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직하고 안정감 있는 주행감···반자율주행기능 최고 수준
뒷좌석 무중력 의자 느낌 살려, 2열 안락함 배가
[시사저널e=박성수 기자] 삼각별 하면 벤츠, 벤츠 하면 S클래스다. 국내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모델은 E클래스지만, 벤츠의 로망은 언제나 S클래스였다. 매력을 넘어 ‘폭력적’이라고 불릴 만큼 삼각별이 주는 인상은 강렬했으며, 그 중심에는 S클래스가 있었다.
특히 한국의 경우 S클래스 판매량이 중국, 미국에 이어 3위를 기록할 정도로 프리미엄 세단 고객층의 사랑을 독차지해왔다.
프리미엄 세단의 상징이자, 벤츠를 최고의 수입차 브랜드 반열에 오르게 한 S클래스가 8년만에 완전변경(풀체인지) 모델로 돌아왔다.
지난 4일 S클래스를 시승해봤다. 이날 시승은 경기도 용인시 벤츠 트레이닝 아카데미에서 충남 아산 모나무르 카페까지 왕복 150km 구간에서 이뤄졌다.
모나무르 카페까지는 직접 운전해서 갔으며, 돌아오는 길에는 뒷좌석에 탑승해 각종 편의사양을 체험해봤다. S클래스의 경우 대표적인 쇼퍼드리븐(차주가 뒷좌석에 앉는 차)이다보니 주행성능 뿐 아니라 2열의 안락함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더 뉴 S클래스 외관은 그야말로 클래식 세단의 정수다. 최근 출시되는 신차들이 선을 강조하며, 날렵하고 세련된 디자인을 추구하는데 비해 S클래스는 고전의 미를 담았다.
짧은 프론트 오버행, 긴 휠베이스, 균형 잡힌 후방 오버행으로 완벽한 비율의 클래식 세단 형태를 보여준다. 캐릭터 라인은 측면을 따라 크게 축소됐고, 하단에 쭉 뻗은 크롬 장식은 차량을 길어보이게 하는 효과를 준다.
최근 출시되는 벤츠 차량들이 삼각별을 전면 그릴 중앙에 크게 배치해 브랜드 혈통을 강조하는데 비해, S클래스는 예전 방식 그대로 보닛 위에 삼각별을 얹었다. 전통을 이어가는 동시에, 굳이 엠블럼을 키우지 않아도 된다는 S클래스의 자부심을 느낄 수 있는 대목이다.
실내 공간은 최고급 가죽소재와 최첨단 기술을 함께 적용해 아날로그와 디지털이 조화를 이루는 공간으로 탈바꿈했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센터페시아 중앙에 위치한 대형 화면이다. 12.8인치 OLED 센트럴 디스플레이는 차량의 각종 정보 및 내비게이션 화면을 직관적으로 볼 수 있다.
주행감은 가볍고 날렵하기보다는 묵직하고 안정감이 있었다. 그렇다고 차가 잘 안나간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고속도로에 올라 스포츠 모드로 바꾸고 가속페달을 잠깐 밟았는데 속도계가 빠르게 치솟았다. 가볍게 튀어나가는 느낌은 아니지만, 부드럽고 묵직하게 도로를 질주했다.
이날 운전한 모델은 S 400 d 4매틱으로 최고출력 330마력, 최대토크 71.4kg·m를 발휘한다. 수치상 어디 내놔도 빠지지 않는 성능이다.
특히 만족스러웠던 것은 반자율주행이다. 최근 출시되는 신차를 시승할 때마다 갈수록 반자율주행이 개선된다고 느끼고 있는데, S클래스는 그중에서도 독보적이다.
앞 차와의 거리 간격은 기본이고, 차선 유지도 흔들림 없이 정 가운데를 유지한다. 이날 시승 도중 장대비가 내렸는데도 차선을 이탈하지 않고 그대로 나아갔다. 또한 IC를 빠져나오는 급커브구간에서도 차선을 유지했다.
옆 차선 차량이 갑자기 차선을 변경해 넘어올 때도 즉각적으로 반응했다. 일부 반자율주행차량의 경우 옆차선 차가 끼어들 때 반응이 늦어 위험했던 적이 많았는데, S클래스는 마치 사람이 운전하고 있는 것처럼 신속하게 대응했다.
신형 S클래스는 이전 대비 카메라, 레이더 및 초음파 등 주변상황을 감지하는 센서가 늘어나 반응 범위가 확대됐다.
중간 반환점에서는 S클래스의 리어 액슬 스티어링 성능을 확인했다. 일반적인 차는 앞 바퀴만 조향하는데 비해, 리어 액슬 스티어링은 뒷 바퀴도 앞바퀴와 반대방향 혹은 같은 방향으로 움직여 회전 반경을 최소화한다.
E클래스와 비교해 U턴을 하는데 필요한 도로 폭이 차량 한 대 크기만큼 적었다. 즉 U턴을 할 때 일반 차량보다 1개 차선이 덜 필요하다는 셈이다.
또한 좁은 지역에서 주차나 출차를 할 때도 회전반경이 커 유리하다.
돌아오는 길에는 차량을 S 580 4매틱으로 갈아타고, 뒷좌석을 체험했다.
뒷좌석에는 쇼퍼 패키지가 적용돼 한 번의 버튼 조작으로 무중력 의자에 앉은 것처럼 편안한 공간으로 변신한다. 등받이 부분이 뒤로 눕혀지며, 다리 부분은 위로 올라와 마치 누운 것과 같은 느낌을 받을 수 있다.
다리 공간을 확보하기 위해 조수석 시트가 앞으로 이동하는 것은 물론, 조수석 시트와 헤드레스트를 접을 수 있어 뒷좌석에서도 넓은 시야를 느낄 수 있다.
이와 함께 목과 어깨를 따뜻하게 해 주는 온열 기능이 포함된 헤드레스트 쿠션이 포함돼 안락함이 배가 된다.
S클래스 판매 가격은 S 400 d 4매틱 1억6060만원, S 580 4매틱 2억1860만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