨 자택에서 직장 내 갑질 등 업무상 스트레스를 호소하는 내용이 담긴 메모가 발견됐다. 경찰은 직장 동료들을 상대로 평소 A씨가 직장 내 괴롭힘에 시달렸는지 등을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