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출하량, 펜트업 수요에 출하량 전 분기 比5% 성장 전망
DDI 부족, 원가 상승 요인 넘어 생산 문제로
베트남 현지서 코로나19 확산…부품사 예의주시
[시사저널e=윤시지 기자] 올 1분기 삼성전자와 LG전자가 TV 사업에서 호실적을 거뒀지만 2분기부터는 사업 변수가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코로나19로 인해 억눌린 TV 수요는 2분기에 지속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해외 일부 지역에서 코로나19 재확산이 시작된 데다가 TV 패널 핵심 반도체 공급 부족이 발목을 잡게 될 전망이다. 양사 모두 생산 및 수요 변수를 최소화하기 위해 QLED TV와 OLED TV 등 고가 제품군 전략에 집중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25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는 1분기 이어 올 2분기까지 평균 판가가 높은 프리미엄 TV 제품군 생산에 집중하고 있다. 최근 심화하는 디스플레이 구동칩(DDI) 등 TV 패널 핵심 부품 수급이 불안정한 상황이라 수익성 높은 제품을 우선 생산해 판매에 집중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최근 심화하는 DDI 공급 부족이 LCD 원가 상승 요인을 넘어, TV 생산 물량에도 영향을 주는 상황으로 파악된다. 예전과 달리 정상적으로 부품을 조달하기 어려워진 상황”이라면서 “삼성도 라인업 중 마진이 높은 QLED TV 중심으로 우선 부품 물량을 배정하고 있는 상황이라, 보급형 TV 생산 물량까지 대폭 늘어날지는 미지수다”라고 말했다.
최근 일부 베트남 현지 공장을 둔 국내 부품 제조사들은 최근 현지 코로나19 확산세를 예의주시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베트남은 지난달 말 들어 시작된 4차 유행으로 일일 한 자릿수였던 코로나19 감염자 수가 100명대로 늘었다. 한국 기업 공장이 몰려있는 박장성에서만 950여 명의 확진자가 발생했다. 전자부품 업계 관계자는 “아직 현지 생산 차질은 없지만 예의주시하고 있다"면서 “여타 부품 생산 차질이 생겨도 전체 TV 완제품 물량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올 1분기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각각 QLED TV와 OLED TV를 주축으로 프리미엄 TV 판매를 확대했다. 올초 TV 시장은 코로나19로 인해 억눌린 수요가 폭발하며 급성장세를 맞았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1분기 삼성전자가 주력하는 QLED TV 출하량(268만대)은 전년 동기 154만대 대비 74.3% 급증했고, LG전자의 OLED TV 출하량(79만대)은 전년 동기 대비 116% 성장했다.
고가 제품군 판매가 늘면서 삼성전자와 LG전자는 1분기 TV 시장 금액기준 점유율 각각 32.9%, 19.2%를 달성했다. 같은 기간 전체 TV 시장에서 2500달러(약 281만원) 이상 고가 TV 출하량도 전년 동기 36만대에서 2배 가까이 늘어난 64만대를 기록했다. 중국과 유럽 등은 경기 침체로 수요가 주춤했지만 프리미엄 제품 수요가 상대적으로 높은 북미 시장에서 TV 수요가 급증한 것으로 풀이된다. LG전자의 경우 LG디스플레이가 중국 광저우 신공장 가동에 따라 대형 OLED 패널 생산능력이 확대된 영향이 컸다.
올 1분기 이어 2분기까지 코로나19로 억눌린 프리미엄 TV 수요는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TV 제조업계의 생산 변수는 커질 전망이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올 2분기 TV 출하량은 5238만대로, 전 분기 대비 4.8%, 전년 동기 대비 기저효과로 16.9%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부품 부족 문제로 인해 TV 제조사 출하량이 줄면서, 올해 전체 TV 출하 전망치를 2억2100만대로 당초 예상치 대비 낮춰 잡았다. 전자부품업계 관계자는 “올해 TV 부품 사업 실적을 예단하기엔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이라며 “통상 부품 공급이 이뤄지는 2~3분기가 실적 성수기인데 영향이 없도록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