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성률 91.4%···다음 주 중노위 조정 관건
‘조정 중지’ 판정 시 합법적 쟁의권 확보
[시사저널e=김용수 기자] 회사와 임금협상 결렬을 선언한 삼성디스플레이 노동조합이 조합원을 대상으로 쟁의 활동 찬반 투표를 한 결과 90% 이상의 찬성표를 얻었다. 이에 따라 회사 설립 이래 첫 파업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8일 삼성디스플레이 노조는 이달 4일부터 나흘 동안 조합원 2413명을 대상으로 '임금협상 결렬에 따른 쟁의권 확보를 위한 찬반투표'를 실시한 결과, 91.4%의 찬성률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체 조합원의 78.6%인 1896명이 투표했고, 이 중 1733명이 쟁의 활동에 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재적 대비 찬성률은 71.8%다.
노조는 성명을 통해 “쟁의 활동 투표의 압도적 찬성에는 불통 경영진에 대한 불만과 회사와 소통을 희망하는 조합원의 목소리가 담겼다”며 “여전히 노조를 인정하지 않고 탄압과 와해의 기회를 노린다면 그 대가를 반드시 치를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노조는 임금 기본인상률 6.8%와 위험수당 현실화, 해외 출장자에 대한 처우 개선 등을 요구했지만, 회사는 이미 노사협의회와 합의한 기본 인상률 4.5% 이외에는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이에 지난달 임금협상 결렬을 선언한 노조는 이달 초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에 노동쟁의 조정을 신청했고, 다음 주 두 차례에 걸쳐 노동쟁의 조정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중노위가 노사 간 견해차가 좁혀지지 않는다고 판단해 ‘조정 중지’ 판정을 내리면 노조는 합법적으로 파업을 할 수 있는 쟁의권을 확보하게 된다.
노조는 쟁의 활동을 추진하겠다는 계획이지만, 파업이나 태업, 직장폐쇄 등 구체적인 활동 방식은 아직 정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노조는 조합원의 의견을 추가로 수렴해 쟁의 활동 방식도 정할 방침이다.
삼성디스플레이 설립 이래 노조가 실력을 행사하는 쟁의 행위가 발생한 적은 없었다. 삼성디스플레이 노조는 지난해 2월 한국노총 산하로 출범했다. 현재 조합원 수는 전체 직원의 10%를 웃도는 2400여명 규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