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주권, 대학교수 254명 대상 설문조사
“완성차 진입 후 독식 우려 낮아···각자 니즈 다른데다 유통채널도 다양해”
[시사저널e=박성수 기자] 국내 중고차 시장 개방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사회 전반적으로 높아지고 있다. 소비자들은 물론, 대학교수들도 완성차 업체의 중고차 시장 진입을 찬성하고 나섰다.
21일 소비자주권시민회의는 중고차 시장 개선과 관련해 전국 대학교수들을 상대로 실시한 설문조사 내용을 발표했다.
설문조사는 리서치 전문기관 ‘한길리서치’에 의뢰해 전국 대학 교수 254명을 대상으로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6일까지 진행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오차범위는 ±5.98%p다.
설문에 참여한 대학교수는 경영학과(111명), 경제학과(61명), 법학과(41명), 소비자학과(22명), 자동차학과(19명)다. 이들 중 79.9%는 완성차 기업들이 중고차 매매시장에 진입하는데 찬성한다고 응답했다. 부정적이라고 답한 인원은 9.5%다.
완성차 진입에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이유에 대해 71.4%가 ‘혼탁하고 낙후된 중고차 시장을 투명하고 선진화시킬 수 있을 것 같아서’라고 답했다. ‘다양한 상품과 서비스에 대한 소비자 선택권 확대(56.7%)’, ‘중고차 산업 경쟁력 제고와 미래 신산업 발굴 및 일자리 창출기여(27.6%)’, ‘국산차 소비자에 대한 역차별 해소(5.9%)’ 등이 뒤를 이었다.
완성차의 독과점 우려에 대해서는 특정 업체가 독식할 가능성은 낮다고 봤다.
응답자 가운데 57.5%는 백화점·마트·시장 이용 고객의 목적과 구매행태가 다르듯 중고차 고객도 각자의 니즈가 다르며, 중고차시장 특성상 유통채널이 다양하기 때문에 독식하기 어렵다고 답했다.
대기업의 중고차 시장 진입시 최우선 해결 과제의 경우 ‘중고차 시장 투명성과 공정성 확보(42.5%)’라고 답한 비율이 가장 높았다. 다음으로는 ‘소비자 권익 제고 등 소비자 후생(31.9%)’, ‘중고차 품질과 가격산정 기준마련(13.4%)’, ‘중고차 업계와 대기업간 상생방안 마련(12.2%)’ 순이다.
국내 중고차 매매업은 지난 2013년 중소기업적합업종으로 지정돼 완성차 업체의 진출이 막혔으나, 2019년 2월 지정기간 종료 이후 완성차 5개사는 진출 의사를 밝힌 바 있다. 현재는 중소벤처기업부의 최종 결정만 남은 상태다.
중고차 시장은 허위·미끼매물, 낮은 가성비, 가격 후려치기 등 소비자 피해 사례가 속출하며 대표적인 ‘레몬마켓(저급품만 유통되는 시장)’으로 꼽혔다.
이에 따라 완성차 업체의 중고차 시장 진입에 대해 찬성하는 의견이 우세하나, 기존 중고차매매업자들의 반발과 이들의 눈치를 보는 정치권으로 인해 결정이 늦어지고 있다.
한편 최근 소비자주권이 전국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응답자중 68.6%가 완성차 업체의 인증중고차 판매에 대해 ‘긍정적’이라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