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5일부터 백신접종자 대상 2주간 자가격리 면제···트래블 버블까지 이어질 가능성도
[시사저널e=박성수 기자] 국제선 운항 재개에 대한 국내 항공업계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그동안 국제선 운항에 가장 큰 걸림돌이었던 ‘자가격리’가 백신 접종자들 대상으로 면제됐기 때문이다.
정부는 이달 5일부터 코로나19 백신 접종 완료자의 경우 2주 자가 격리 의무를 면제하기로 했다.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지난달 열린 정례 브리핑에서 “국내에서 예방접종을 완료한 접종자들에 대해 자가격리 조치를 개선하는 방안을 마련했다”며 “국내에서 예방접종을 완료하고 출국했다가 귀국한 경우에는 코로나19 검사가 음성이고 증상이 없으면 자가격리가 면제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항공업계에선 ‘트래블 버블’이 시작될 가능성에 대해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트래블 버블은 여행객들에게 의무 격리를 면제해줘 자유롭게 여행할 수 있는 제도를 말한다. 지난달 호주와 뉴질랜드가 트래블 버블을 처음 시작했으며, 홍콩과 싱가포르도 이달부터 정책을 시작할 계획이다.
우리 정부도 방역 당국 및 상대국가 등과 협의해 트래블 버블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미국 제약사 화이자에서 연내 알약 형태의 코로나 치료제를 출시한다고 밝히면서, 국제선 운항이 재개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항공업계는 최악의 위기를 맞이했다. 국제선 운항이 모두 중단된 상황에서 국내선과 화물 운송에 집중할 수 밖에 없었고, 그 결과 실적이 대폭 악화됐다.
지난해 흑자를 낸 곳은 대한항공 뿐이다. 대한항공은 작년 2383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지만, 전년대비 17% 감소했다. 매출은 코로나19로 해외여행 수요가 급감한 탓에 40% 줄어든 7조4050억원을 기록했다.
아시아나항공은 물론, 저비용항공사(LCC)들 역시 적자를 면치 못했다. 아시아나는 지난해 703억원 영업손실을 냈으며 제주항공 3358억원, 진에어 1847억원, 티웨이항공 1743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특히 LCC의 경우 국제선 여객 매출이 70~80% 수준이었는데, 코로나19로 국제선 운항이 중단되며 실적이 악화됐다. 최근 국내선 수요가 늘고 있긴 하지만, 국제선 대비 수익성이 현저히 낮아 격차를 메꾸기에는 역부족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최근 전세계적으로 백신접종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는 데다 치료제 출시 소식까지 들려오면서 국제선 운항 재개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면서 “다만 당장 항공 수요가 회복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이며, 연말이나 내년은 지나야 본격적으로 해외 여행이 시작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