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저신용자 대상 대출금리 최대 1.2%p 인하…“중금리대출 확대 차원”
자체 개발 중금리상품 공급액 1180억…전년比 2배 이상 증가
케이뱅크·토스뱅크, 중금리대출 활성화 ‘분주’

카카오뱅크 중금리대출 공급액 추이/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카카오뱅크 중금리대출 공급액 추이/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시사저널e=김희진 기자] 카카오뱅크가 중금리·중저신용자 대출 확대를 위해 중·저신용자 대상 대출 금리 인하에 나섰다. 인터넷전문은행 시장 내 경쟁자인 케이뱅크와 출범이 코앞으로 다가온 토스뱅크보다 앞서 중금리 대출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카카오뱅크가 본격적인 중금리대출 확대의 신호탄을 쏘아 올리면서 여타 인터넷은행에도 이러한 움직임이 확산될 전망이다.

◇ 카카오뱅크, 중금리대출 확대 ‘본격화’···공급액 2배 이상 늘어

12일 카카오뱅크는 이날부터 자체 신용에 기반한 중·저신용자 대상 대출 금리를 최대 1.2%포인트 인하한다고 밝혔다. 중·저신용자 대출 상품의 공급을 확대하기 위해 이번 금리 인하를 결정했다는 게 카카오뱅크 측 설명이다.

카카오뱅크는 자체 신용기반 중신용 대출 상품의 최고 한도도 지난 3월 기존 5000만원에서 7000만원으로 확대했다. 대출금리는 연 4.6~8.2% 수준이며 신용평가사 코리아크레딧뷰로(KCB) 점수 기준으로 신용점수가 820점 이하인 경우에 해당한다.

또한 카카오뱅크는 중금리 대출 확대를 위해 이날부터 고신용자 대상 대출의 최대한도를 하향 조정한다. 마이너스통장 대출은 기존 1억원에서 5000만원으로, 신용대출은 건별 1억원에서 7000만원으로 각각 낮춘다.

앞서 카카오뱅크는 지난 2월 기자간담회를 통해 중금리·중저신용자 대출을 확대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를 위해 카카오뱅크는 지난해 말 직장인 신용대출과 마이너스통장 대출의 고신용자 대상 금리를 인상했다.

사잇돌대출과 카카오뱅크의 자체 개발 상품인 ‘중신용대출’을 포함한 전체 중금리대출 공급액은 올해 1~4월 5814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4534억원) 대비 28.2% 증가한 규모다. 이중 사잇돌대출을 제외한 자체 중신용대출 공급액을 살펴보면 같은 기간 567억원에서 1180억원으로 108.1% 급증했다. 중금리대출 포트폴리오에서 자체 상품의 비중이 지난해 1~4월 12.5%에서 1년 새 20.3%로 대폭 늘어난 셈이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중신용자 및 금융이력부족자(Thin Filer·씬파일러)를 위한 신용평가시스템(CSS)을 업그레이드 중”이라며 “하반기에는 카카오뱅크 자체 신용에 기반한 중·저신용자 전용 상품도 출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 금융당국 입김에···케이뱅크·토스뱅크도 중금리대출 활성화 추진

카카오뱅크의 이러한 중금리대출 확대 움직임에는 금융당국의 입김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앞서 금융당국은 카카오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에 중·저신용자에 대한 중금리대출 확대에 나설 것을 주문했다. 인터넷전문은행이 자체적으로 중·저신용층 대출 확대 중장기 계획을 수립하도록 하고, 이행 현황을 정기적으로 점검하겠다는 방침이다.

카카오뱅크가 중금리대출 확대에 본격적인 시동을 걸면서 여타 인터넷전문은행도 이같은 흐름에 맞춰 중금리대출 활성화에 주력할 것으로 전망된다.

케이뱅크는 올해 중금리 상품의 라인업을 확대하는 등 중금리대출 사업에 드라이브를 걸 계획이다. 상반기 중 소액 마이너스통장(최대한도 3000만원 수준) 및 사잇돌대출 상품을 출시하는 한편 하반기에는 중신용 고객에게 더욱 특화된 자체 상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또한 현재 운영 중인 중신용 고객을 위한 자체 개발 상품인 ‘신용대출 플러스’를 통한 중금리대출 공급도 더욱 활성화할 계획이다.

금융당국의 방침에 따라 오는 7월 정식 출범을 앞둔 토스뱅크(가칭)도 중신용 개인 고객 대상의 중금리대출 등 소상공인 및 씬파일러를 위해 최적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것으로 예상된다.

토스뱅크 관계자는 “인터넷전문은행의 도입 취지가 중·저신용층에 대한 대출 확대인 만큼 본인가 심사 과정에서도 이를 고려해 세부사항을 준비 중”이라며 “중금리대출 공급을 위한 자체 신용평가시스템 고도화를 추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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