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투자하는 것이 유리한 상황”···해외경쟁사들 공격적 투자 상황 고려하면 더 투자 늘릴듯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1일 오후(현지시간)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열린 한국전쟁 명예 훈장 수여식에서 연설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1일 오후(현지시간)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열린 한국전쟁 명예 훈장 수여식에서 연설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시사저널e=엄민우 기자] 대만 문제를 언급한 한미정상회담에서의 공동성명과 관련, 정부가 중국의 경제보복을 우려할 것 없다고 선을 긋고 나섰다. 바이든 정부가 ‘바이 아메리카’를 강조하는 가운데 우리 기업들의 미국 투자가 더욱 속도를 받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지난 25일 이호승 청와대 정책실장은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 한미정상회담에서의 대만 언급과 관련한 중국 보복 가능성에 대해 그럴 가능성은 없다고 밝혔다. 그는 중국이 사드 때처럼 경제보복에 나설 가능성이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 “그렇지 않다”며 “너무 앞서나간 이야기”라고 일축했다. 또 “중국은 지리적으로 인접해 있고 무역, 그리고 해외 투자 면에서 매우 중요한 경제 협력 대상국”이라고 덧붙였다.

미국과 한국은 역사적으로 볼 때 떼려야 떼기 힘든 동맹이다. 여론을 봐도 그렇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모노리서치에 의뢰, 지난달 19일~26일 20세 이상 남녀 101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경제 및 외교적 측면에서 ‘미국이 더 중요하다’고 답한 비율은 77.7%, 중국이라고 응답한 이들은 12.7%로 나타났다. 이렇게 답한 이유로는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의 동일한 가치를 공유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응답이 41.4%로 가장 높았고 안보동맹이라는 점을 꼽은 비율도 35.9%로 높게 나타났다.

현실이 이렇지만 몇 년 새 정부는 두 국가 사이에서 줄타기 하는 듯 한 입장을 취해왔다는 평가를 받았던 것이 사실이다. 미국을 중심으로 대중 견제 안보연합체 쿼드(미국일본호주인도)가 결성됐지만 정작 정통 우방인 우리는 참여하지 않았다. 인구가 많은 중국이 우리의 주요 수출국이란 점도 무시할 수 없었다는 평가도 있다. 양국이 패권 싸움을 벌이는 가운데 우리 기업들도 특정 국가에 확실하게 투자를 하기가 부담스러웠다는 게 재계 전반의 목소리다.

이런 가운데 정부가 미국과 상호협력 의지를 보여주면서 우리 기업의 미국 투자도 더욱 활성화 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삼성전자는 20조원을 들여 미국 오스틴 공장에 파운드리 라인을 증설할 것으로 알려졌지만, 경쟁사인 대만TSMC가 41조원을 투자하겠다고 한 이상 추가적인 투자가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반도체 업계 인사는 “미국에서 투자를 할 유인을 제공하면 그걸 마다할 이유가 없다”고 전했다.

현대차 역시 마찬가지다. 전기차 인프라 구축 등 미국에서 8조원을 투자키로 했지만 규모로 볼 때 추가적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는 분석이다. 업계 인사는 “8조원이라는 돈이 많아 보이지만 현지에서의 다른 기업들과 비교해선 그렇게 많은 액수가 아니다”라고 분석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미 GM과의 합작법인 설립 외 이미 추가적으로 미국시장에서 투자를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바 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바이오, 배터리, 반도체는 이미 미국과 공조하기로 한 것”이라며 “배터리, 휴대폰 등 분야에서 중국의 추격을 받고 있다는 점, 미국도 한국을 통해 중국을 견제하려 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미국에 투자하고 공조하는 것이 유리한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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