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수급문제로 인한 생산차질·테슬라와 경쟁·짧은 주행거리 우려
[시사저널e=박성수 기자] 현대자동차 아이오닉5가 오는 19일 국내 출시 예정이다. 아이오닉5는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를 탑재한 최초의 차량으로, 현대차의 전기차 시대 시작을 알리는 역할을 맡았다.
아이오닉5는 사전계약 첫날 2만3760대를 기록하며 현대차 역대 최고 기록을 새로 썼으며, 유럽에서 진행한 3000대 한정 물량 사전계약에서도 완판을 기록했다. 이후 국내에선 4만대 이상 계약이 진행되면서 흥행을 예고했다. 다만 불안요소는 있다.
첫 번째는 생산 문제다. 현대차는 차량용 반도체 수급 문제로 아이오닉5를 생산하는 현대차 울산1공장을 7~14일 휴업키로 했다. 중단 원인은 아이오닉5 구동모터를 생산하는 현대모비스 설비 일부에 문제가 발생해 부품 수급에 차질이 생긴데다, 차량용 반도체 공급난까지 겹쳤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6500대가량 생산 차질이 발생해 생산계획을 당초 1만대에서 2600대로 줄였다.
아이오닉5의 경우 올해 증산까지 검토해야 하는 상황이지만 반도체 부족 사태 장기화로 생산에 차질이 생길 경우, 출고 대기기간이 길어지고 이에 따라 이탈자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두 번째는 테슬라의 흥행이다. 테슬라는 지난 1분기 전세계적으로 18만4800대를 판매하며 전년대비 2배 가까이 성장, 역대 최대실적을 기록했다. 국내에서도 지난 3월 한달만에 3194대를 판매하며 아우디를 제치고 수입차 판매 3위를 기록했다.
테슬라는 최근 전기차 시장에서 긴 주행거리와 반자율주행기능 오토파일럿을 강점으로 선두자리를 공고히 하고 있어, 후발주자인 아이오닉5로서는 부담이 적지 않다.
또한 테슬라와의 경쟁은 전기차 보조금 소진 문제로 이어진다. 올해 정부가 보조금을 지급하기로 한 전기 승용차 물량은 7만5000대다. 정부 보조금의 경우 올 하반기까지 여유가 있는 편이지만, 지방자치단체 보조금은 빠르게 줄어들고 있어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환경부 저공해차 통합누리집에 따르면 서울시가 올해 준비한 전기차 보조금 지급 대상 대수는 5067대인데 16일까지 접수된 물량만 4267대(84%)다. 이미 출고된 차량만 1181대로 23%를 넘는다.
앞서 언급했듯 아이오닉5 생산 차질로 인해 출고가 늦어질수록 차량 구매자들이 보조금 혜택을 받지 못해, 테슬라 등 다른 전기차로 갈아타거나 내년으로 구입 시기를 미룰 가능성이 높다.
세 번째는 주행거리다. 당초 아이오닉5는 1회충전시 주행거리가 410~430km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으나, 환경부 인증 결과 405km(롱레인지 RWD, 프레스티지)에 그쳤다. 이는 기존 코나EV와 동일한 수준으로 주행거리 500km를 기대했던 고객들이 짧아진 주행거리 때문에 등을 돌릴 가능성이 있다.
특히 테슬라 모델Y가 511km 주행거리를 인증 받았기 때문에 주행거리를 중시하는 고객들이 발을 돌릴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