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RNA 백신 플랫폼 개발 청사진 그리는 논의에 참여해 주목
원료개발부터 생산까지 다양한 밸류체인으로 수혜주 분류
“‘자회사 실적이 더 중요”···지나친 기대감 경계 목소리도

[시사저널e=송준영 기자] 한미약품그룹 지주사인 한미사이언스가 국내 증시에서 코로나19 백신 관련주로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최근 메신저 리보핵산(mRNA)을 기반으로 한 코로나19 백신 개발 컨소시엄 논의에 참여하는 등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는 까닭이다. 여기에 자회사인 한미약품은 mRNA를 대량 생산할 수 있다는 점에서 지주사인 한미사이언스의 수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 mRNA 백신 모멘텀 발생한 한미사이언스 

20일 투자업계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에서 한미사이언스가 반등 흐름을 보이고 있다. 지난달 7일 장중 5만5900원까지 내렸던 한미사이언스는 이달 18일 7만2200원을 기록하며 30% 가량 상승한 상태다. 공매도 부분 재개 이후 바이오 종목 투심이 악화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두드러진 모습이다. 

그래프=이다인 디자이너.
그래프=이다인 디자이너.

한미사이언스가 주목받는 배경에는 mRNA 기반 코로나19 백신 이슈와 관련이 깊다. 최근 정부는 mRNA 백신 기술 자립화를 주제로 회의를 열었는데 여기에 한미사이언스를 비롯한 국내 제약·바이오기업 10여곳이 참여했다. 나아가 한미사이언스를 주축으로 mRNA 백신 개발 컨소시엄을 논의 중이라는 점도 업계와 투자자들의 이목을 끌었다.   

mRNA 백신은 면역반응을 이끌어 낼 바이러스 유전 정보 일부를 RNA에 담아 몸에 투여하는 방식의 백신이다. 다른 백신과 마찬가지로 부작용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백신 투여자가 바이러스에 직접 노출되지 않고 바이러스 유전정보만 있으면 빠르게 백신을 개발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실제 미국 바이오사인 모더나의 경우 코로나19 유전정보가 공개된 지 25일만에 임상용 백신을 개발했을 정도였다. 

이에 mRNA 기반 백신 기술은 변이가 심한 코로나19 및 향후 다른 전염병 발생 시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백신 플랫폼으로 각광받고 있다. 정부도 이 점에 주목해 mRNA 백신 플랫폼 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선다는 방침을 밝혀왔다. 현재 mRNA 기반의 코로나19 백신은 현재 전 세계에서 미국 화이자와 모더나만 제조하고 있는데, 정부가 뒤에서 밀면서 민간 기업의 mRNA 백신 플랫폼 개발에 속도가 붙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특히 한미사이언스의 경우 mRNA 관련 다양한 밸류체인을 갖고 있다는 점에서 수혜주로 분류된다. 바이오업계에 따르면 한미사이언스는 올해 초부터 mRNA 백신 연구를 사업 방향으로 잡고 연구를 지속하고 있다. 한미사이언스의 원료의약품 계열사인 한미정밀화학은 mRNA 백신 개발에 필수적인 리피드(mRNA 백신의 제제 원료) 합성에 성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자회사인 한미약품은 mRNA 백신을 연간 10억도즈 규모로 생산할 수 있는 평택 공장을 보유하고 있다. 

◇ 모멘텀 만으로 가능할까?···지나친 기대 경계 목소리도

한미사이언스가 mRNA로 관심을 받고 있지만 지나친 기대감을 경계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mRNA 백신 개발 여부가 아직은 불투명한 상황인 데다 시장에서 어떤 지위를 차지할 지 현재로선 미지수인 까닭이다. 한미사이언스의 경우 연결 자회사들의 실적이 중요한 만큼 자회사의 향후 전망에 보다 집중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한 투자업계 전문가는 “mRNA가 백신 시장에서 떠오르고 있지만 아직은 이를 실적으로 연결 지을 수 있는 부분이 없는 상태다. 미래 기대감에 주가가 오를 순 있지만 상황에 따라 주가 하락 요인이 될 수 있다”며 “지주사인 만큼 mRNA만 보고 투자에 나서기 보다는 연결 자회사의 실적과 전망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라고 밝혔다. 

한편 한미사이언스는 자회사들의 실적 호조로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으로 137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59.5% 증가한 것이다. 매출은 2151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0.3% 증가했으며 순이익은 116억원으로 78.2%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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