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타·렉서스 판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3.7%, 51.2% 증가···실적 견인한 시에나, 인기모델 캠리 출시도
혼다, 어코드·CR-V·오딧세이 실적 부진···가격경쟁력 부재 및 낮은 브랜드 인지도 등 영향
[시사저널e=이창원 기자] 일본 상품 불매운동의 영향으로 감소했던 일본차의 판매량이 최근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올해 초 공격적인 신차 출시를 이어가고 있는 토요타·렉서스의 판매량 증가가 눈에 띈다. 일본 완성차 기업의 친환경 기술력에 대한 국내 소비자들의 신뢰감이 높은 상황에서 다양한 하이브리드 차종이 공개되면서 소비자의 관심을 모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혼다의 경우 올해 가장 먼저 신차를 출시했음에도 이렇다 할 효과를 보지 못했다. 전년 동기 대비 판매량은 오히려 줄어드는 모습까지 관측되고 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토요타 1881대, 렉서스 2806대를 판매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3.7%(227대), 51.2%(950대) 증가한 수치다.
토요타와 렉서스는 지난 2018년 3만대 이상의 차량을 판매한 바 있지만, 2019년 시작된 일본 상품 불매운동이 시작되면서 판매량은 1만~2만대 수준으로 감소한 바 있다. 이에 따라 토요타와 렉서스의 판매량이 회복세에 들어서기 시작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조심스레 제기되고 있는 분위기다.
우선 토요타의 경우 지난달 국내에서 처음 출시된 ‘뉴 시에나 하이브리드’가 올해 초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시에나 하이브리드는 출시 첫 달 145대가 판매되며 토요타 모델 중 가장 많이 팔린 모델이 됐다.
시에나 하이브리드는 복합연비 기준 14.5km/ℓ(2WD), 13.7km/ℓ(AWD)의 높은 연비 효율성과 승차감, 넓은 적재공간이 소비자들로부터 호평을 받고 있다. 총 출력 246마력의 강력한 힘도 강점으로 꼽힌다. 또 최근 차박, 캠핑 등 레저문화가 확대되며 미니밴 수요가 증가했다는 점도 시에나 하이브리드 판매량 증가에 호재로 작용했다.
아울러 전세계적인 차량용 반도체 수급 문제로 국내 완성차 기업의 차량 출고가 지연되고 있지만, 상대적으로 재고에 여유가 있다는 점도 일부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와 같은 분위기 속에 토요타는 지난 18일 인기모델인 ‘뉴 캠리 하이브리드’ 8세대 부분변경(페이스리프트) 모델을 국내에 출시하며 판매량 상승세를 이어가겠다는 의지도 내비치고 있다. 시에나 하이브리드와 마찬가지로 연비, 승차감, 편의사양 등에 중점을 뒀다. 가격도 이전 모델 대비 68만원만 인상하며 경쟁력 확보에 주력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토요타의 프리미엄 브랜드 렉서스의 경우에는 라인업을 다양화하는 동시에 ‘럭셔리 이미지’를 강화하는 전략이 주효하고 있다. 지난 3월 플래그십 모델 ‘뉴 LS’ 부분변경 모델 판매를 시작했고, 연이어 플래그십 럭셔리 쿠페 컨버터블 모델인 ‘LC500 컨버터블’을 출시했다.
렉서스코리아 관계자는 “독창적이며 개성있는 디자인과 더불어 최고 수준의 주행·안전 기술을 도입해 렉서스만의 고급 이미지를 소비자에 각인시키기 위해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LC500 컨버터블의 경우 한국 진출 20주년 리미티드 에디션으로 출시하며 일본 상품 불매운동 극복을 위한 ‘정공법’을 택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혼다코리아의 ‘뉴 어코드 하이브리드’, ‘뉴 CR-V 하이브리드’와 ‘뉴 오딧세이’는 국내 소비자로부터 큰 호응을 이끌어내지 못하는 분위기다.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어코드 하이브리드와 CR-V 하이브리드의 판매량은 각각 392대, 383대에 그쳤다. 공을 들여온 오딧세이의 판매량도 좀처럼 증가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혼다의 지난달 판매량은 235대로 전년 동기 대비 1.7% 증가했지만, 지난해 저조했던 실적을 고려했을 때 회복·상승세로 판단하기는 어렵다는 평가가 많다. 이와 같은 혼다의 부진은 가격경쟁력 부재와 낮은 브랜드 인지도, 부족한 서비스센터 등이 영향을 주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편, 일본차 기업들은 전기차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드는 모습은 보이지 않고 있다. 전기차 전환 시점이 다른 완성차기업들보다 상대적으로 늦은 측면이 있고, 현 시점부터 향후 10년까지는 하이브리드 차량에 집중하는 것이 수익 극대화를 위해 더 낫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