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2023년까지 제철업 직업성 암 역학조사
제철소 근로자 중 암환자 속출···9명 산재 신청해 3명은 이미 인정
[시사저널e=이승용 기자] 포스코에서 일하는 노동자들 가운데 직업성 암으로 추정되는 질병에 걸리는 환자들이 속출하자 당국이 제철업 역학조사를 실시하기로 결정했다.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은 올해부터 2023년까지 3년간 포스코와 포스코 협력업체를 포함한 철강제조업을 대상으로 직업성 암 집단 역학조사를 실시한다고 25일 밝혔다.
이번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의 역학조사는 제철업 작업 환경에 문제가 없는지를 규명하기 위해서다. 앞서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은 반도체 제조업과 타이어 제조업 등에 대해서는 역학조사를 했지만 제철업에 대해서 역학조사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 시민단체와 국회에서는 꾸준히 포스코 근로자의 직업성 암 논란을 해소해달라고 촉구해왔다.
앞서 포스코 제철소 근로자 9명이 산업재해 인정을 신청했는데 이 가운데 폐암, 폐섬유증, 악성중피종에 걸린 3명이 산재로 인정됐다. 나머지는 조사가 진행 중이다. 이에 지난 2월 열린 국회 산재 청문회에서도 포스코 작업환경에 대한 조사 필요성이 제기됐다.
이번 역학조사는 공단 산하 산업안전보건연구원이 2023년까지 약 3년 동안 진행할 예정이다. 조사대상은 협력업체를 포함한 포스코제철소 및 1차 철강 제조업에 종사하는 근로자다.
조사인력은 직업환경의학전문의 및 예방의학전문의, 산업위생전문가 등 공단 소속의 박사(급) 연구원 17명이 투입된다. 암을 포함한 직업성 질환 발병 위험도 추정과 정밀 작업 환경 측정 등이 실시되고 발암물질노출 실태 등 작업환경도 점검할 예정이다.
이번 역학조사 결과는 직업성 질환 유발물질 파악 및 질환 예방을 위한 제도 개선과 제철업 종사 근로자들의 산업재해인정 등 보상 근거로 활용될 예정이다. 포스코는 공단의 역학조사에 성실히 협조하고 역학조사결과 문제점이 확인되면 개선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상태다.
김은아 안전보건공단 연구원장은 “이번 역학조사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크고 관련 당사자들의 이해관계가 첨예한만큼 신뢰할 수 있는 조사가 중요하다”며 “이번 역학조사가 철강제조업종의 보건관리개선의 기초자료로 활용될 수 있도록 관련 당사자들이 적극적으로 협조해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