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차임급·이자비용 감소세···자산매각·건설사업 성과
1분기 공공시장 수주 4위···1조5000억 민자사업 수주
연료전지 사업 속속 성과···“그룹 계열사 시너지 기대”

[시사저널e=길해성 기자] 두산건설의 재무구조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개선세를 나타냈다. 수년간 진행해온 구조조정과 토목·건설사업 성과로 차입금을 대거 줄인 덕분이다. 공격적인 공공공사 수주와 연료전지 등 신사업도 성과를 나타내면서 경영 정상화에 잰걸음을 하고 있다. 

◇당기순이익 흑자 전환···차입금 감축·양질 사업 수주 결실

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두산건설은 연결 기준 올해 1분기 매출 2896억원, 영업이익 169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4.8%로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55.1% 증가했다. 당기순이익은 28억원을 기록하며 흑자로 돌아섰다. 양질의 사업장 수주와 10여년간 진행해온 재무개선 노력이 결실을 맺고 있다는 게 사측의 설명이다.

두산건설은 2000년도 중반까지만 해도 시공능력평가 10위에 드는 대형 건설사였지만,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유동성 문제를 겪으며 어려움을 겪었다. 이후 두산그룹의 지원을 받아 수년간 구조조정과 재무개선 작업을 진행해 왔다. 

/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특히 두산건설은 그동안 자산 매각과 건설사업을 통해 차입금 감축에 힘썼다. 비건설 사업부인 레미콘사업과 배열회수보일러(HRSG)를 매각했고, 화공플랜트(CPE) 사업 부문은 두산메가텍에 양도했다. 비주력사업 부분을 포함한 자산도 매각했다. 건설사업에선 지방을 중심으로 ‘두산위브’와 고급브랜드인 ‘두산위브더제니스’를 앞세워 흥행을 이끌었다. 부산·경남지역에서 최근 2년간 공급된 제니스 아파트는 1만가구가 넘는다.

재무구조는 크게 개선됐다. 순차입금은 2010년 1조7000억원에서 올해 1분기 825억원으로 대폭 감소했다. 10년 새 20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든 것이다. 같은 기간 금융비용 역시 1464억원에서 82억원으로 1300억원 가량 축소됐다. 이자보상배율은 최근 10년 이내 최고 수준인 2.07배를 기록했다. 이자보상배율은 영업이익을 금융비용(이자비용)으로 나눈 것으로, 1보다 크면 영업활동을 통해 번 돈이 금융비용을 지불하고 남는다는 의미다.

◇1분기 공공시장 수주 4위···1조5000억 서부선경전철 우선협상자 선정

올해 들어 토목·건축 사업은 순항 중이다. 두산건설은 공공 토목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1분기 공공시장 수주 1560억원으로 4위에 올랐다. 한국도로공사가 발주한 1098억원 규모의 ‘고속도로 제50호 영동선 안산~북수원 간 확장 공사 제1공구’를 비롯해 ‘평택지역전기공급시설전력구공사’, ‘국가지원지방도 60호선’ 등을 따냈다.

두산건설은 올해 전국에 1만1000가구를 분양을 앞두고 있다. 수도권에서는 서울 영등포(659가구), 서울 은평구(424가구)와 인천 송림동(1321가구), 인천 여의구역(1111가구) 등 5~6개 프로젝트를 분양할 계획이다. 지방은 삼척정상(736가구), 양산석계 등이다. 수요가 많은 수도권에 물량이 집중돼 있는 만큼 이변이 없는 한 흥행을 이어갈 전망이다. 

/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민자사업에서도 낭보가 이어졌다. 1조5000억원 규모 ‘서울 서부선경전철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서부선경전철은 서울 은평구 새절역에서 신촌과 여의도 일대를 지나 관악구 서울대입구역까지 경전철로 연결하는 사업이다. 두산건설이 2017년 처음으로 제안했다. 두산건설은 GS건설·롯데건설·현대엔지니어링 등 12개 업체와 컨소시엄으로 참여했다. 두산건설 컨소시엄은 서울시와 내년 하반기 실시협약 체결 후 2023년 하반기 착공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국내 제1호 트램인 ‘위례선 도시철도 건설공사’ 수주도 기대하고 있다. 위례선 도시철도는 지하철 5호선 마천역에서 8호선과 분당선 환승역인 복정역을 잇는 5.4km 구간에 트램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두산건설은 2015년 위례선 트램사업에 대한 민자사업 계획서를 제출한 최초 제안자다. 지분 40%로 대표주관사를 맡았다. 태영건설, 현대엔지니어링, 대우산업개발 등과 컨소시엄으로 참여했다. 한신공영 컨소시엄(한신공영·KCC건설·대흥종합건설 등)과 경쟁을 펼칠 예정이다.

◇연료전지 사업 속속 성과···“두산그룹 계열사 시너지 기대 ”

두산건설이 신성장동력으로 삼은 연료전지 사업도 성과를 나타내기 시작했다. 앞서 두산그룹은 지난 2014년 연료전지 사업을 미래 선장동력으로 정하고 국내 기업인 퓨얼셀파워와 미국 업체인 클리어에지파워를 잇따라 인수하며 관련 기술을 확보했다. 이후 두산건설은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연료전지 사업 수주 활동에 나섰다. 

대표적으로 인천 연료전지 사업이 있다. 두산건설은 지분 20%를 직접 투자한 특수목적법인(SPC) 인천연료전지와 2018년 2000억원 규모 공사계약을 체결하고, 인천 동구 송림동 두산인프라코어 부지 내에 40MW 연료전지 발전소를 짓기로 했다. 인천연료전지로부터 지난해 1421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연료전지 발전소는 이달 상업운전에 들어간다. 

두산건설은 지난 2월에도 한국중부발전, SK가스, SK증권과 ‘빛고을에코 연료전지 발전소’ 투자협약을 맺었다. 광주시 서구 치평동 하수처리장 유휴부지에 815억원을 투입해 12.3MW급 연료전지 발전소를 건설하는 프로젝트다. 18개월 동안 건설이 진행돼 2022년 8월 준공 예정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한 업계 관계자는 “두산그룹이 수소 등 친환경 사업 부문으로 사업 영역을 빠르게 전환하고 있는 만큼 두산중공업이나 두산퓨얼셀 등 계열사와의 시너지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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