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당성향 조정 발표에 메리츠증권 매도 보고서 나와
거래대금 감소 전망에 키움증권 목표가 낮춘 보고서도 등장
‘실적에 동학개미 효과 줄어 옥석가리기 필요’ 목소리도

[시사저널e=송준영 기자] 사상 최대 실적과 고배당 기대감에 조명 받았던 증권주 사이에서 악재가 연이어 나오고 있어 주목된다. 갑작스런 배당 축소 영향에 주가가 급락하는 사례가 나오는 한편 올해 1분기를 정점으로 실적 상승세가 둔화될 것이라는 분석에 목표주가를 낮추는 경우도 나오고 있다. 장밋빛 전망에 투자에 나섰던 개인 투자자들의 근심이 깊어지는 가운데 옥석가리기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 증권 대표 배당주의 배신···매도 보고서 나오기도

18일 유가증권시장에서 메리츠증권은 전날 보다 3.33% 오른 4345원에 마감했다. 이날 메리츠증권은 상승 마감하는데 성공했지만 전날 13.83% 하락폭을 충분히 만회하지는 못했다. 높은 배당성향과 호실적 영향에 올 들어 지속됐던 상승세가 한풀 꺾인 것이다.  

그래프=이다인 디자이너.
그래프=이다인 디자이너.

메리츠증권의 이 같은 모습은 배당 축소 이슈와 관련이 있다. 메리츠증권은 지난 14일 중기 주주환원 정책 공시를 통해 ‘당기순이익의 10% 수준으로 배당하고 자사주 매입 소각 등 주주가치 제고 방안을 실행하겠다’라고 밝혔다. 최근 3년 기준 메리츠증권의 평균 배당성향(당기순이익 중 책정된 배당금 총액의 비율)이 32% 수준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배당액을 낮추겠다는 발표였다.

메리츠증권이 자사주 매입과 소각 등 방안을 내세웠지만 시장 반응은 냉담했다. 특히 증권가에선 매도보고서가 나올 정도였다. KB증권은 전날 보고서를 통해 지난해 320원이었던 주당 배당금이 올해 바뀐 배당정책에서 70원으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목표주가를 4000원으로 종전 대비 16.7% 하향하고 투자의견을 매도(Sell)로 제시했다. 

강승건 KB증권 연구원은 해당 보고서를 통해 “과거 높은 배당수익률이 메리츠증권의 중요한 투자 포인트였으므로 수급 측면의 불확실성 역시 단기적으로 주가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며 “배당성향 하락은 명확하게 제시했지만 자사주 매입, 소각의 규모와 시기에 대한 설명이 없어 주주 환원율 후퇴 우려와 불확실성이 확대될 수밖에 없다”라고 밝혔다. 

◇ 동학개미 최대 수혜 키움증권, 목표가 하향 조정···증권업 호시절 가나?

이른바 ‘잘 나가던’ 증권주에 닥친 악재는 이뿐만이 아니다. 개인 투자자 증시 유입의 최대 수혜주인 키움증권에 대해 목표주가를 낮추는 사례가 연이어 나왔는데, 메리츠증권의 배당 이슈가 개별 종목의 문제라면 이는 증권업종의 향후 전망과 연결될 수 있다는 차원에서 특히 주목된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은 지난 13일 보고서를 통해 키움증권의 목표주가를 종전 17만원에서 15만원5000원으로 8.82% 하향 조정했다. 키움증권이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브로커리지(위탁매매) 수익도 다양화하면서 리테일시장 지배력을 유지하고 있지만 증시 거래대금 감소로 이익 성장세의 둔화가 불가피하다는 분석이었다. 삼성증권 역시 비슷한 이유로 키움증권의 목표주가를 종전 20만원에서 19만원으로 5% 낮췄다.

문제는 다른 증권사 역시 실적 성장세가 둔화될 수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올해 1분기 전년 동기 대비 3256% 영업이익이 증가한 키움증권을 비롯해 다수 증권사들도 브로커리지 부문 호조 영향으로 사상 최대 분기 기록을 쏟아냈다. 그러나 증시 거래대금이 감소 추세를 지속할 경우 이들의 실적 증가세도 둔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올해 2분기 중 일평균거래대금(코스피+코스닥)은 27조원 수준으로 올해 1분기 일평균 거래대금인 37조8000억원에서 감소한 상태다. 

다만 브로커리지 부문뿐만 다른 부문에서도 강점을 지닌 증권사들도 있어 섣부른 판단은 이르다는 전망도 나온다. 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거래대금 감소로 브로커리지 부문 실적은 둔화될 수 있지만 IB(투자은행)과 같이 다른 부문에서 성과가 나올 경우 높은 수익성을 유지하는 증권사도 나올 수 있다”며 “전반적으로 증권주가 조정 받는 국면에서 옥석가리기가 필요하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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