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당기순이익에서 1,2위 차지···미래에셋 사명변경비용 제외시 '엇비슷'
2017~2019년은 한국투자증권 승리, 2020년은 미래에셋증권이 앞서
올해는 한국투자증권 '카카오뱅크' vs 미래에셋증권 '발행어음' 승부수
[시사저널e=이승용 기자] 한국투자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의 1위 경쟁이 올해도 뜨겁게 펼쳐질 전망이다. 1분기 실적발표결과 한국투자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은 증권업계 당기순이익 1, 2위를 나란히 차지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올해 기업공개(IPO)에 나서는 카카오뱅크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발행어음 진출이 올해 실적을 한 단계 높여줄 수 있는 원동력이 될 것으로 보인다.
◇ 한투-미래에셋證, 올해도 ‘엎치락뒤치락’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연결기준 한국투자증권은 3506억원, 미래에셋증권은 2968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해 1분기에 ELS 헤지 실패와 해외 손실 등이 겹치면서 1339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냈지만 올해는 전년 동기 대비 순이익이 4845억원 늘어났다. 정준섭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금융지주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부문은 한국투자증권의 IB부문”이라며 “한국투자증권 IB부문은 올해 1분기에만 전년 동기 대비 89.4% 늘어난 1622억원의 IB수수료를 받았다”고 분석했다.
미래에셋증권은 위탁매매 수수료 수익이 돋보였다. 미래에셋증권의 1분기 위탁매매 수수료수익은 2559억원으로 전분기 및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6.5%, 78.7% 증가했다. 미래에셋증권은 1분기에 사명을 미래에셋대우에서 미래에셋증권으로 변경했는데 이와 관련된 비용 566억원을 제외하면 한국투자증권과 엇비슷한 수준의 당기순이익을 낼 수 있었다.
한국투자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은 그동안 매년 치열한 1위 경쟁을 펼쳐왔다. 미래에셋증권이 대우증권을 인수하고 통합법인을 출범한 2017년부터 실적을 살펴보면 2017년부터 2019년까지는 한국투자증권이 근소한 차이로 미래에셋증권을 제치고 국내 증권사 당기순이익 1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한국투자증권이 1분기 대규모 적자를 내면서 주춤한 덕분에 미래에셋증권이 통합법인 출범 이후 최초로 한국투자증권을 제치고 국내 증권사 순이익 1위 자리에 오를 수 있었다.
◇ 한투 ‘카뱅’ vs 미래에셋 ‘발행어음’
올해 한국투자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의 실적경쟁에서 중요 포인트는 카카오뱅크와 발행어음이다.
한국투자증권은 2대주주로 참여하고 있는 카카오뱅크가 최근 급성장을 하면서 올해 상장을 앞두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올해 1분기 467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냈는데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2.4% 늘어난 것이다.
한국투자증권이 속한 한국투자금융그룹은 카카오뱅크 지분 31.61%를 보유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의 100% 모회사인 한국투자금융지주가 4.67%(1904만9643주)를 보유하고 있고 한국투자증권의 100% 자회사인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이 26.97%(1억1048만4081주)를 가지고 있다.
이에 카카오뱅크 실적은 이에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 실적에 지분법으로 반영되고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의 실적은 한국투자증권에 온전히 반영된다.여기에 카카오뱅크 상장시 한국투자증권의 보유주식이 공정가치로 재평가되면서 1분기말 연결기준 5조9183억원인 자기자본도 대폭 늘어날 전망이다.
미래에셋증권은 최근 금융위원회로부터 발행어음 사업에 진출할 수 있는 단기금융업 허가를 받으면서 이익을 크게 늘릴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
발행어음은 자기자본 4조원 이상인 초대형 IB가 개인으로부터 조달한 자금을 기업금융에 활용할 수 있는 제도다. 발행어음으로 조달한 자금은 레버리지규제 적용대상에서 제외되기 때문에 증권사는 자기자본 대비 이익을 늘릴 수 있다.
미래에셋증권의 1분기말 별도기준 자기자본은 9조1319억원으로 향후 미래에셋증권이 발행어음으로 조달할 수 있는 자금은 19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