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478명 집계, 주말효과 남아···일평균 지역발생 확진자 500명 넘어
감염병 전문가 “600~700명대 급증 가능성, 현행 거리두기 조정 외 카드 적어”
[시사저널e=이상구 의약전문기자]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2일 연속 400명대를 기록했다. 하지만 이같은 집계는 주말효과를 반영한 것이어서 의미를 부여하기 쉽지 않다. 감염병 전문가들도 코로나 증가세가 뚜렷하고 향후 이같은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측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도 상향 조정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
6일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478명이다. 이중 국내 발생 신규 확진자는 460명이다. 해외유입 사례는 18명이 확인됐다. 총 누적 확진자 수는 10만6230명이다.
이날 신규 확진자는 직전일(473명)에 비해 5명 늘었다. 신규 확진자는 그동안 한 달 넘게 300∼400명대를 오르내리며 정체 양상을 보였다. 하지만 전국 곳곳에서 집단감염이 속출하면서 최근 들어 연일 500명대를 기록했다. 지난달 31일부터 이날까지 최근 1주일간 발생한 일별 신규 확진자는 506명→551명→557명→543명→543명→473명→478명이다. 이 기간 400명대가 2번, 500명대가 5번이다.
이 가운데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 조정의 핵심 지표인 일평균 지역발생 확진자는 500.6명이다. 2.5단계(전국 400∼500명 이상 등) 범위의 상단선을 넘은 수치다. 이 수치가 500명을 넘은 것은 올 1월 16일 기준 516.1명 이후 80일 만이다.
하지만 정부는 아직 본격 유행 단계는 아니라는 입장만 되풀이하고 있다.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많은 전문가가 3월 말부터 4월까지 4차 유행이 온다고 예측하고 있지만, 아직 4차 유행이 본격화한 부분은 아니다”며 “정부는 전문가 의견을 바탕으로 4차 유행이 올 수 있다는 인식을 갖고 대응해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감염병 전문가들은 코로나19 확산세 증가가 뚜렷하며 당분간 이같은 추세가 이어질 가능성을 높게 전망했다. 현행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의 상향 조정에 대해서도 필요성을 공감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지난 주말에도 양성률이 높게 나오는 등 코로나 확산세가 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며 “비수도권 중심으로 지속 확산하는 추세”로 정리했다. 천 교수는 “무증상 감염도 늘고 있으며 비수도권의 경우 유흥업소 등을 중심으로 코로나 발생이 급증한다”면서 “방역수칙을 준수하지 않는 사례를 국민들이 바로 신고하는 시스템을 정부가 만드는 등 강력하게 대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1주일 간격으로 일별 신규 확진자가 몇십명씩 증가하는 추세에서 향후 600명대에서 700명대로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며 “국민들도 기본 방역수칙을 철저하게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천 교수는 “비수도권은 현행 1.5단계에서 2단계로 올려야 하고 수도권은 2단계를 2.5단계로 상향 조정하면 코로나 확산세를 막는데 도움이 된다”며 “특히 유흥업소와 식당 등을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재갑 한림대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최근 코로나 추세가 증가인 것은 맞으며 향후에도 점진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이 교수는 “특히 돌발변수가 발생한다면 신규 확진자가 700~800명으로 올라갈 가능성이 있다”며 “정부는 확진자 급증에 대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는 “정부는 현실적으로 (효율적 방역정책) 카드가 없다”며 3인 이상 사적 모임 금지 정책을 거론했다. 이 정책은 글자 그대로 3인 이상 모임을 금지하는 것이다. 현행 5인 이상 사적 모임 금지 정책을 강화한 조치다.
이 교수는 “3인 이상 모임 금지나 대중시설 영업제한 등 정부 결단이 필요하다”면서 “정부가 국민들에게 6개월간 고생하자며 설득하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비수도권은 2단계로 상향 조정하고 수도권은 2.5단계 조정이나 3인 이상 모임 금지 등 강력한 정책을 정부가 추진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김우주 고려대학교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코로나) 확진자가 계속 증가하는 추세”라며 “4차 유행 가능성도 있다”고 정리했다. 김 교수는 “지난해 12월 초순 때와 코로나 확산 앙샹이 비슷하다”며 “그 때나 지금이나 정부가 거리두기 단계를 올리지 않는 등 갈팡질팡 대응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향후 신규 확진자는 500명 이상 나올 것이며 700~800명대로 올라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면서 “증가하는 변이 바이러스도 이같은 전망의 한 근거”라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이미 거리두기 단계를 올려야 하는 기준점은 넘어섰다”라며 “지난해도 정부가 올려야 할 때 올리지 않아 신규 확진자가 1200명대까지 급등한 적이 있다”고 회고했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개인적으로 비수도권은 2단계로 올리고 수도권은 현재 단계를 유지하는 정책을 정부가 발표할 것 같다”며 “정부가 강력한 방역정책을 사용하지 않으면 이후 확진자가 급증할 가능성이 계속 높아진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