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광교 복합개발 내 호텔 운영업체, 2년 연속 적자내다 4월 말 임차계약 종료
2~3년 전부터 건설사들의 신사업분야 진출이 활발해지고 있다. 건설이 대내외 경제상황에 대한 경기 민감도가 큰 업종인데다 최근에는 정부의 부동산 규제정책 영향을 상당히 받아서다. 발주물량이 줄어들 것을 우려하는 건설사들은 건설 유관업, 친환경 사업, 유통분야 등 다양한 분야로의 진출을 시도하기 시작했다. 개중에는 주력사업인 건설을 대체할 정도는 아니어도 실적에 보탬이 되거나 성장세가 확연히 눈에 띄어 장래가 기대되는 곳이 있는 반면 신사업 분야 상당수에서 손실을 내 연결기준 기업에 손해를 끼치는 곳도 있다. 각 건설사가 생존을 위해 필수로 뛰어든 신사업분야의 초기 성과를 점검해본다. [편집자주]
[시사저널e=노경은 기자] 한화건설이 근래에 가장 주력하는 분야는 역세권 복합개발사업이다. 2019년에는 서울역 북부역세권 개발사업권을 따내면서 해당 일대를 강북판 코엑스로 만들겠다고 공표했다. 이듬해인 2020년에는 대전역세권 개발사업권을 획득한 데 이어, 올해 들어서는 수서역 복합개발 사업권확보를 위해 도전장을 냈다. 이들 복합개발사업 계획에는 숙박시설인 호텔이 포함됐다는 공통점이 있다.
건설사 가운데 호텔사업 진출로 잘 알려진 곳으로는 HDC현대산업개발(파크하얏트)과 DL이앤씨(글래드 강남‧여의도)가 있다. 업계에서는 추후 한화건설도 직접운영이든 위탁운영이든 이들 업체처럼 호텔업에 직간접적으로 활발히 참여할 것으로 예상한다.
실제 한화건설은 잘 알려지진 않았지만 100% 지분을 보유한 자회사 에이치피앤디를 통해 이미 수원 광교신도시 내에 4성급 호텔인 코트야드 바이 메리어트 수원 건물을 보유하고 있다. 이곳은 한화건설이 개발한 수원 마이스(MICE) 복합단지 내에 있는 갤러리아, 아쿠아플라넷 등과 함께 지난 2019년 문을 열었다.
에이치피앤디는 한화호텔앤리조트 계열사인 플라자디앤씨와 임대차계약을 맺고 운영하도록 했다. 호텔 경영 노하우가 있는 제3자에게 운영을 맡겨 수익은 일정한 수수료나 매출 중 일부를 받는 식으로 확보하는 것이다. 당시 공시를 보면 초창기 임차기간은 20년, 거래금액은 보증금 37억원에 연간임차료는 객실매출의 38%를 지급하는 것으로 계약을 맺었다. 단 객실가동률이 낮을 경우에는 연간 임차료를 최소 30억원은 내야 한다는 단서조항을 달았다.
그러나 플라자디앤씨는 계약기한이 만 2년도 채 안된 올해 1월 위약금을 물고 계약 해지를 결정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객실가동률이 지나치게 낮아서다. 영업도 개업이래 2년 연속 적자를 이어갔다. 플라자디앤씨는 2019년 23억4300만원, 2020년 53억2210만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같은 기간 당기순손실은 각각 25억원, 142억원 수준이었다. 결국 4월 말을 마지막으로 임차계약은 종료됐다.
내부에서는 그나마 코로나 백신 보급이 확대되며 그동안 억눌려왔던 소비심리와 관광 수요가 폭발적으로 살아날 수 있는 만큼 고비를 잘 넘겨보자는 목소리가 나온다. 다만 업계에서는 임대차 계약에 있어 이전 수준의 수익을 확보하기도 힘들 것으로 예상한다.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은 여행·항공 분야에 이어 호텔업도 불황을 이어가고 있어서다.
한화건설 관계자는 “(플라자디앤씨가) 추진하는 방향을 고려해서 그간 운영만 맡겼는데 계약을 종료했다. 운영업체가 변경됐을 뿐 호텔사업을 접는 건 아니다. 코트야드 메리어트라는 이름도 그대로 유지한다”고 말했다.
한편 코로나19가 확산하기 시작한 지난해 초 서울의 한 5성급 호텔의 주중 객실점유율은 10%대에 머물렀다. 서울의 르메르디앙 호텔, 쉐라톤팔래스 호텔, 크라운호텔 등은 코로나19의 불황을 피하지 못하고 폐업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