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 매매가 3.3㎡당 1002만원 뛰어, 강남은 916만원
“판교 등에서 IT기업 관련 고소득층 증가로 집값도 우상향”
[시사저널e=길해성 기자] 경기 성남시 분당구의 아파트값이 지난 1년간 전국에서 가장 많이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강남보다 상승폭이 컸다. 한국의 실리콘밸리로 불리는 판교·분당 지역 내 IT기업들의 성장으로 고급 인력이 모이면서 집값에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11일 KB부동산의 주택가격동향을 살펴보면 분당구의 아파트 3.3㎡당 평균 매매가격은 지난달 4439.8만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3438.2만원) 대비 1001.6만원 상승한 것으로 전국에서 유일하게 1000만원 이상 뛰었다. 같은 기간 강남구가 6642.9만원에서 7559.7만원으로 916.8만원 올랐고, 송파구는 4517.1만원에서 5433.5만원으로 916.4만원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같은 아파트 가격 상승세는 실거래가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국토교통부의 실거래가 통계시스템에 따르면 경기 성남 분당구 수내동에 위치한 ‘푸른마을’(쌍용) 전용면적 131.4㎡의 경우 지난해 3월 12억5000만원(10층)에 실거래가 이뤄졌지만, 지난달에는 18억(12층)에 거래돼 1년간 5억5000만원이 올랐고, 44% 상승률을 보였다.
분당구 상평동에 위치한 ‘봇들마을3단지’(주공) 전용 59.85㎡의 경우 지난해 3월 9억원(7층)에서 지난달 13억5000만원(8층)에 매매돼 4억5000만원이나 뛰었다. 이 외에도 서현동의 ‘효자촌’(대우) 전용 84.696㎡도 7억7700만원(8층)에서 11억 5000만원(7층)으로 1년간 3억7300만원 오르고 48%의 상승률을 나타냈다.
아파트 매매 거래량도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해 분당구의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1만413건으로 2006년 관련 통계가 작성된 이래 가장 많은 것으로 확인됐다.
황한솔 경제만랩 리서치연구원은 “분당에 고소득층이 증가하면서, 아파트 가격도 가파르게 치솟고 있다”며 “통상 고소득 직장인들이 모이면 교통과 교육·문화·편의시설 등 다양한 인프라가 갖춰지게 되고 결국 우수한 생활 인프라에 주택 수요가 풍부해져 아파트 가격도 우상향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도시에 양질의 직장이 얼마나 들어서냐에 따라 도시 경쟁력이 달라진다”고 덧붙였다.
지난 1년간 전국 시·구별 3.3㎡당 평균 전세가격이 가장 많이 오른 곳은 강남구로 나타났다. 지난해 3월 강남구의 아파트 3.3㎡당 평균 전세가격은 3064.8만원이었는데 지난달에는 3851.2만원으로 786.5만원 올랐다. 두 번째로 전셋값이 가장 많이 오른 곳은 분당구다. 같은 기간 1917.4만원에서 2647.6만원으로 1년간 730.1만원 뛰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