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부족으로 인한 생산 차질 여파···해외 판매는 코로나19 기저효과로 회복세
[시사저널e=박성수 기자] 국내 완성자동차 업계가 지난 5월 내수 시장에서 부진했던 실적을 해외 판매로 만회하며 선방했다. 지난달 반도체 대란으로 인해 국내 공장 일부가 가동을 멈추는 등 생산차질로 인해 내수 판매는 줄었으나, 해외 판매는 작년 코로나19로 인한 판매부진에 따른 기저효과로 큰 폭으로 회복했다.
1일 현대자동차, 기아, 한국GM, 르노삼성자동차, 쌍용자동차 등 국내 완성차 5개사는 지난달 실적을 발표했다.
지난달 국내 완성차 내수판매는 12만4145대로 전년대비 7.2% 줄었으나 해외 판매는 48만564대로 전년대비 70.6% 늘었다. 전체 판매는 60만4709대로 전년대비 44.5% 증가했다.
내수판매 부진은 지난달 국내 완성차 업계가 반도체 수급 문제로 공장 가동을 멈추면서 공급에 차질이 생긴 결과다.
지난 4월부터 현대차, 기아, 한국GM, 쌍용차는 반도체 부족으로 일부 공장 가동을 중단하며 생산이 줄었다. 그 결과 지난달 인기차종의 경우 출고가 수개월 가량 지연되면서 실적에도 영향을 미쳤다.
현대차는 지난달 반도체 부족 현상으로 국내에서 전년대비 12.4% 감소한 6만2056대를 판매했다. 그랜저가 7802대를 판매하며 월 판매 1위 자리를 유지했으며, 아반떼(6697대), 쏘나타(5131대), 팰리세이드(5040대), 싼타페(3479대) 등이 뒤를 이었다. 제네시스는 G80이 5584대를 판매하며 선두 자리를 유지했고, GV70(4336대), GV80(1531대) 등 총 1만3031대를 판매했다.
해외에선 전년대비 67.7% 증가한 26만1073대를 판매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해외 판매 증가는 작년 코로나19로 인해 발생한 공장 생산 차질 및 판매 실적 부진에 따른 기저효과 영향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기아는 지난달 국내 4만7901대(전년대비 6.4%↓), 해외 19만8093대(74.2%↑) 등 총 24만5994대(49.2%↑)를 판매했다.
국내에선 카니발이 7219대로 9개월 연속 월간 판매량 1위를 기록했으며, 쏘렌토(6883대), K5(6034대), K8(5565대), 레이(3608대) 등이 뒤를 이었다.
해외 판매는 스포티지가 3만1486대 팔리며 해외 최다 판매 모델에 이름을 올렸고, K3(2만 4637대), 프라이드(1만8377대)순이다.
한국GM은 지난달 내수 4597대, 수출 1만1831대 등 총 1만6428대를 판매했다. 한국GM은 완성차 업계 중 유일하게 전년대비 내수와 해외 모두 판매가 감소했다.
국내 시장의 경우 트레일블레이저가 1338대를 판매하며 나름 선방했지만 스파크, 말리부, 콜로라도, 트래버스 등 다른 모델이 모두 줄어들며 판매가 줄었다. 한국GM의 경우 지난 4월 말부터 지난달 말까지 한달여간 부평1공장, 부평2공장, 창원공장에 대해 50% 감산을 실시한 바 있다.
르노삼성은 지난달 내수 4635대, 수출 5713대 등 총 1만348대를 판매했다. 내수에서는 XM3 판매가 전년대비 80% 가까이 줄어들며 고전했지만, 반대로 수출의 경우 XM3가 전월대비 43% 늘어난 4247대를 기록하며 전년대비 큰폭으로 증가했다. 르노삼성은 이달부터 유럽 28개국에 XM3 판매를 본격화할 방침이다.
기업회생 절차를 밟고 있는 쌍용차는 지난달 내수 4956대, 수출 3854대를 기록했으며, 전체 판매는 전년대비 6.3% 늘어난 8810대를 달성했다.
렉스턴스포츠의 경우 지난달 내수에서 2235대를 판매하며 전월대비 50% 이상 증가했으며 아직도 4000여대의 미출고 차량이 남아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수출 판매의 경우 지난 2016년 12월 이후 5년만 월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티볼리, 코란도, G4렉스턴, 렉스턴 스포츠 등 전 모델이 고루 성장하며 수출 증가를 이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