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급여력비율 135.2%···손보업계 최저치
상반기 중 1500억원 유상증자 계획···‘급한불’ 끄기에 그치나
[시사저널e=김희진 기자] MG손해보험이 또 한 번 재무건전성 위기에 빠졌다. 지급여력(RBC)비율이 손해보험업계 최저치를 기록한 데다가 금융당국의 권고치까지 하회하면서다. MG손보는 올해 상반기 중 자본확충을 계획하고 있으나 일각에서는 자금 수혈이 ‘밑 빠진 독에 물 붓기’가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된다.
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보험사의 RBC비율은 275.1%로 직전 분기 283.9% 대비 8.8% 포인트 하락했다. 업권별로 보면 생명보험사가 297.3%, 손보사가 234.2%로 전분기 대비 각각 6.1%포인트, 13.5%포인트 하락했다.
RBC비율이란 보험계약자가 보험금을 요청했을 때 보험사가 보험금을 지급할 수 있는 능력을 수치화한 것으로 보험사의 재무건전성을 측정하는 지표다. 보험업법에 따라 보험사들은 RBC비율을 100% 이상으로 유지해야 하며 금융감독원의 권고기준은 150%다.
손보업권의 RBC비율이 전반적으로 하락한 가운데 특히 중소형사인 MG손해보험은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지난해 말 기준 RBC비율이 135.2%로 집계되며 손보업계 최저치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MG손보의 RBC비율은 지난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176.74%를 기록하며 2020년 1분기(104.29%) 대비 74.45%포인트 증가한 수치를 나타내며 당국의 권고치인 150%를 웃도는 수준까지 올랐다. 그러나 9월 말 172.76%로 하락하더니 지난해 말에는 130%대까지 떨어진 것이다.
MG손보의 RBC비율이 하락한 배경에는 대체투자 손실에 따른 투자영업이익 급감과 함께 손해율 상승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지난해 말 MG손보의 투자영업손익은 739억원으로 전년(1707억원) 대비 968억원 줄었으며, 손해율은 90.18%로 1년 새 0.42%포인트 상승했다. 그 결과 MG손보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2019년 78억원의 순이익 대비 1084억원 감소하면서 1006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MG손보 관계자는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투자 이익 감소분이 지난해 실적에 반영됐다”며 “대체투자 부문에서의 손실과 손해율이 올라간 것이 RBC비율 하락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MG손보는 상반기 중 대주주인 JC파트너스를 통해 15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진행할 예정이지만 여전히 문제는 남아 있다. 자본확충을 했음에도 얼마 지나지 않아 재무건전성 지표가 악화된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18년 MG손보는 RBC비율이 90%를 밑돌면서 금융위원회로부터 경영개선권고 조치를 받은 바 있다. 이에 지난해 4월 대주주를 기존 자베즈파트너스에서 JC파트너스로 바꾸고 2000억원 규모의 자본을 확충하면서 RBC비율을 170%대로 끌어올렸지만 다시금 RBC비율이 하락했다. 이번 유상증자 역시 임시방편에 그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업계 관계자는 “건전성 이슈가 지속되면서 MG손보의 영업력이 다소 저하된 상태”라며 “수익성 지표를 개선하지 못하면 자본확충을 하더라도 일시적 효과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