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신규 확진자 677명, 직전일 대비 218명↑···“주말효과 없어진 데 따른 증가”
감염병 전문가 “변이 바이러스 등 변수, 접종률 60% 올라야 안심”
[시사저널e=이상구 의약전문기자] 최근 코로나19 확산세가 일부 주춤하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하지만 감염병 전문가들은 언제든지 확진자 급증 가능성이 상존하기 때문에 국민들이 경각심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한다.
2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677명 늘어 누적 14만1476명이다. 신규 확진자는 직전일(459명)에 비해 218명 늘었다. 이같은 증가는 주말효과가 사라진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달 27일부터 이날까지 최근 1주일간 발생한 일별 신규 확진자는 629명→587명→533명→480명→430명→459명→677명이다. 이 기간 400명대가 3번이다. 500명대와 600명대가 각 2번이다.
이처럼 신규 확진자가 최대 600명대에 머물러 있고 특히 예방백신 접종이 늘어나며 국민들 사이에서는 코로나19에 대한 경각심이 해이해졌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감염병 전문가들도 최근 추세 등에서는 일부 이견이 있지만 경각심에서는 공통된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우선 김우주 고려대학교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최근 코로나19 확산은 보합세로 분석된다”며 “6월이라는 계절적 요인과 변이 바이러스, 국민 경각심 하락 등 요인이 복합적으로 얽혀 있다”고 진단했다. 김 교수는 “건물 밖에서 마스크를 벗고 담배를 피는 일이 일상화됐다”고 비판했다.
그는 “최근 코로나 확진자 3명 중 1명이 변이 바이러스인데 이달 말 경에는 절반 정도를 변이주가 점유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김 교수에 따르면 코로나 변이 바이러스는 영국발에 이어 캘리포니아발, 인도발의 순이다. 남아프리카공화국발이나 브라질발은 상대적으로 적다는 지적이다.
그는 “향후 코로나 확산의 최대 변수는 변이 바이러스 증가”라고 단언했다. 김 교수는 “현재 1차를 기준으로 10%대 접종률을 기록하는 가운데 오히려 정부의 접종 인센티브가 역효과를 유발한다”며 “정부가 심사숙고를 하지 않고 자충수를 두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얀센 백신 예약률이 높은 것은 마스크를 벗을 수 있다는 기대감이 작용한 것”이라며 “조만간 예정된 여름휴가도 중요한 요인”으로 분석했다. 김 교수는 “정부 방침대로 내달부터 1차 접종자도 실외에서 마스크를 벗게 되면 위험하다”면서 “코로나 검사를 받지 않고 있는 사람들도 우려된다”고 전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최근 기온 증가와 백신 접종 등으로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 확진자가 줄고 있는 추세”라며 “실제로 지난해 5월과 6월에도 국내 확진자는 줄었다”고 정리했다. 천 교수는 “최근 변이 바이러스가 늘고 있는데 특히 수도권에 많다”며 “이같은 변이주 여파와 국민 경각심 완화 등이 코로나 확산에 영향을 줄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스라엘과 미국은 상대적으로 코로나 확산세가 안정됐다”며 “실제 이스라엘은 어제 신규 확진자가 17명에 불과했다”고 설명했다. 천 교수는 “반면 영국의 신규 확진자는 오늘 3000명을 넘었다”고 비교했다. 그는 “중요한 차이는 인도발 변이 바이러스의 차단 여부”라며 “인도발 변이주에 효과가 큰 화이자 백신의 비중 차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천 교수에 따르면 화이자 백신은 2차 접종 기준으로 88% 인도 변이주에 효과가 있다. 반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60% 효과를 기록했다. 상대적으로 화이자 백신 비중이 높은 이스라엘과 미국이 인정세를 보이는 이유다. 그는 “2차 접종까지 완료해야 백신 효과가 나타난다”라며 “유흥업소와 일반 사무실 등에서 확산 가능성이 있어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재갑 한림대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최근 코로나는 늘지도 줄지도 않으며 나름의 균형점을 만들고 있는 추세”라며 “아직 불안한 균형점”으로 정리했다. 이 교수는 “이제 백신 접종률이 1차 기준 10%대이기 때문에 60% 정도까지 올라가야 국민들이 안심할 수 있다”며 “앞서 언급한 균형점이 한쪽으로 기울면 확진자는 폭발한다”고 전망했다. 그는 “어느 장소이든 집단감염 발생 가능성이 있는데 유흥업소와 노래방을 주의 깊게 봐야 한다”며 “정부는 선의의 피해 업소가 발생할 가능성을 최대한 낮추기 위해 영업제한 등을 슬기롭게 진행하는 방안을 고심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전문가들은 혹시 모를 집단감염 등 확진자 급증 가능성을 우려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이제는 국민들이 경각심을 다시 갖는 것이 최선의 방법일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