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기대 높였는데도 올해 1분기 어닝 서프라이즈
스판덱스 업황 호조 덕···KB증권 “내년 상반기까지 간다”
목표주가 최대 120만원···리스크 살펴봐야 목소리도

[시사저널e=송준영 기자] 올해 상반기 시장의 이목을 끌었던 효성티앤씨에 대해 증권사들이 목표주가를 다시금 높이고 있어 주목된다. 지난 3월 말 대비 목표주가가 최대 두 배 이상 높아진 상태다. 올해 1분기 기대 이상의 실적을 발표한 데다 스판덱스 업황의 호조 전망에 따른 것이다. 다만 일각에선 전망대로 상황이 흘러가지 않을 가능성과 가파른 주가 상승 흐름에 대한 부담이 존재해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1년 전 13만4000원이었던 효성티앤씨 주가는 이달 4일 종가 기준 72만2000원에 위치해 있다. 1년 새 다섯 배 넘게 상승한 것이다. 지난 3일에는 장중 81만원까지 치솟으면서 신고가를 쓰기도 했다. 이 기간 코스피 상승률이 63% 수준인 것을 감안하면 그동안의 주가 상승세가 어느정도 가팔랐는 지 가늠할 수 있다. 

그래프=김은실 디자이너.
그래프=김은실 디자이너.

효성티앤씨는 2018년 효성이 인적 분할해 신설된 회사 중 하나다. 효성그룹 50년 역사의 중심이라 할 수 있는 섬유 부문과 무역 부문을 맡고 있다. 특히 ‘크레오라’라는 스판덱스를 앞세워 글로벌 시장에서 1위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폴리에스터 원사, 직물·염색 가공제품 등을 생산 판매하며 섬유 소재 산업에서 특화된 모습을 보여왔다.

효성티앤씨가 시장 주목을 받은 배경에는 스판덱스가 있다. 스판덱스는 신축성이 뛰어나 활동하기 좋은 운동복, 등산복, 속옷, 일상복, 수영복, 청바지 등 다양하게 쓰인다. 하나금융투자에 따르면 효성티앤씨 전체 매출 중 스판덱스 비중은 30%이지만 이익 비중은 90%에 육박한다. 그만큼 고부가가치 제품이라는 의미다. 

지난해 코로나19가 확산될 때까지만 하더라도 효성티앤씨에 대한 기대감은 크지 않았다. 코로나19에 스판덱스 수요가 위축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던 탓이었다. 그러나 시장 상황은 빠르게 변화했다. 중국을 중심으로 스판덱스 수요가 회복됐다. 중국 스판덱스 증설 제한까지 겹치며 공급이 부족한 상태까지 이르렀다.  

이에 스판덱스의 판매 가격이 상승했고 그동안 영업적자를 기록했던 효성티앤씨의 해외법인들이 흑자로 전환했다. 효성티앤씨는 올해 1분기 잠정 기준 1조6182억원의 매출과 2468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는데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6.6%, 214.4% 성장한 것이었다. 이는 효성티앤씨 사상 최대 분기 실적이다. 영업이익의 경우 컨센서스(시장 전망치 평균)인 1794억원 마저 크게 웃돌았다.

향후 실적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전망이 주를 이룬다. 백영찬 KB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중국 스판덱스 현물가격이 강보합을 유지하고 있고 계절적인 수요 확대가 예상된다”라며 “구조적으로도 내년 상반기까지 스판덱스 고수익성은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KB증권은 효성티앤씨의 올해 2분기 예상 영업이익이 전분기 대비 10.3% 증가한 2721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연간 영업이익이 1조원을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도 많다. 한화투자증권은 효성티앤씨가 올해 연간 1조6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이라 내다봤다. 하나금융투자는 이 보다 많은 1조697억원을 기록할 것이라 관측했다. 키움증권의 경우 1조130억원의 연간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이라 전망했다. 지난해 2666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것과 대조적이다. 

이에 증권사들의 목표주가 상향 조정이 연이어 나오고 있다. 앞선 2월 효성티앤씨는 80만원의 목표주가를 내세운 보고서가 나와 시장에서 화제가 된 바 있다. 당시 주가는 29만원 수준으로 목표가와의 괴리가 컸기 때문이었다. 당시 목표주가를 제시했던 하나금융투자는 이달 3일 보고서를 통해 120만원으로 다시금 높인 상태다. 현재 주가 대비 66% 가량 상승 여력이 더 있다고 본 것이다. 

이밖에 키움증권은 종전 목표주가인 100만원에서 115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대신증권 역시 70만원에서 100만원으로 목표주가를 높였다. 신영증권과 KB증권, 이베스트투자증권은 목표주가를 각각 96만원, 91만7000원, 97만2000원으로 앞선 증권사들 대비 낮은 목표주가를 내놨지만 이들 모두 종전 목표치 대비 높아진 금액이다. 3월 말 목표주가 중에서 가장 낮은 금액이 51만8000원이었다는 것을 감안하면 두 배에 가까이 높아진 셈이다. 

그러나 일각에선 장밋빛 전망을 경계하는 목소리도 존재한다. 상황에 따라 업황 역시 바뀔 수 있어 성장 경로에 문제가 생길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통상 이 같은 기대감이 실망으로 바뀔 경우 주가가 급락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가파른 주가 상승에 따른 피로감도 주가 상승 동력을 늦추는 요인으로 제기된다. 다만 지난해 순이익 기준 주가수익비율(PER)은 20배 수준으로 업종 평균 PER인 29배 대비 낮은 상황이다.

한 투자업계 전문가는 “시장 상황이라는 것은 언제든지 바뀔 수 있어 수출 실적이라든지 원재료 가격 추이와 같은 지표를 유심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며 “기대가 반영된 만큼 기대 이상의 주가 흐름이 나오기 위해선 예상된 시나리오뿐만 아니라 또다른 모멘텀이 필요한 경우도 있다. 만일 이와 반대되는 상황이 올 경우 실망 매물에 주가 변동성이 커질 수도 있어 투자에 앞서 리스크 요인들을 확인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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