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펀드 한 달 간 평균 수익률 10.98%
베트남은 최근 세 달간 13.5% 성과 내
개인 증시 참여 늘고 향후 성장 기대 영향 분석
[시사저널e=송준영 기자] 국내 증시가 박스권 장세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해외 지역 펀드 중 인도와 베트남 펀드가 두드러진 성과를 내고 있어 주목된다. 두 나라 모두 개인 투자자들의 증시 유입이 늘어난 상황에서 장기적인 성장 기대감이 지수에 반영된 영향으로 분석된다. 다만 그동안 신흥국 증시를 짓눌렀던 미국의 금리 인상 우려와 같은 리스크도 언제든 돌출할 수 있어 투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26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최근 한 달 동안 인도 펀드 25곳의 평균 수익률은 10.98%다. 이는 같은 기간 해외 지역별 펀드 중에서 가장 좋은 성과다. 국내 주식형 펀드가 이 기간 -2.99% 수익률을 냈다는 점과 비교하면 두드러진 성적표다. 인도 펀드는 올해 기준으로도 20.7% 수익률을 기록해 북미(9.03%)와 중국(0.35%) 등 주요 해외 지역 펀드 성과를 앞질렀다.
인도뿐만 아니라 베트남 펀드도 눈에 띄는 성과를 내고 있다. 베트남 펀드(23곳)는 최근 한 달 기준 평균 8.55% 수익률을 기록했다. 최근 3개월과 올해 기준으로도 각각 13.5%, 22.91% 수익률을 내고 있는 상태다. 이 역시 다른 해외 지역별 펀드의 평균 수익률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이들 펀드가 좋은 성과를 낸 배경에는 공통적으로 각국판 ‘동학개미운동’이 있다. 지난해 국내 증시가 개인 투자자들의 증시 유입으로 호조를 보인 것처럼 이들 국가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인도의 증권시장 전체 참가자 2800만명 중 2700만명이 개인 투자자로 추정된다. 인도 개인투자자의 증권투자액은 전체 증권시장의 투자액 중 7.01%(약 2060억 달러)를 차지했다. 이는 지난해 3월 대비 15% 증가한 수치다. 여기에는 인도 인구의 절반을 차지하는 밀레니얼세대(1980년대 후반~2000년대 초반생)의 재테크 관심이 확대가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베트남 역시 자국 내 개인 투자자들의 증시 참여가 지속되면서 매수세를 뒷받침하고 있다. 베트남 현지 언론인 SGGP은 지난 4개월 간 신규 개설 주식 계좌 수가 36만6816좌로 지난해 개설된 전체 신규 계좌의 93%에 이른다고 보도했다. 지난 3월에는 신규거래 계좌 수가 11만3875개로 월 기준 역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을 정도였다.
여기에 장기적인 성장 기대감도 이들 국가의 증시를 끌어올린 원동력이 됐다. 인도의 경우 인도중앙은행(RBI)이 지난 2월 코로나19 확산세에도 불구하고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0.5%까지 예상했다. 이와 함께 지난 3월 초 1조루피(약 15조원) 규모의 채권 매입, 이달 초 의료 인프라의 구축을 위한 5000억루피(약 7조5000억원) 공급 등 다양한 부양책이 나오면서 우려를 낮췄다. 베트남은 백신 긴급사용 승인과 적극적 방역 조치 등으로 안정적인 코로나19 확진자 수 관리가 이어지며 경기회복 기대감이 커졌다.
이 같은 영향에 인도 센섹스(SENSEX) 지수는 전날 50637.53을 기록하며 한 달 전 대비 7.2% 가량 상승했다. 50대 우량주로 구성된 니프티50 지수 역시 한 달 전 대비 7% 가까이 상승한 15208.45를 기록하며 사상 최고치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베트남 VN지수는 전날 1308.58로 마감하며 사상 첫 1300선 돌파에 성공했다. 시가총액 상위30대 종목으로 구성된 VN30지수 역시 1444.01로 마감하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다만 장밋빛 전망을 유의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 투자업계 전문가는 “아시아 신흥국 증시가 코로나19 재확산과 미국의 조기 긴축정책 우려 등으로 힘을 쓰지 못하다가 최근 들어서 상승 흐름을 보이고 있다”면서도 “미국 기준금리 인상 이슈가 여전히 살아있고 이에 따른 달러 강세 전환 가능성도 남아있는 등 대내외 리스크를 감안할 필요는 있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