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SMC, 지난달 말 애플 A15 칩셋 양산
올 하반기 5나노 매출 비중 20% 육박 전망
삼성전자, 평택2라인 가동 속도…기술 대등해도 규모 작아
1분기 양사 파운드리 점유율 격차 더 확대

/사진=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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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저널e=윤시지 기자] 대만 TSMC가 하반기 애플 반도체 수요에 힘입어 삼성전자와 파운드리 점유율 격차를 벌릴 전망이다. 삼성전자 역시 하반기 평택 파운드리 생산라인 가동에 속도를 내지만 첨단 공정 생산능력이 실적으로 돌아오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증설 투자와 함께 첨단 공정 수율 개선을 통한 사업 수익성도 개선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TSMC는 지난달 말 5나노 공정에서 애플 신형 아이폰용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A15 칩 양산에 돌입했다. 신제품은 개선된 5나노 공정에서 제작되며, 전작 A14 칩셋 대비 전력 효율과 성능이 더 강화된 것으로 알려졌다. 디지타임스는 "A15 수요가 전작 A14 칩셋보다 더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5나노 공정은 올해 주력 매출원이 될 전망이다. TSMC 5나노 공정 매출 비중은 연말이 되면 20%에 육박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미 TSMC는 아이폰 비수기인 올 1분기에 5나노 공정 매출 약 18억달러(약 2조원)를 거두며, 전사 매출 14%를 채웠다. 이는 같은 기간 삼성전자 전체 파운드리 사업 매출 41억달러(약 4조5000억원)의 40% 수준이다. 올 하반기 아이폰용 칩셋 생산이 본격화되면서 실적 성장폭은 더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래픽=이다인 디자이너, 출처=TSMC
/그래픽=이다인 디자이너, 출처=TSMC

삼성전자 역시 하반기 평택 2라인 가동을 통해 추격에 나선다. 여기에 지난해 4분기 공급을 시작한 5나노 1세대 제품에 이어, 후속 기술인 2세대 공정 제품도 양산에 돌입할 계획이다. 올해 파운드리 설비투자 규모도 지난해 대비 늘어난 10조원 수준을 단행할 예정이다. 

다만  생산능력이 실적으로 돌아오기까지 시간이 걸린다는 점과, TSMC 역시 역대급 규모 투자를 단행하고 있다는 점에서 삼성전자가 단기간 TSMC의 점유율을 역전하기는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재 삼성전자는 TSMC와 12인치 웨이퍼 기준 생산능력만 3배가량 차이 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가 극자외선(EUV) 5나노 파운드리 공정을 구축한 복합라인인 평택 3라인은 내년 하반기에야 완공된다. TSMC도 향후 3년간 1000억달러(약111조원) 규모의 설비투자를 단행하기로 했다. 

아직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에서 EUV 기반 7나노 이하 공정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TSMC에 비해 상대적으로 크지 않은 것으로 추정된다. 삼성전자가 증설에 앞서 첨단 공정 제품 수율을 개선하는 것이 더 중요 과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삼성전자는 10나노 이하 공정에서 퀄컴과 엔비디아 등 주요 고객사 수주를 받고 공정 수율 개선에 집중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10나노 이하 공정에선 퀄컴이나 엔비디아의 반도체를 생산해 공급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수율 개선 단계로, 매출 기여도는 상대적으로 크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면서 “삼성전자와 TSMC를 비교하면 생산능력은 3배, 매출은 4배가량 차이나기 때문에 더 많은 설비투자를 단행해도 쫓아가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첨단 공정 수율 개선을 통해 수익성도 동반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 1분기 삼성전자는 대외 악재로 인해 TSMC와 파운드리 매출 점유율 격차가 더 벌어졌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 1분기 삼성전자 파운드리 매출은 41억1000만 달러(약 4조5000억원)로, 전 분기 대비 2% 감소했다. 삼성전자는 1분기 미국 텍사스 한파 영향으로 오스틴 파운드리 공장 가동을 중단하면서 3000억~4000억원의 손실을 봤다.

반면 같은 기간 TSMC는 전 분기 대비 2% 증가한 129억달러(약 14조2000억원) 매출을 기록했다. 7나노 공정에서 AMD, 미디어텍, 퀄컴 등 주요 고객사 주문이 이어졌다. 이에 양사의 점유율 격차는 지난해 4분기 36%포인트에서 올 1분기 38%포인트로, 2%포인트 더 차이가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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