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현대 면세 약진
백신으로 집단면역 형성되는 하반기 회복 기대
[시사저널e=변소인 기자] 지난해 고전을 면치 못했던 면세점 업계가 조금씩 회복의 기미를 보이고 있다. 코로나19가 여전한 상황에서 대다수가 적자를 피했고 비용 절감 등을 통해 기대 이상의 실적을 기록하기도 했다.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점차 확대되면서 하반기에 대한 기대감이 더 커지고 있다.
올해 1분기 면세점 업계는 기대 이상의 실적을 기록했다. 지난 17일 롯데면세점까지 실적을 발표하면서 면세점 4사의 실적이 모두 공개된 가운데 신라면세점과 현대백화점면세점의 실적이 좋았다.
신라면세점의 올해 1분기 매출은 인천공항 철수 여파로 26% 감소한 6324억원으로 나타났다. 영업이익은 417억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영업이익률은 6.6%였다. 이는 코로나19 발발 이전인 2019년 1분기 영업이익률 5.1%를 넘어서는 수치다. 공항점 비용이 약 300억원 줄어들고 시내면세점의 수익성이 5% 가량 개선된 영향이다.
주영훈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신라면세점 실적에서 주목해야 할 부분은 수익성 개선”이라며 “임차료 감면, 인천공항 T1 영업 종료, T2 리스회계 기준 변경 효과 등이 반영되며 공항 면세점 손익 구조가 큰 폭으로 회복됐다. 시내 면세점 역시 소형 따이공 비중 증가에 따라 알선수수료율(25.2%)은 상승했으나, 매출 차감으로 반영하던 대형 따이공 비중이 감소돼 합산으로는 오히려 수익성이 개선됐다”고 분석했다.
주 연구원은 지난달 신라면세점 매출액이 전월 대비 20% 정도 늘어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따라서 2분기 이후 추가 이익 개선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했다.
지난해 어려운 환경 속에서 면세점 2군데를 추가로 문 연 현대백화점면세점은 신규 투자로 인해 비용이 많이 발생했지만 손실 폭을 줄이면서 수익성 개선에 성공했다. 1분기 현대백화점면세점은 매출 2153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169.3% 늘었다. 영업손실은 112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82억원 줄었다.
현대백화점면세점은 지난해 2월 동대문점, 9월 인천공항점을 개점했다. 매장을 늘리며 면세점 총매출액이 크게 증가한 것이다. 특히 코엑스점의 꾸준한 매출 성장이 수익성 개선에 도움을 줬다.
신세계면세점의 경우 백화점에 비해서 면세점은 크게 회복되지 못했다. 신세계면세점을 운영하는 신세계디에프는 올해 1분기 매출액 4789억원 영업이익 231억원의 실적을 거뒀다. 매출은 지난해 1분기 대비 2% 줄었고 영업이익은 흑자로 전환했다. 지난해 9월 이후 인천공항점 임차료가 낮아졌기 때문이다.
남성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공항점 임차료 감면 등에 따른 비용 절감 효과와 감가상각비 감소, B2B를 중심으로 한 견조한 매출 실적이 이뤄졌으나 경장사 대비 영업 이익률 개선이 크지 않은 점이 아쉽다”고 평가했다.
면세점 업계 1위인 롯데면세점은 올해 1분기 매출이 7667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2.1%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38억원으로 11.3% 줄어들었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영업이익은 공항 임대료 감면과 무착륙 관광 비행, 내수 판매 확대 등의 효과로 2분기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면세점 업계 관계자는 “면세점 업계가 아직 회복이라고 보기는 어렵다”면서도 “조금씩 괜찮아지는 분위기는 맞다. 백신 접종이 광범위하게 이뤄지는 하반기가 돼야 제대로 된 윤곽이 나올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