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분증 스캔, 카톡 인증번호 입력, 지문·정맥 등록, 사진 촬영 등 절차 복잡해 1인당 평균 5분 소요
이용객 가장 붐비는 주말에도 안내 직원 1명뿐···안내 미흡 및 기기 오류로 혼란 빚기도
공항공사 “행정기관과 바이오정보 연동 방안 추진, 혼잡 해소 기대···절차 상 오류도 줄여나갈 것”

[지난 주말 새벽 6시 30분, 이른 시간에도 김포공항 국내선 출발장에 설치된 바이오정보 무인등록대 앞에 이용객들의 줄이 길게 늘어서 있다. / 사진=염현아 인턴기자]
[지난 주말 새벽 6시 30분, 이른 시간에도 김포공항 국내선 출발장에 설치된 바이오정보 무인등록대 앞에 이용객들의 줄이 길게 늘어서 있다. / 사진=염현아 인턴기자]

[시사저널e=염현아 인턴기자] 지난 달 30일 새벽 6시 김포공항 국내선 출발장. 주말인 탓인지 이른 시간부터 대기 줄은 길게 늘어섰다.

반면 지문, 손바닥 정맥 등 ‘바이오정보’를 사전등록한 이용객의 전용 게이트 6곳은 텅 비어있었다. 아직 인지도가 낮아 사전등록자가 적기도 했지만, 바이오 인증만으로 빠르게 게이트를 통과했기 때문이다. 이 모습을 본 일반 대기 줄에 서있던 일부 여객들은 바이오정보 무인등록대로 발길을 향하기도 했다.

50대 김아무개씨는 “지난 달에 대기 줄이 어마어마 했는데, 바이오 전용 게이트로 가면 빠르게 통과시켜주더라. 오늘은 등록하려고 공항에 좀 일찍 왔다”고 말했다.

새벽 6시반 한산하던 넉 대의 무인등록대 앞에는 30분 만에 사람이 몰려 약 40명이 넘는 대기 줄이 늘어섰다. 신분증 스캔, 카카오톡 인증번호 입력, 지문·정맥 등록, 사진 촬영 등 등록 절차가 비교적 복잡해 한 사람당 평균 5분 정도 소요됐다. 기기 사용이 익숙지 않은 고령층을 위해 상주하고 있는 안내 직원은 한 사람뿐이어서 5분 이상 걸리는 경우도 다반사였다.

손목시계를 바라보며 발을 동동 구르던 40대 직장인 홍아무개씨는 “줄 선 지 20분이나 됐다. 조금 더 빠르게 가려다 늦게 생겼다”고 토로했다.

대학생 김아무개씨는 “2018년에 주민등록증을 발급 받았는데, 계속 신분증 인증 오류가 나서 유인등록대로 가야 한다. 키오스크가 2018년에 설치돼서 그렇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사전 안내 미흡으로 혼란을 빚는 경우도 있었다. 7세 미만 아동은 바이오정보 등록 자체가 불가하고, 7~14세까지는 등록은 가능하지만 무인등록대가 아닌 유인등록대에서만 가능하다. 이러한 사실을 모른 채 무인등록대에서 대기 순서를 기다린 아이 동반 이용객들은 허탈감을 감추지 못했다.

40대 김아무개씨는 “아이들 바이오정보를 등록해주려고 무인등록대에서 15분이나 기다렸는데, 차례가 돼서야 안내 직원이 초등학생은 유인에서만 된다고 하더라. 미리 안내해 줬다면 시간을 아낄 수도 있었다”고 말했다.

유인등록대 상황은 어떨까. 유인등록대는 게이트 양쪽에 부스가 하나씩 마련돼 있었다. 아이 동반 여객들과 고령층, 기기 오류로 이동한 여객들까지 북새통을 이뤘지만, 직원은 단 한 사람뿐이었다.

[지난 주말 새벽 6시 30분, 이른 시간에도 김포공항 국내선 출발장에 설치된 바이오정보 유인등록대 부스 앞에 이용객들의 줄이 길게 늘어서 있다. / 사진=염현아 인턴기자]
[지난 주말 새벽 6시 30분, 이른 시간에도 김포공항 국내선 출발장에 설치된 바이오정보 유인등록대 부스 앞에 이용객들의 줄이 길게 늘어서 있다. / 사진=염현아 인턴기자]

한국공항공사 관계자는 “주말에 이용객이 많이 몰리는 것을 고려해 연말까지 무인등록대 1~2대 증설을 계획하고 있다”면서도 “전체 수요를 고려할 때 현재 안내 직원과 유인등록대 직원 충원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지난 2018년 1월 ‘바이오정보’ 신분확인시스템을 도입하면서 신속하고 간편한 탑승 수속을 기대했지만, 아직까지도 등록 대기 지연과 안내 미흡 등으로 불편을 겪는 이용객들이 적지 않다.

한국공항공사 스마트공항부 관계자는 “현재 경찰청, 법무부 등 행정기관과 지문 등 바이오정보를 연동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며 “공항에서 유무인 등록대를 거치지 않고 바로 바이오정보 시스템 이용이 가능해진다면 혼잡은 해소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바이오정보 시스템 도입 초기에 비해 기기 오류는 많이 개선된 상태”라며 “앞으로도 2018년 이후 발급된 신분증 인증을 비롯한 절차 상의 오류를 계속해서 줄여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언택트 스마트공항의 상징이 된 바이오정보 시스템은 전국 14개 공항에서 활용이 가능하다. 등록 후 한 번 이용할 때마다 5년의 유지기간이 자동 연장되는 시스템이다. 올해 기준 바이오정보 시스템 이용객은 전체 이용객의 19.7% 수준이다.

공항공사와 농협은행의 생체정보 공동활용 협약으로 지난 달 17일부터 농협은행의 ‘손하나로 인증서비스’ 및 ‘스마트뱅킹앱’ 이용 고객은 국내선 탑승 시 신분확인 절차가 간소해졌다.

한국공항공사 관계자는 “농협을 시작으로 앞으로 시중은행까지 범위를 확대해 바이오정보 시스템 이용객 수를 절반 이상으로 늘려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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