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신세계·현대百, 오는 18일까지 올해 첫 정기세일 진행
코로나19 확산 방지 위해 온라인으로 비대면 행사도 열어
행사 대상 아닌 명품관도 대기 행렬···샤넬 매장은 300여팀 대기
[시사저널e=한다원 기자]
“점심시간 맞춰 쇼핑하러 왔어요.”
“샤넬 매장 입장하시려면 283팀 대기해야 합니다.”
롯데·신세계·현대 등 주요 백화점의 봄 정기 세일이 지난 2일부터 시작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올해 신년 세일이 취소됐던 점을 고려하면 사실상 올해 첫 정기세일이다. 백화점들은 코로나19 방역 지침에 따라 대면 접촉을 최소화하면서도 소비를 끌어올리는데 초점을 맞췄다.
6일 오전 기자는 서울 중구에 위치한 롯데백화점과 신세계백화점 본점에 방문했다. 백화점 입구를 비롯해 내부 곳곳에는 ‘봄 정기세일’ 관련 문구가 부착돼 있었다. 롯데·현대·신세계 등 주요 백화점 3사는 대형 행사 대신 소규모 할인 행사를 진행하고 있었다. 봄 정기 세일은 오는 18일까지다.
평일 오전인 점을 감안하면 백화점을 찾은 소비자들은 많은 편이었다. 이날 기자가 백화점을 둘러본 결과 화장품·향수 매장은 둘러본 후 온라인에서 구매하려는 소비자들이 많았고, 패션 관련 매장에서는 직접 입어보거나 구매하는 경우가 많았다.
백화점 의류 매장 직원은 “코로나19 이후 모처럼 고객들이 방문해 바빠졌다”며 “원래 평일 오전에는 명품관을 제외하면 고객들이 별로 없는데, 정기 세일 때문인지 요즘은 많은 편”이라고 말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 2월 백화점(롯데·신세계·현대)의 매출은 전년 대비 39.6% 증가하며 오프라인 업태 중에서도 빠른 회복세를 보였다. 기저효과를 감안하더라도 대형마트(15%), 편의점(2.1%)와 비교해 높은 수치다.
봄 정기세일 기간 첫 주말인 지난 3~4일 주요 백화점 매출도 전년 대비 크게 늘었다. 롯데백화점은 전년 대비 46%, 현대백화점은 71.3%, 신세계백화점은 62.5%나 늘었다. 명품 카테고리가 매출 신장률 1위로 전체 매출을 이끌었고, 골프와 아웃도어 등 스포츠 분야, 패션 부문 매출이 뒷받침했다.
고객층도 다양했다. 이날 백화점에서는 20대 젊은 층부터 5060대 중년들까지 모처럼 돌아온 세일 행사를 즐기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직장인 이아무개씨(28)는 “점심시간이라 백화점에 들렀다”며 “오랜만에 백화점 봄 옷 구경하러 왔다”고 말했다.
명품은 할인 대상이 아닌데도 가장 많은 사람들이 몰렸다. 특히 샤넬 매장은 백화점 오픈 시간이 한 시간 지난 오전 11시, 롯데백화점 대기팀은 283팀, 신세계백화점은 230팀을 넘어섰다.
샤넬 매장에서 만난 A씨는 “결혼 준비하느라 샤넬 매장에 들렀는데, 일찍 왔다고 생각했는데도 이미 대기 팀이 많아 놀랐다”며 “백화점 오픈시간에 맞춰 왔는데도 아직 샤넬 가방 구경조차 하지 못했다. 오늘 매장에 들어갈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고 말했다.
백화점 업계 관계자는 “기저효과인지 보복소비인지 봄 정기 세일 이후 매출이 늘고 있다”며 “코로나19 감염 확산 방지를 위해 온오프라인 동시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코로나19 여파로 이번 봄 정기 세일은 온라인 쇼핑몰 행사도 동시 진행한다. 코로나19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해 라이브커머스, 유튜브 등 다양한 채널을 동원해 백화점 봄 정기 세일에 나선 것이다.
롯데백화점은 인기 유튜브 콘텐츠 ‘로또왕’, 신세계백화점은 라이브커머스 플랫폼 그립과 손잡았다. 현대백화점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고객이 몰릴 만한 대형 행사나 마케팅 대신 고객이 원하는 때 사용 가능한 할인 쿠폰을 제공해 분산 쇼핑을 유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