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노트북 OLED 제품군 10종으로 확대
전년 比 5배 판매 목표
DDI 등 일부 디스플레이용 반도체 공급 부족 연말까지 지속

삼성 갤럭시 북 프로 360 이미지 / 자료=삼성전자
삼성 갤럭시 북 프로 360 이미지 / 자료=삼성전자

[시사저널e=윤시지 기자] 노트북 시장이 전례 없는 호황기를 맞은 가운데, 삼성디스플레이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사업을 앞세워 액정표시장치(LCD) 중심 노트북 시장에 도전한다. LCD 사업 공백을 최소화하고 구형 공정을 중심으로 새로운 매출원을 마련한다는 목표다. 변수는 반도체 공급난이다. 아직까지 노트북 시장에서 입지가 미미한 OLED 비중을 대폭 끌어올리기에 넘어야 할 산이 많단 분석이 나온다. 

12일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올해 노트북용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OLED 비중은 처음으로 1%대를 넘길 전망이다. 노트북 시장에서 OLED 디스플레이가 차지하는 출하 비중은 2019년 0.2%, 지난해 0.4% 수준에 불과했다. 올해 삼성디스플레이의 출하량 확대로 노트북용 OLED 시장 점유율이 1.9%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최근 들어 심화된 반도체 공급난은 변수로 떠올랐다. 전자업계에 따르면 현재 노트북용 OLED 패널에 탑재되는 일부 디스플레이용 반도체가 부족한 것으로 전해진다. 해당 패널 부품을 공급하는 일부 협력사가 반도체 생산을 위탁하는 파운드리 업체에 주문이 밀려 추가적인 생산 라인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고객사 수요는 뚜렷하지만 당초 예상보다 부품 물량을 확보하는 게 어려워진 상태”라면서 “노트북용 OLED에 탑재되는 반도체를 생산하는 대만 파운드리 업체로부터 생산 라인을 추가 확보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전세계 노트북 시장이 비대면 수요에 따라 호황기를 맞이하면서, 파운드리 공급 부족은 디스플레이 시장까지 번진 상태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노트북용 패널 출하량이 올해 2억4940만개로, 지난해 대비 10.5%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디스플레이 구동칩(DDI) 등 핵심 디스플레이용 반도체를 주로 양산하는 8인치 파운드리 팹은 용량 부족으로 인해 공급 부족이 장기화하는 추세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주로 삼성전자 시스템LSI 사업부 등을 포함한 3사를 중심으로 DDI를 공급 받아왔다. 중국 업계에 비해 상대적으로 DDI 수급 상황이 양호하긴 하지만 여전히 생산 변수로 작용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일각에선 8인치 팹 공급 부족은 연말까지 해소되기 어렵다는 전망도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경쟁사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노트북 시장의 호황기를 누리기 어려운 사업 구조였다. 최대 고객사인 삼성전자가 노트북 시장에서 입지가 미미했고 중국산 LCD 채용 비중을 늘린 영향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점진적으로 LCD 비중을 축소하면서, 2017년 4분기부터 매출 80% 이상을 스마트폰용 OLED로 벌어왔다. 

반면 경쟁사인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IPS LCD 사업을 앞세워 수익성을 끌어올렸고, 중국과 대만 패널 업체는 올들어 경쟁력이 떨어진 일부 TV 패널 생산라인을 노트북 패널 생산라인으로 전환하는 추세다다. 중국 HKC는 지난 2월부터 11.6인치 패널 생산을 시작한 데 이어, 올해 노트북용 LCD 1000만대를 양산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중소형 OLED 사업 위주인 삼성디스플레이에겐 이 같은 생산 여력이 적다는 평가다.

삼성디스플레이는 기존 리지드 OLED 생산능력을 앞세워 노트북 패널 시장에 가세한다는 목표다. 이는 점차 스마트폰용 패널 시장에서 입지가 좁아지는 리지드 OLED의 응용처를 다변화하기 위한 전략이기도 하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올해 노트북용 OLED 제품군을 13.3~16인치 등 10종 이상으로 늘려, 전체 노트북 OLED 출하량을 지난해 대비 5배 규모로 확대할 계획이다. 지난해 레노버, 에이수스, 델, HP 등을 노트북 OLED 패널 고객사로 확보한 데 이어 올 들어 90Hz 고주사율 노트북용 OLED 양산을 시작했다.

삼성전자가 올해 ‘갤럭시 북 프로’와 '갤럭시 북 프로 360' 등 OLED가 탑재된 노트북 마케팅을 강화하는 점은 사업 활력 요인이다. 부품 수급이 생산 변수로 떠오른 상황에서 삼성디스플레이가 목표 판매량을 달성할지 주목된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8인치 파운드리 용량 부족은 연말까지 지속될 수밖에 없는 이슈로 보인다”면서 “그나마 삼성이나 LG 같은 국내 대형 업체들이 중국 패널 업체에 비해선 수급 상황이 양호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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