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제실 앉아 5G·영상보며 크레인 조종
LGU+, 내년 부산항 야드크레인에 5G 적용 추진 및 서비스 확대

지난달 29일 부산항에서 진행된 크레인 원격제어 서비스 시연 현장. / 사진 = 김용수 기자
지난달 29일 부산항에서 열린 크레인 원격제어 서비스 시연. / 사진 = 김용수 기자

[시사저널e=김용수 기자] 중간 메인 모니터로 25m 상공의 크레인 조종실에서 컨테이너 위치를 확인한다. 좌측 모니터로 크레인 스프레더(컨테이너를 잡는 손과 같은 역할을 하는 장치)의 위치를 확인하고 마치 게임을 하듯 조이스틱으로 컨테이너를 집어 운반 차량 위에 내려놓는다. 우측 모니터로 관제 화면으로 크레인의 상태를 지속적으로 확인한다. 사무실에 앉은 단 한 명의 직원이 이 모든 작업을 수행한다.

지난달 29일 부산항 신감만부두에 위치한 컨테이너 크레인 원격제어 관제실을 찾았다. 현장에서 만난 직원은 “안전한 사무실에서 게임을 하듯이 조이스틱으로 컨테이너 크레인을 조종할 수 있다”고 원격제어 과정을 설명했다.

크레인 조종실 내 조종사가 없음에도 작업이 정상적으로 수행되는 모습. / 사진 = 김용수
크레인 조종실 내 조종사가 없음에도 작업이 정상적으로 수행되는 모습. / 사진 = 김용수

원격제어 도입 영향으로 관제실과 연결된 부두 야적장에 작업자를 찾아보기 힘들었다. 크레인을 통해 컨테이너를 운반 차량에 자동으로 싣는 작업에 보통 4~5명의 인력이 필요하지만 관제실 근무 인력 1명만으로 모든 작업이 가능했다. 야드 크레인의 경우 시간당 평균 16개의 컨테이너를 운반할 수 있다는 것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외부 현장에서 본 크레인 원격제어 시연. / 영상 = 김용수 기자
외부 현장에서 본 크레인 원격제어 시연. / 사진 = 김용수 기자

크레인 앞뒤로 장착된 3D 라이더나 카메라 시스템을 통해 인근 장애물 발견 시 속도를 줄이거나 멈추는 등 안전 제어 장치도 갖췄다.

크레인 원격제어 서비스는 LG유플러스 5G 네트워크와 ’저지연 영상전송 솔루션‘으로 구축됐다. 저지연 영상전송 솔루션은 지난해 LG유플러스가 벤처기업 쿠오핀에 지분투자를 통해 확보한 것으로, 초고용량 영상을 최대한 압축시켜 지연시간을 최소화하는 5G 원격제어 서비스에 필수적이다. LTE를 이용할 때에 비해 영상전송 시간이 84%가량 단축된다는 것이 회사의 설명이다.

실제 이날 관제실 내부에 마련된 모니터를 통해 ‘일반 영상’과 ‘저지연 영상’의 지연 속도를 비교해 보니 저지연 영상 솔루션이 없으면 사실상 원격제어가 불가능할 정도로 차이가 컸다.

서재용 LG유플러스 스마트인프라사업담당 상무가 '일반 영상'과 '저지연 영상'의 지연속도 차이를 보여주고 있다. / 영상 = 김용수 기자
서재용 LG유플러스 스마트인프라사업담당 상무가 '일반 영상'과 '저지연 영상'의 지연속도 차이를 보여주고 있다. / 사진 = 김용수 기자

이처럼 5G를 기반으로 원격제어하는 크레인은 항만 작업 환경을 개선할 수 있다. 지금까지는 컨테이너를 옮기기 위해 작업자가 25m 상공의 조종실에서 아래를 바라보며 장시간 조종해야 했다. 이 과정에서 목 디스크, 근육통 등 질환도 뒤따른다.

또 한 명의 작업자가 한 대의 크레인만을 제어할 수 있고 조종석의 시야각 제한으로 컨테이너를 3단까지만 쌓을 수 있다는 한계가 있다.

그러나 크레인 원격제어를 이용하면 작업장에서 떨어진 사무실에서 1명이 한번에 많게는 4대의 크레인을 제어할 수 있다. 크레인 조종실이 아닌 관제센터에서 근무하기 때문에 안전사고 및 질환 위험이 낮다. 또한 기존과 달리 컨테이너를 4단 이상 적재하는 등 생산성도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5G 기반 크레인 원격제어 서비스 설명 및 기대효과. / 자료 = LG유플러스
5G 기반 크레인 원격제어 서비스 설명 및 기대효과. / 자료 = LG유플러스

다만 아직 운반 차량은 표준화된 규격을 갖춘 차량에 한해 자동화가 가능했다. 규격이 다른 외부차량은 적재 시점에 관제실 직원의 원격조종이 필요했다.

LG유플러스는 올해 안으로 크레인 원격제어 서비스를 상용화하고, 28GHz 대역을 활용한 서비스를 발굴할 예정이다.

서재용 LG유플러스 스마트인프라사업담당 상무는 “현재 부산항은 3.5GHz 기반으로 적용돼있다. 28GHz는 이를 활용해 서비스할 수 있는 게 무엇인지 보고 28GHz의 강점을 올해 테스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LG유플러스는 향후 원격제어 크레인 등에 활용하기 위한 5G를 부산항 신선대터미널과 광양항에 확대 구축하고, 5G를 기반으로 물류창고의 3방향 지게차와 무인운반차도 확대 적용할 예정이다.

5G 인프라를 통해 향후 자율주행 야드트랙터, AI영상분석, IoT 센서 및 드론 등과 같은 솔루션을 접목해 스마트항만 기반을 지속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

서 상무는 “LG유플러스의 5G 기술을 부산을 포함한 국내항만에 성공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협력사들과 최선의 노력을 다 하겠다”며 “2026년까지 25조원에 육박할 5G B2B 시장에서 LG유플러스만의 경쟁력을 키우고 신성장동력으로 자리매김하도록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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