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금융위 발행어음업 인가 안건 통과시켜
조달 가능 금액만 18조원···실적 기여 기대감↑
업계 유일 IMA 사업도 가능···리스크 관리 등은 과제

[시사저널e=송준영 기자] 미래에셋증권이 숙원사업이었던 발행어음업(단기금융업무) 인가에 성공해 주목된다. 지난해와 올해 1분기 사상 최대 실적으로 이미 승승장구하고 있는 상황에서 발행어음이 실적 규모를 한 단계 더 높이는 데 보탬이 될 것으로 예측되는 까닭이다. 여기에 업계 최초로 종합금융투자계좌(IMA) 사업 진출도 가시권에 접어들어 향후 성장성에 대한 장밋빛 전망들이 나온다. 다만 자본 활용 극대화와 투자 확대에 따른 리스크 관리는 과제로 평가된다.  

◇ 3년 10개월 만의 발행어음 인가···실적 기여 기대감↑ 

12일 금융당국과 증권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이날 오후 2시 정례회의를 열고 미래에셋증권의 발행어음업 인가 안건을 통과시켰다. 이로써 미래에셋증권은 발행어음업에 본격적으로 진출할 수 있게 됐다. 이번 인가 이전에는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KB증권 등 세 곳만이 금융당국으로부터 발행어음업을 인가받았었다. 

발행어음은 자기자본 4조원 이상 요건을 갖춘 초대형 투자은행(IB)이 자체 신용으로 발행하는 만기 1년 이내의 단기어음이다. 증권사는 자기자본 최대 2배까지 어음을 발행할 수 있다. 발행어음을 통해 조달한 자금 50%는 기업대출, 부동산금융 등에 투자해야 한다. 발행어음은 가입 시점에 이자가 확정되지만 발행 주체가 증권사여서 예금자 보호 대상은 아니라는 특징이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 2017년 7월 금융당국에 발행어음업 인가를 신청한 바 있다. 그러나 공정거래위원회의 일감 몰아주기 조사로 인해 심사가 중단됐다. 여기에 외국환거래법 위반 혐의 이슈까지 불거지며 발목을 잡는 듯 했다. 그러다 지난해 공정위가 검찰 고발 없이 시정 명령과 과징금만 부과키로 했고, 최근 외국환거래법 혐의를 조사하던 검찰이 별다른 형사제재 없이 사건을 종결하면서 사업인가 심사에 속도가 붙었다.  

미래에셋증권의 이번 발행어음 인가가 특히 주목받는 배경에는 향후 실적 증대 가능성과 관련이 있다. 발행어음을 통해 자기자본의 두 배까지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데, 미래에셋증권은 지난해 말 기준 자기자본만 9조3462억원 수준이다. 이론상 18조원이 넘는 자금 조달이 가능해 다양한 수익 창출에 나설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는 발행어음으로 약 11조원을 조달할 수 있는 NH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 약 10조원을 조달할 수 있는 KB증권 보다 규모가 크다.

이에 업계에선 미래에셋증권의 실적 전망을 높이고 있다. 대표적으로 NH투자증권은 지난 7일 기업분석 보고서를 통해 올해 미래에셋증권의 주당순이익(EPS) 전망치를 종전 대비 13.9% 높이면서 투자 의견을 매수로 상향했다. 발행어음 사업의 실적 기여도를 감안한 것이다. NH투자증권은 해당 보고서에서 발행어음 잔고가 올해 말 2조원에서 내년 말 6조원으로 성장하고 마진을 150bp(1.5%포인트)로 가정할 때 내년 연간 수익이 600억원에 이를 것으로 봤다.

◇ IMA 사업도 가시권···수익 극대화와 리스크 관리는 과제

발행어음을 넘어 IMA 사업까지 가시권에 접어든 것으로 평가된다는 점도 주목받는 부분이다. IMA는 증권사가 고객에게 원금을 보장하며 일정 금리를 제공한다는 점에서는 발행어음과 유사하지만 발행 한도가 없다는 특징이 있다. IMA는 자기자본이 8조원을 넘는 종합금융투자사업자가 발행어음업 인가를 얻게 되면 할 수 있는 사업인데 이 조건을 충족하는 증권사는 미래에셋증권밖에 없다. 

일각에선 만일 IMA까지 진출하게 된다면 이른바 증권업판 ‘초격차’도 가능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미 미래에셋증권은 지난해 영업이익 1조1171억원을 기록하며 업계 최초 영업이익 1조원 기록을 썼다. 올해 1분기에는 영업이익 4191억원의 잠정 실적을 공시했는데 이는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의 3분의 1을 넘어서는 규모다. 브로커리지에서부터 IB, 해외사업까지 고른 부문에서 성장세를 보인 영향이었다.

다만 관건은 조달한 자금으로 수익성을 극대화할 수 있느냐에 달린 것으로 분석된다. 발행어음의 경우 최근 역마진 가능성 탓에 잔고를 늘리기 쉽지 만은 않은 상황이다. 실제 지난 3월 말 기준 한국투자증권은 8조4000억원, KB증권과 NH투자증권이 각각 4조원대 발행어음 잔고를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발행어음 발행 한도에 못 미치는 금액이다. 당장은 발행어음 사업을 통해 수익성 극대화가 쉽지 않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여기에 리스크 관리 역량 향상도 중요한 과제로 분류된다. 조달할 수 있는 자금이 늘어나는 만큼 리스크도 커지게 되는 까닭이다. 특히 발행어음과 IMA의 주된 도입 취지가 스타트업·벤처기업 등에 모험자본을 공급하기 위함인데, 이는 다른 투자처보다 리스크가 크다. 이밖에 조달 자금이 주로 투입되는 기업대출이나 부동산금융 역시 리스크 관리가 중요한 부문이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미래에셋증권이 이번 발행어음 인가로 대규모 실탄을 장전할 수 있게 돼 실적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어느 사업이나 마찬가지겠지만 발행어음업 인가 자체 보다는 이를 어떻게 활용해 수익성을 극대화할 수 있을 지가 더욱 중요한 과제로 볼 수 있어 향후 행보를 주목할 만하다”라고 밝혔다.   

12일 금융당국과 증권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이날 오후 2시 정례회의를 열고 미래에셋증권의 발행어음업 인가 안건을 통과시켰다. 사진은 미래에셋증권 본사. / 사진=연합뉴스.
12일 금융당국과 증권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이날 오후 2시 정례회의를 열고 미래에셋증권의 발행어음업 인가 안건을 통과시켰다. 사진은 미래에셋증권 본사. /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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