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수출입은행 신디케이션론 참여 이후 성과 없어···코로나19 장기화 영향
7월 신한금투·하나은행, 인도네시아 시장 펀드 상품 판매 협업 예정···협력 관계 지속 방침

자료=각 사/표=김은실 디자이너
자료=각 사/표=김은실 디자이너

[시사저널e=이기욱 기자]국내 금융사들의 해외 사업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한 것으로 평가받았던 신한금융그룹과 하나금융그룹의 ‘글로벌 동맹’이 1주년을 맞이했다. 두 그룹은 업무 협약 체결 직후 아프리카 지역에서 첫 합작품을 만들어 내는 등의 일부 성과를 거두는데 성공했지만 코로나19 사태 장기화의 영향으로 사업 추진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양 사는 통합 회의를 지속적으로 진행하는 등 노력을 이어가고 있으며 올해 펀드 상품 판매 협업 등 실질적인 사업에 나설 예정이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신한금융과 하나금융은 지난해 5월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한 MOU’를 체결한 이후 현재까지 사업 진행에 다소 어려움을 겪고 있다. MOU 체결을 통해 양 사는 ▲글로벌 사업 전반의 공동 영업기회 발굴 및 추진 ▲각국 규제와 이슈 사항에 대한 공동 대응 ▲공동 신규 해외시장 진출 ▲해외 공동 투자 ▲공동 해외 네트워크 조성 ▲기타 다양한 형태의 글로벌 부문에서의 교류와 협력 등을 약속한 바 있다.

MOU 체결 당시 업계에서는 ▲특정 지역 쏠림 현상 ▲국외 네트워크 현지화·대형화 정체 등 해외 사업 부문의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돼왔기 때문에 양 사의 협업 시도는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왔다. 글로벌 금융사들과 경쟁하기 위한 상호 보완, 협력 관계가 형성될 것이라는 전망들이 제기됐으며 그룹 회장들과 은행장들이 총 출동한 협약식은 이러한 기대감을 더욱 증대시켰다.

실제로 양 사는 협약식 이후 약 열흘만에 첫 결과물을 만들어 내기도 했다. 지난해 6월 신한은행과 하나은행은 10억달러(약 1조1000억원) 규모의 아프리카 수출입은행(Afrexim Bank) 신디케이션론에 참여하는 금융약정을 체결했다. 신디케이션론은 다수의 은행으로 구성된 차관단이 공통의 조건으로 일정 금액을 차입자에게 융자해 주는 중장기 대출을 의미한다.

지난 2014년 신디케이션론에 참여한 이후 아프리카 수출입은행과 꾸준히 관계를 이어온 하나은행과 2018년 아프리카 수출입은행 신디케이션론을 주선했던 신한은행의 역량이 합쳐진 결과로 평가받았다.

하지만 아프리카 수출입은행 신디케이션론 참여를 마지막으로 두 그룹은 추가적인 합작품을 선보이지 못하고 있다. 지속적으로 통합 회의를 열고 해외투자, 신규 시장 발굴 등에 대해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지만 구체적인 성과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

협업이 지연되고 있는 가장 큰 이유로 꼽히는 것은 코로나19 사태의 장기화다. MOU가 체결된 지난해 5월 당시만 하더라도 국내 1일 신규 확진자 수가 10~20명 수준이었고 전세계 누적 확진자 수도 약 500만명에 불과했기 때문에 코로나19 사태가 연내에 종식될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다. 하지만 변종 바이러스 등으로 인해 예상과 달리 사태가 장기화됐고 자연히 글로벌 사업에도 차질이 빚어졌다. 26일 기준 전세계 누적 확진자 수는 1억6700만명에 달한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해외 IB 같은 경우에는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직격타를 피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신사업들이 활성화돼야 금융사가 참여할만한 거래들이 나오는데 지난해 글로벌 경제상황은 우리나라보다 좋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른 사업들에 비해 코로나19 지원 사업에 무게가 실리는 등 간접적 영향도 어느정도 있었을 것”이라며 “1~2년 단기간을 생각하고 추진한 사업은 아닐 것이기 때문에 변화 양상을 지켜볼 필요는 있다”고 덧붙였다.

향후 신한금융과 하나금융은 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해 ▲글로벌 영업 ▲네트워크 조성 ▲해외투자 ▲신규시장 발굴 등 다양한 부문에서 협력을 이어나갈 계획이다. 우선 오는 7월쯤 예정돼 있는 신한금융투자와 하나은행 간의 펀드 판매 협업을 시작으로 실제 사업도 하나 둘 진행해 나갈 방침이다.

신한금융에 따르면 신한금융투자 인도네시아 현지법인 SAMI(Shinhan Asset Management Indonesia)와 하나은행 인도네시아 현지법인 ‘PT Bank KEB Hana’는 지난 2019년 11월부터 현지 판매채널 확대 위해 펀드 상품 라인업 협의를 진행해왔다. 논의는 지난해 5월 MOU체결 이후 더욱 활발하게 이뤄졌으며 현재는 최종적인 판매 조건을 협의 중이다. 논의가 최종 마무리되면 하나은행 인도네시아법인의 지점들에서 신한 SAMI 펀드가 판매된다. 현재 하나은행 인도네시아법인은 현지에 53개의 지점을 보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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