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크스바겐 SUV 디자인 DNA 계승···날렵하고 역동적인 이미지 강조
넘치는 심장에 탄탄한 하체, 매끄러운 핸들링···연비 19.3km/ℓ로 복합연비 웃돌아
[시사저널e=박성수 기자] 폴크스바겐코리아가 올해 ‘티록’을 출시하며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국내 소형 SUV 시장은 쌍용차 티볼리, 현대차 코나를 시작으로 셀토스, 트레일블레이저, XM3 등이 나오면서 국내 자동차 시장 최고 격전지 중 하나로 떠올랐다.
소형 SUV는 생애 첫 자동차를 구매하는 20~30세대를 중심으로 인기를 끌고 있으며, 3인 가족이 운영하기에 적합한 차종으로 꼽히고 있다.
티록(T-Roc)은 바위(Roc)에서 따온 명칭으로 이름처럼 단단하고 다부진 차다. 국내에선 이번에 첫 출시된 차량으로, 아직 국내 소비자들에게는 생소하지만 전세계적으로는 50만대 넘게 팔린 인기 모델이다.
티록은 2030세대를 겨냥해 나온 모델로 스포티한 디자인과 도심 주행에 초점을 맞췄다.
최근 티록을 직접 만나봤다. 시승한 모델은 티록 2.0 TDI로, 서울 강남 청담동에서 출발해 인천 영종도 파라다이스시티 호텔까지 약 70km 구간을 운전했다.
차에 타기 전에 먼저 디자인을 둘러봤다.
티록은 티구안과 전체적으로 비슷한 이미지이지만, SUV보다 해치백 인상이 강한 크로스오버차량(CUV)에 가깝다. 골프와 티구안을 적절히 섞어놓은 듯한 모습이다.
폴크스바겐의 대표 플랫폼인 MQB를 탑재해 낮은 전고와 넓은 전폭, 짧은 오버행으로 역동적인 비율을 완성했다.
전면부는 길게 뻗은 라디에이터그릴과 듀얼 헤드라이트가 이어져 날렵하고 세련된 이미지를 강조했다.
측면부는 A필러에서 C필러로 이어지는 역동적인 라인과 크롬 트림 스트립이 더해져 쿠페 스타일을 연상시킨다. 후면부는 3D 디자인의 LED 테일램프와 크롬을 입은 티록 시그니처가 자리 잡아 티록만의 존재감을 뿜어낸다.
실내는 화려함 보다는 실용성을 강조했다. 폴크스바겐의 최신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인 ‘MIB3’을 적용했으며, 한국 지도 업체와 함께 내비게이션을 개발해 다른 수입차 모델 대비 우수한 성능을 보여준다.
음성인식 시스템과 근접 센서 및 제스처 컨트롤을 적용해 화면에 손을 대지 않고도 내비게이션, 전화 등 차량의 주요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 또한 애플 카플레이와 안드로이드 오토 무선 연결을 지원하며, 스마트폰 무선 충전도 가능하다.
소형 SUV 치고 2열 좌석과 트렁크 공간도 넓다. 2열에 성인남성이 앉았을 경우 무릎과 1열 시트 간에 주먹 2개가 들어갈 정도 공간이 있었다. 기본 트렁크 적재공간은 445ℓ이며 2열 시트를 접으면 최대 1290ℓ까지 늘어난다. 성인 남성이 누워서 차박을 할 만한 공간이 나온다.
차를 살펴본 후 본격적인 시승에 나섰다.
SUV임에도 불구하고 마치 세단을 운전하는 것처럼 도로에 딱 붙어 달리는 느낌이다. 여기에 SUV 특유의 넓은 시야감으로 처음 타는 차량임에도 운전하기 수월했다. 도심내 가속과 조향도 제법 부드러웠다.
고속도로에서 속도를 올렸을 때도 가속이 부족하거나, 차체가 흔들린다는 느낌은 전혀 없었다. 소형 SUV치고는 준수한 주행능력을 보여줬다. 바람이 거센 영종대교를 지날 때도 풍절음이나 노면 소음은 거슬리지 않는 수준이었다.
티록은 2.0ℓ TDI 엔진과 7단 DSG 변속기를 조합해 최고출력 150마력, 최대토크 34.7kg·m의 힘을 발휘한다. 최고속도는 205km/h이며, 제로백은 8.8초다.
수입차 치고는 저렴한 3000만원 가격대임에도 불구하고 주요 안전 및 편의사양도 놓치지 않았다. 전방 차량을 감지해 속도를 제어하는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을 비롯해 사이드 미러 시야 밖 차량을 감지해 경고하는 ‘사각지대 모니터링 시스템’, 전방 추돌 경고 및 긴급 제동 시스템, 보행자 모니터링 시스템 등을 적용했다. 다만 차로유지보조시스템 기능이 빠진 점은 아쉬운 점이다.
폴크스바겐 차량답게 티록도 뛰어난 연비를 보여준다. 티록 복합연비는 15.1km/ℓ이지만 이날 시승을 마치고 확인한 연비는 19.3km/ℓ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