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변액보험 초회보험료 전년比 176.3%↑···업계 내 비중 52.91%
‘2년도 이후 보험료’는 7.5% 감소···‘판매 관리 강화’ 조언도

자료=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그래프=김은실 디자이너
자료=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그래프=김은실 디자이너

[시사저널e=이기욱 기자]지난해부터 이어져온 증시 호황의 영향으로 변액보험에 대한 금융소비자들의 관심이 커져가고 있는 가운데 미래에셋생명이 변액보험 부문의 강자로서의 입지를 굳건히 다져가고 있다. 미래에셋생명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 초까지 압도적으로 높은 변액보험 판매실적을 거두고 있으며 수익률 측면에서도 상위권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다만 장기 계약 유지 부분에서는 아쉬운 모습을 보이고 있어 판매 관리 강화 등의 개선이 이뤄져야 할 것으로 분석된다.

◇초회보험료 기준 변액보험 ‘압도적 1위’···올해 2월 기준 점유율 67.39%까지 상승

12일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지난 2015년부터 변액보험 판매 1위 자리를 지켜왔던 미래에셋생명이 최근 경쟁사와의 격차를 더욱 벌리고 있다. 2015년 당시만해도 1857억원의 초회보험료를 기록하며 2위 KB생명보험(1852억원)에 근소하게 앞섰으나 지난해에는 1조6424억원의 초회보험료를 기록하며 2위 푸르덴셜생명보험(2775억원)을 8배 이상 차이로 따돌렸다. 전년(5944억원) 대비 증가율은 176.3%에 달한다.

생보업계 전체 초회보험료에서 미래에셋생명의 초회보험료가 차지하는 비중도 크게 증가했다. 2019년에는 32.73%에 수준에 불과했으나 지난해에는 52.91%로 20.18%포인트 늘어났다. 지난해 국내 생보업계는 총 3조1044억원의 초회보험료를 벌어들였다.

이러한 흐름은 올해에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 2월말 기준 미래에셋생명의 변액보험 초회보험료는 7734억원으로 지난해 동기(2438억원) 보다 3배 넘게 증가했다. 업계 전체 실적(1조1476억원) 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무려 67.39%로 지난해 동기(52.20%) 대비 15.19%포인트 상승했다.

미래에셋생명의 이러한 호실적은 높은 수익률에 기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지난 2014년 출시 이후 스테디셀러로서 꾸준히 인기를 끌고 있는 MVP펀드가 고수익률을 기록하며 미래에셋보험의 변액보험 판매에 큰 기여를 하고 있다. MVP펀드는 금융전문가가 고객들을 대신해 자산운용 전 과정을 직접 관리하는 일임형 펀드로 지난달에는 자산 규모 3조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변액보험 전체 자산규모가 3조원 이상인 금융사가 7개뿐인 시장 상황을 고려하면 눈에 띄는 성과로 평가받고 있다.

해외투자 주식혼합형 상품인 ‘글로벌 MVP 60’의 경우 31.16%의 3년 수익률을 기록하기도 했으며 비교적 안정성이 높은 해외투자 채권혼합형 상품 ‘글로벌 MVP 30’도 21.86%(3년 기준)로 높은 수익률을 보였다. 생보업계의 평균 수익률(3년) 17% 수준이다.

◇‘2년도 이후’ 보험료는 빅3에 뒤져···“변액보험 단기 해지, 업계 전체의 문제”

변액보험 시장에서 독보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는 미래에셋생명에게도 장기 계약 유지 문제는 아직 해결 과제로 남아있다. 단기 실적을 보여주는 초회보험료와 2회차 보험료에 비해 장기 실적을 나타내는 ‘2년도 이후’ 보험료 수입은 아쉬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해 기준 미래에셋생명의 ‘2년도 이후’ 보험료 수입은 총 1조2228억원으로 나타났다. 업계 1위 삼성생명(3조5123억원)은 물론 교보생명(2조992억원), 한화생명(1조9133억원)에도 뒤처지는 수치다. 업계 전체 수입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초회보험료나 27% 가량을 차지하고 있는 2회차 보험료(3200억원)에 비해 다소 아쉬운 실적이다. 업계에서 차지하는 비중 역시 9.45%로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실적이 두 배 이상 증가한 초회보험료와는 반대로 ‘2년도 이후’ 보험료는 전년(1조3218억원) 대비 7.5% 감소했다. 최근 수년간 초회보험료가 꾸준히 증가세를 이어온 점을 고려하면 많은 수의 고객들이 변액보험을 중도 해지한 것으로 분석된다. 전체 보험료 수입은 초회보험료 증가에 힘입어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고객들이 상품을 단기에 해지하는 양상이 지속될 경우 장기적으로 보험료 수입이 조금씩 감소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서는 변액 보험 고객의 중도 해지 문제가 미래에셋생명만의 일은 아니라고 지적하고 있다. 변액 보험 상품을 마치 단기 펀드 상품인 것처럼 판매하는 일부 설계사들의 관행이 남아있어 보험사를 불문하고 많은 고객들이 변액 보험을 단기에 해지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미래에셋생명의 경우 수년간 판매실적 자체가 크게 증가해왔기 때문에 해당 문제가 더욱 부각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변액보험은 기본적으로 장기 납입시 수익을 더욱 늘릴 수 있는 구조지만 일부 보험설계사들이 이를 설명 하지 않고 판매하는 경우가 있다”며 “정확한 설명을 듣지 못한 고객들은 단기 투자 상품으로 오인하고 쉽게 상품을 해지하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또한 지난해 코로나19 사태도 고객들의 중도 해지를 더욱 늘리는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한 보험설계사는 “변액보험도 저축성 상품의 면모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고객들이 자금이 필요할 때 해지가 늘어날 수밖에 없다”며 “생활비가 필요한 경우나 직접 투자에 나서고자 하는 고객들이 많이들 상품을 해지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미래에셋생명을 비롯한 생보사들이 장기 고객 확보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판매 과정에서의 관리가 더욱 체계적으로 이뤄져야할 것으로 분석된다. 또 다른 보험업계 관계자는 “원수 보험사 차원에서 판매 조직에 대한 관리 감독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며 “계약을 장기적으로 유지할시 얻을 수 있는 이득과 상품의 구조 등을 정확히 설명하면 단기 해지가 보다 줄어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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