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시중은행 IRP 평균 수익률 3.2% ···전년 대비 0.6%p 증가
KB국민·우리·하나은행 등 IRP 가입 고객 대상 이벤트 ‘활발’
[시사저널e=김희진 기자] 지난해 증시 활황으로 소비자들의 연금 수익률 관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시중은행들이 개인형 퇴직연금(IRP) 관련 마케팅에 다시금 열을 올리고 있다. IRP는 그간 수익률이 저조하다는 지적을 받아왔지만 지난해 수익률이 반등하면서 상황이 달라진 모습이다.
15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신한·KB국민·우리·하나·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의 IRP 수익률은 평균 3.2%로 전년 대비 0.6%포인트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은행별로 보면 하나은행의 IRP 수익률이 같은 기간 3.02%에서 3.74%로 0.72%포인트 상승하며 5개 은행 중 가장 큰 상승폭을 기록했다. 이어 신한은행이 3.06%에서 3.59%로, 국민은행은 2.55%에서 3.36%로 1년 새 각각 0.53%포인트, 0.81%포인트 상승했다.
우리은행과 농협은행의 경우 지난해 말 각각 2.66%, 2.64%의 IRP 수익률을 기록하며 2%대에 그쳤으나 여타 은행들과 마찬가지로 수익률이 전년 대비 각각 0.26%포인트, 0.61%포인트 증가했다.
IRP는 예금·펀드·채권 등 다양한 투자 상품을 가입자가 직접 선택해 자금을 운용할 수 있는 퇴직연금 상품이다. 연간 1800만원까지 납입이 가능하고 최대 900만원까지 세액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그러나 이런 장점에도 불구하고 IRP는 그간 ‘쥐꼬리 수익률’이라는 오명을 피하지 못했다. 수익률이 연 1%대 수준에 머무르면서 물가상승률과 운용수수료를 고려하면 사실상 수익률이 마이너스였던 탓이다.
그러나 지난해 국내 주식시장이 호황을 누리면서 상황이 반전됐다. 시중은행들은 이에 맞춰 IRP 신규 고객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다.
우선 하나은행은 지난 3월부터 이달 말까지 개인형 IRP 가입 고객을 대상으로 LG스타일러, 아이팟 프로 등의 경품을 제공하는 이벤트를 실시한다.
우리은행 역시 6월 말까지 IRP 신규 및 추가입금 고객을 대상으로 추첨을 통해 다이슨 공기청정기, 삼성전자 큐브 공기청정기 등을 제공하는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KB국민은행도 6월 말까지 개인형 IRP 가입 고객을 대상으로 LG스타일러, 다이슨 무선청소기, 드롱기 커피머신, 애플 에어팟프로 등의 경품을 제공하는 이벤트를 진행할 계획이다.
시중은행들이 이처럼 IRP 가입자 확보에 열을 올리는 이유는 IRP 상품이 은행 입장에서 장기 고객과 수수료 수익을 확보할 수 있는 일종의 ‘알짜 상품’이기 때문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IRP 중에서도 주로 펀드에 투자하는 원리금 비보장 상품을 위주로 수익률이 크게 증가했다”며 “지난해 증시 활황에 따라 펀드 수익률이 높아진 영향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IRP 같은 퇴직연금 상품은 가입자가 퇴사할 때까지 납입이 지속되기 때문에 은행 입장에서는 장기 고객을 확보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며 “최근 증권사들이 각종 수수료를 면제해주는 등 공격적인 IRP 영업을 하다 보니 은행들도 이에 대응해 고객 이탈을 막고자 IRP 관련 마케팅을 적극적으로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