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형 증권사 순이익 전분기 대비 큰 폭 올라
실적 상승 대비 PER 낮아 주가 재평가 기대감
“선반영된 데다 실적 피크 리스크 있어” 지적도

[시사저널e=송준영 기자] 국내 증시에 상장된 중소형증권사들의 주가 향방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초대형IB(투자은행) 대비 호실적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올해 1분기부터 사상 최대 실적을 내는 중소형 증권사들이 계속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호실적에 주가 기대감을 높일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있는 반면 이미 많이 오른 종목이 있어 주의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현대차증권은 올해 1분기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72% 증가한 57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분기 최대 영업이익을 기록했던 지난해 1분기보다 239억원 늘어난 것인 데다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1174억원)의 절반 수준이다. 순이익은 412억원으로 전년 동기 246억원 대비 약 67% 증가했다. 영업이익과 순이익 모두 사상 최고 실적을 기록한 것이다.

현대차증권의 이번 실적은 부문별 고른 성과 덕이었다. 현대차증권은 IB부문이 전년 동기 대비 두 배 가까이 증가한 순영업수익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리테일 부문 역시 시장 호황에 힘입어 분기 최대 실적을 달성했고 PI(자기자본투자)부문은 기존에 투자한 자산으로부터 안정적인 수익을 거뒀다. 부문별 고른 실적에 수익성 지표인 ROE(자기자본이익률)는 연환산 기준 15.3%로 업계 상위 수준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그래프=김은실 디자이너.
그래프=김은실 디자이너.

이 같은 실적에 움츠렸던 주가도 반응하고 있는 모습이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현대차증권 주가는 전날 대비 0.72% 오른 1만4000원에 시작해 장중 4.32% 오른 1만4500원까지 올랐다. 현대차증권은 올해 1월 11일 장중 1만6750원까지 치솟은 이후 이를 넘어서는 상승 흐름을 만들지 못했는데 증권업 지수가 올 들어 17% 상승한 것과는 대조적이었다.   

다른 중소형증권사들도 호실적을 속속 발표하고 있다. 실제 실적을 발표한 중소형 증권사 중에서 하이투자증권은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206.1% 급증한 401억원을 기록했다. 한국장외주식시장(K-OTC)에 상장돼 있는 하이투자증권은 이날 주가가 장중 6.67% 상승하기도 했다. 비상장사인 BNK투자증권 역시 수수료 및 유가증권 관련 수익이 큰 폭으로 상승하면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363.2% 오른 315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냈다.

아직 실적을 공식 발표하지 않은 중소형증권사는 실적 기대감에 주가가 꿈틀대고 있다. 대표적으로 DB금융투자는 이날 장중 전날 대비 5% 오른 7350원에 거래되기도 했다. 이는 52주 신고가로 DB금융투자는 올 들어서만 58% 상승했다. 유진투자증권의 경우 이날 전날 대비 4.89% 오른 4720원에 호가되기도 했다. 

증권업종이 올해 1분기 전체적으로 좋은 실적을 낼 것으로 예상되면서 주가 재평가를 전망하는 시각도 나온다. 중소형 증권주의 경우 주가수익비율(PER)이 여전히 낮은 수준에 있다는 주장이다. 현대차증권의 경우 지난해 순익 기준 PER이 6배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이밖에 DB금융투자는 4.5배, 유진투자증권 5.5배, 부국증권 5.5배, 한양증권 4배 수준으로 업종 평균 PER인 6.5배를 밑돈다.

다만 실적이 정점을 찍고 내려올 수 있다는 점과 선반영됐다는 부분을 들어 리스크가 있다는 목소리도 함께 나온다. 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일부 종목을 제외하면 증권주들도 최근 들어 주가가 많이 오른 상태”라며 “증권사 이익의 특성상 시장 상황에 따라 급변할 수 있다. 이에 지난해와 올해 1분기 보인 실적이 2분기나 하반기에 계속 이어지리라는 보장이 없다는 점도 리스크 요인”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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