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시행사’ DS네트웍스, 대우건설 매각 관심
오랜기간 오피스텔 등 각종 개발서 호흡 맞춰
시공 부문 강화 차원, 종합부동산개발사 도약 기대
자금 조달 관건, 차입 규모 2조원 이상 될 듯

2019년 기준 대우건설·DS네트웍스 주요 재무제표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2019년 기준 대우건설·DS네트웍스 주요 재무제표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시사저널e=길해성 기자] 국내 최대 부동산 시행사인 DS네트웍스가 대우건설의 인수를 추진한다. 시공 부문을 강화해 종합부동산개발사로 도약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다만 체질 개선으로 높아진 대우건설의 몸값은 변수가 될 전망이다.  

◇DS네트웍스, 국내 최대 시행사···대우건설 인수 시 시공 부문 강화 기대 

1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DS네트웍스는 대우건설 인수를 위해 대주주인 KDB인베스트먼트에 문의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DS네트웍스는 국내 최대 부동산 디벨로퍼 중 한 곳이다. 2019년 말 기준 매출액 1조6000억원, 영업이익 2063억원을 기록하는 등 2018년부터 시행사 매출 1위를 유지하고 있다.

DS네트웍스의 전신은 정재환 회장의 부친 고(故) 정승일 회장이 1981년 설립한 대승실업이다. 당초 시계제조업이 주력사업이었지만 부친이 별세한 이후 정 회장은 역삼동 주유소 개발을 계기로 1992년 부동산 시행업에 뛰어들었다. 2001년 대구 침산동 대한방직 부지개발을 시작으로 대형 사업에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DS네트웍스가 업계 강자로 주목받는 시기는 2011부터다. 부산 해운대 신시가지 개발과 송도 랜드마크시티, 서울 마곡지구 등 굵직한 건축·개발 프로젝트를 맡으며 급성장했다. 

DS네트웍스와 대우건설은 오랜 기간 파트너로 활동했다. 2000년대 초반부터 각각 시행·시공을 맡아 가산·성수·송도·세종·마곡·용인 등지에서 오피스텔을 공급해 왔다. 이 밖에도 2019년에는 1조원 규모의 서울 가양동 CJ제일제당 부지, 지난해에는 이마트가 내놓은 마곡지구 부지 입찰에 컨소시엄을 이뤄 참여하기도 했다. 장기간 호흡을 맞춰온 만큼 대우건설 인수 시 주택 사업에서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DS네트웍스가 대우건설 인수에 뛰어는 이유는 취약한 시공 부문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DS네트웍스는 시공을 전문으로 하는 디에스산업개발을 자회사로 두고 있다. 다만 디에스산업개발은 규모나 시공 경험·인지도 등이 낮아 DS네트웍스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다. 지난해 말 기준 매출 10억원·당기손실 6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DS네트웍스는 두산건설 예비입찰에 참여해 시공 부문 강화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국내 최대 부동산 시행사인 DS네트웍스가 시공능력평가 6위인 대우건설을 인수한다면 시행과 시공을 모두 갖춘 종합부동산개발사로 도약할 수 있다.

◇대우건설, 체질 개선 성과···실적 전망도 밝아 

대우건설의 체질이 개선되고 있다는 점도 DS네트웍스가 관심을 나타내는 배경이다. 대우건설은 지난해 매출액 8조1367억원, 영업이익 5538억원, 당기순이익 2826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6% 감소했지만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53.3%, 40.4% 증가했다. 영업이익률은 6.9%로 최근 5년 중 최대치를 기록했고, 부채비율은 247.6%로 전년 대비 54%포인트 감소했다. 부채비율이 250%대 이하가 된 것은 2012년 이후 8년 만이다.

실적 전망도 밝다. 증권업계에선 대우건설이 공격적인 주택사업에 힘입어 올해 건설업종 내 이익 성장이 가장 클 것으로 보고 있다. NH투자증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55% 증가한 3128억원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3만3000여가구를 분양한 이 회사는 올해도 전국에 3만4000여가구 주택을 공급하겠다는 목표다. 이 밖에도 국내 주요 신용평가사인 나이스신용평가와 한국기업평가는 최근 대우건설의 신용등급을 종전과 같은 ‘A-’급으로 유지하고 등급 전망을 기존 ‘안정적’에서 ‘긍정적’으로 상향 조정했다.

◇자금 조달 관건···“차입 규모 2조원 이상 될 수도”  

DS네트웍스의 인수 여부는 자금 조달이 관건이 될 전망이다. 2019년 말 기준 DS네트웍스의 현금성자산은 7894억원이다. 이 가운데 질권 설정 예금 3252억원을 제외하면 실제로 활용할 수 있는 현금은 4600억원에 그친다. DS네트웍스는 최근 계열사인 DS투자증권을 매물로 내놨다. DS투자증권 매각을 통해 1200억원을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 대우건설의 가치가 1조8000억원대로 거론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DS네트웍스는 1조원 이상을 조달해야 하는 상황이다. 일각에선 경영권 프리미엄을 포함하면 대우건설의 가치가 2조원이 넘는다는 관측도 나온다.

업계에선 자금 여력이 부족한 DS네트웍스가 재무적투자자(FI)와 손을 잡고 인수에 뛰어들 것으로 점치고 있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경영권 프리미엄이 반영될 경우 DS네트웍스는 자금 조달을 위해 대규모 차입을 할 수밖에 없다”며 “다만 무리한 차입은 인수 후에도 문제가될 수 있어, 실제 인수에 뛰어들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자본총액도 2019년 기준 대우건설이 9조7000억원, DS네트웍스가 2조7000억원대로 4배 가량 차이가 나는 만큼 체급 논란도 얼어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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