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나라 투자에 중고거래 자판기까지

갤러리아백화점 명품관의 프리미엄 리셀링 슈즈 편집샵 ‘스태디엄 굿즈’에서 운동화가 판매되고 있다. / 사진=갤러리아백화점
갤러리아백화점 명품관의 프리미엄 리셀링 슈즈 편집샵 ‘스태디엄 굿즈’에서 운동화가 판매되고 있다. / 사진=갤러리아백화점

[시사저널e=변소인 기자] 고급화 전략을 내세우던 백화점에 중고 제품들이 속속 들어오고 있다. 중고품은 명품관에 리셀 매장이 마련될 정도로 백화점 명품족을 사로잡을 새로운 제품으로 떠올랐다.

갤러리아백화점은 지난 7일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명품관에 프리미엄 리셀링 신발 편집숍 ‘스태디움 굿즈’를 개점했다. 스태디움 굿즈는 미국 최대 규모의 리셀링 슈즈 매장 중 하나로, 스니커즈 마니아들 사이에서 유명하다. 갤러리아는 세계 최초로 스태디움 굿즈와 해외 파트너 협약을 맺으며 국내 단독 판권을 갖고 ‘프레드시갈’ 매장 내 샵인샵 형태로 판매한다. 미국 라이프스타일 편집샵인 프레드시갈 역시 지난달 26일 갤러리아에 국내 최초로 매장을 열었다.

리셀은 한정판, 명품 등 사고 싶어 하는 사람들은 많으나 갖기 힘든 희소한 제품을 되파는 것을 말한다. 특히 중고거래를 통해서라도 자신이 갖고 싶은 제품을 구매하고자 하는 MZ세대들이 늘어나면서 중고시장 성장과 함께 리셀도 더욱 활성화됐다.

스태디움 굿즈는 ‘나이키 에어조던1’ 등 희귀 운동화 등이 진열됐다. 한정판 상품도 판매되는데 ‘그레이트풀 데드 X 나이키 SB 덩크 로우–그린 베어’ 등의 제품이다. 이 제품 판매가는 200만원을 넘는다. 

앞서 지난 2월 문을 연 더현대 서울에는 번개장터가 운영하는 브그즈트 랩이 들어섰다. 번개장터가 처음으로 선보인 오프라인 공간으로, 약 300종의 제품이 전시됐다. 한정판 리셀 제품뿐만 아니라 중고거래를 돕는 공간도 마련됐다.

롯데쇼핑은 중고나라에 3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지난달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롯데그룹은 유진자산운용, NH투자증권-오퍼스PE(기관투자형 사모펀드) 등과 공동으로 중고나라 지분 95%를 인수하기로 최근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다. 전체 거래금액은 1150억원이다. 롯데 내 투자 주체는 롯데쇼핑으로, 투자금은 300억원이었다.

무인 중고거래 자판기를 설치한 백화점도 있다. 자판기를 통해 중고물품을 거래할 수 있는 ‘파라바라’는 AK플라자 분당점과 롯데마트 중계점에 설치됐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에 따르면 국내 중고거래 시장은 2008년 4조원에서 지난해 20조원으로 5배 성장했다. 업계는 올해 시장 규모가 20%가량 성장해 24조원에 이를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중고제품이 단순히 헌 제품 이상의 가치를 갖게 되면서 유통업계는 중고품을 새 먹거리로 본다. 중고에 대한 인식이 개선된 데다 패션 업계에서 한정판, 콜라보 제품 등 희소한 제품군을 늘리면서 리셀시장은 꾸준히 성장한다.

중고거래에서 가장 큰 장벽이 신뢰의 문제였는데 믿을 만한 백화점이 신뢰를 이용한 중고거래를 가능하게 하면 거래는 더욱 활성화될 전망이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중고거래의 핵심은 신뢰인데 백화점의 오프라인 신뢰를 이용해 중고거래를 하면 더욱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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