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재확산·무상증자로 주가 반등 성공···지속 상승 여부에 시선
지난해 8월 30만원대에서 10만원대로 추락···일시적 반등이라는 의견도

그래픽=이다인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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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저널e=이승용 기자] 지난해 하반기부터 꾸준히 내리막길을 걷던 씨젠 주가가 최근 반등으로 돌아섰다.

씨젠은 지난해 하반기 코로나19백신 개발 이후 기업의 장기 성장성에 대한 의문을 해소하지 못하면서 주가가 힘을 잃었다. 하지만 최근 코로나19 재확산에 무상증자 등 주가부양 조치가 호재로 작용하면서 투자심리가 다소 회복됐다는 평가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씨젠 주가는 지난주 13만3600원에서 이번주 26.6% 상승한 16만9200원으로 장을 마쳤다.

씨젠 시가총액 역시 지난주 3조5049억원에서 이번주 4조4388억원으로 늘어났고 코스닥 시가총액순위도 8위에서 3위로 단숨에 5계단이나 뛰어올랐다.

씨젠은 코로나19 진단키트 덕분에 지난해 1월 1만원대이던 주가가 지난해 8월 30만원대까지 급등했다. 하지만 이후 코로나19 진단키트 경쟁심화와 코로나19백신 개발소식 등이 전해지면서 주가가 꾸준히 하락했다. 올해 1월 20만원대를 유지했던 주가는 코로나19 백신접종이 본격화된 올해 2월부터는 급락해 단숨에 12만원대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이번 주 씨젠 주가의 반등은 코로나19 4차 대유행에 따른 진단키트 수요회복 기대와 무상증자 소식이 전해진 것이 상승모멘텀으로 작용했다.

최근 전 세계에서 코로나19 백신이 접종되고 있지만 공급량이 수요를 따라가주지 못하면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다시 늘어나고 있다. 국내도 일일확진자수가 600~700명 대로 증가했다. 정부는 7일 누구나 무료로 진단 검사를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는데 이 소식이 전해지자 당일 씨젠 주가는 7.29% 올랐다.

8일에는 씨젠이 보통주 1주당 신주 1주를 배정하는 무상증자를 공시하면서 주가가 19.37% 급등했다. 무상증자 재원은 주식발행초과금을 활용할 예정이며 신주 배정일은 4월26일, 상장예정일은 5월 20일이다.

앞서 씨젠은 지난달 26일 열린 주주총회를 통해 발행예정주식총수를 5000만 주에서 3억주로 늘리며 이번 무상증자를 준비해왔다. 무상증자가 완료되면 현재 발행주식 2623만4020주 중 자사주 24만2046주를 제외한 신주 2599만1974주가 추가돼 총 발행주식수는 5222만5994주로 증가한다.

이번 주 씨젠 주가가 반등하면서 천종윤 대표도 한숨 돌리게 됐다. 씨젠 소액주주들은 그동안 주가하락에 불만을 품고 천 대표의 사퇴와 전문경영인 도입을 요구하기도 했다. 여기에 올해 2월에는 과거 9년동안 매출을 부풀렸다는 혐의와 관련해 증권선물위원회가 감사인 지정 3년, 담당임원 해임 권고 및 직무정지 6개월 등의 징계를 결정하기도 했다.

씨젠은 이후 KT 최고재무책임자(CFO) 출신인 김범준 경영치원총괄 부사장과 대림산업 재무관리실 그룹 CFO 및 M&A 총괄 출신인 박성우 부사장을 영입하면서 주주달래기에 나섰다.

씨젠은 지난달 주주총회를 통해 분기배당 도입, 300억원 규모 자사주 매입 등도 공식화했다. 여기에 2025년까지 전세계 분자진단 검사 생활화를 목표로 하겠다는 중장기 사업 비전도 발표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씨젠의 최근 주가흐름을 놓고 일시적 반등이라는 의견도 내놓고 있다. 씨젠은 주주총회를 앞둔 지난달 12일 예고에 없던 올해 1~2월 매출을 공시했다. 씨젠은 올해 1월 966억원, 2월 1270억원의 매출을 내며 두달간 2236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는데 지난해 같은 기간 매출(290억원)보다 671% 급증한 수치다. 하지만 직전분기 대비해서는 23.9% 감소했다.

이와 관련해 김범준 씨젠 경영치원총괄 부사장은 “올해 1~2월에는 변이 코로나 바이러스를 진단해내는 신제품 개발을 완료하면서 해외 시장에서 제품 라인업 개편을 위해 기존 제품에 대한 수출이 일시적으로 줄었다”면서 “연초에 장비와 소모품 등의 조달 부족으로 작년 4분기 대비해선 매출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래픽=이다인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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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번주 코스닥에서는 셀트리온헬스케어, 셀트리온제약이 시가총액순위 1,2위를 수성한 가운데 씨젠과 펄어비스, 카카오게임즈가 뒤를 이었다.

에이치엘비는 시가총액순위가 지난주 4위에서 이번주 6위로 떨어졌다. 일각에서는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가 에이치엘비 허위공시 의혹을 놓고 안건 상정을 미루면서 불확실성이 늘어나면서 투자심리를 위축시키고 있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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