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금硏 “새로운 형태 지급수단 활용 늘면서 가상화폐 영향력 확대”
향후 미 달러화 중심의 국제금융거래 위축시킬 가능성도

사진=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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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저널e=김희진 기자] 비트코인, 이더리움, 페이스북의 리브라와 같은 다양한 가상화폐와 중앙은행의 디지털화폐(CBDC) 등 새로운 지급수단이 출현하면서 지급결제 시장에 변화가 예고된다. 글로벌 금융사들이 비트코인을 비롯한 주요 가상화폐로 지급 결제를 할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를 추진하겠다는 계획을 밝히면서다.

이에 새로운 지급수단으로 떠오른 가상자산이 추후 미 달러화 중심의 국제금융시스템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금융연구원은 최근 이같은 내용이 담긴 ‘새로운 지급수단 출현과 결제방식의 변화가 국제금융시스템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08년 10월 비트코인이 처음 출현한 이후 전세계에 약 7700여종의 가상화폐가 발행돼 거래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새로운 형태의 지급수단 활용이 늘어나면서 가상화폐의 영향력 또한 계속해서 확대되고 있다.

실제로 전 세계적으로 20억명이 넘는 사용자 수를 보유한 페이스북은 리브라의 발행을 통해 플랫폼 내의 송금 결제 서비스를 준비 중이며, 글로벌 지급결제 서비스 회사 페이팔(PayPal)은 지난 30일(현지시각)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를 이용해 지급결제를 할 수 있는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주요국 중앙은행들 역시 디지털화폐(CBDC) 발행을 앞다퉈 준비하는 추세다.

보고서는 새로운 지급수단들이 송금 등에서 거래비용 절감을 통해 국가 간 거래에서 활용될 가능성이 크며, 향후 미 달러화 중심의 국제금융거래를 위축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김정한 한국금융연구원 국제금융연구실 선임연구위원은 “새로운 지급수단의 출현과 대체 국제결제시스템의 도입은 국제 무역 및 금융거래의 방식을 변화시킬 가능성이 크다”며 “이로 인해 현재의 미 달러화 중심 국제금융시스템은 보다다양한 통화 또는 지급수단으로 이뤄진 국제금융시스템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윤석 한국금융연구원 국제금융연구실 선임연구위원도 “가상화폐와 같은 디지털 지급수단이 국제 무역 및 금융거래에 주요 결제수단으로 자리 잡는다면 미 달러화의 국제적 지위가 약화되고 새로운 국제금융 질서가 생겨날 수도 있다”며 “이는 미 달러화를 대체할 차세대 기축통화에 대한 논의로 확대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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