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리모델링 시범사업장 2곳 모집엔 110여개 사업장 지원 후끈
대형건설사도 컨소시엄 구성해 입찰 참여 활발

그래픽=이다인 디자이너
주요 아파트 리모델링 사업 추진 현황/ 그래픽=이다인 디자이너

 

[시사저널e=노경은 기자] 리모델링 시장이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재건축 시장이 정부의 규제에 짓눌려 상대적으로 잠잠한 틈에 전국 각지의 주요 리모델링 사업장이 사업추진 소식을 알리며 건설업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리모델링의 판을 키우는 건 서울이다. 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5일 성동구 금호벽산아파트 리모델링 조합은 삼성물산‧현대건설 컨소시엄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리모델링 사업장에 시공능력평가 1위인 삼성물산과 2위인 현대건설이 협업으로 입찰에 나선 건 처음이다. 금호벽산은 총 1707가구로 올해로 준공 20년차를 맞았다. 용적률 219%, 건폐율16%로 리모델링 사업을 거쳐 총 1963가구로 탈바꿈하게 된다.

이달 1일 마감한 서울 송파구 가락쌍용1차아파트 리모델링 시공사 입찰에는 쌍용건설·포스코건설·대우건설·현대엔지니어링로 구성된 컨소시엄이 참여했다. 당초 업계에서는 리모델링 강자로 시장을 독식해오다시피 한 준공 1위 쌍용건설과 수주 1위 포스코건설이 대결구도를 형성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둘은 막판에 컨소시엄 구성에 합의했다. 컨소시엄에는 쌍용건설과 포스코건설 뿐 아니라 대우건설, 현대엔지니어링까지 힘을 합치게 된다. 리모델링 시공사 선정에 4개 시공사가 컨소시엄을 구성해 참여한 것은 업계 최초다. 가락쌍용1차는 2045세대에 이르는 대단지다.

가락쌍용 보다 단지 규모로는 두 배 이상 더 큰 중구 신당동 남산타운도 리모델링 사업에 시동을 걸었다. 추진위는 지난달 이달 10일까지 입찰공고를 통해 정비업체 선정에 나선다. 남산타운은 총 5150가구에 달하는 매머드급으로 서울 내 리모델링 추진 단지 중 가장 덩치가 크다. 신축과 재건축 공사현장으로 빼곡히 채워진 서초구 반포동 노른자위에 위치한 노후한 아파트인 잠원동아도 리모델링에 닻을 올렸다. 지난달 31일 비대면 조합설립총회를 열었다.

부산에서는 현존하는 국내 단일단지 중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초대형 단지인 LG메트로시티가 움직인다. LG메트로시티는 지난달 말 리모델링 설계업체로 희림을 선정했다. 남구 용호동에 위치한 LG메트로시티는 총 80개 동, 최상 25층, 자그마치 7374세대 대단지로 이뤄져 있으며, 리모델링사업을 추진하는 아파트 단지 중 국내 최대 규모다. 규모가 워낙 초대형인 만큼 많은 건설사들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입찰에 참여할 것으로 벌써부터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다.

경기도에서도 재건축 대신 리모델링으로 선회하기를 검토하는 단지는 여럿이다. 앞서 경기도는 지난달 25일 도가 주관한 ‘경기도 공동주택 리모델링 컨설팅 시범사업장’ 공모 결과로 고양시 문촌마을 16단지와 안양시 초원부영 아파트 두 곳을 선정했다. 2곳의 리모델링 사업장 선정에는 110여곳이 참여하며 최근 달아오른 리모델링 열풍을 증명했다. 이밖에 경기도에서는 수원 영통구 민영5단지 신성신안쌍용진흥 아파트가 지난달 31일 현장설명회를 마치고 이달 중 시공사 선정에 나선다. 이곳 입찰에는 DL이앤씨와 현대엔지니어링이 참여했다.

이처럼 전국의 노후한 아파트가 주거환경 개선과 자산가치 하락 방어 차원에서 리모델링을 선택하는 이유는 재건축 보다 상대적으로 사업 문턱이 낮기 때문이다. 재건축은 최소 준공 30년 이상에 안전진단등급 D등급 이상이어야 가능하지만 리모델링은 준공 15년에 안전진단 B등급 이상이면 추진 가능하다. 기부채납(공공기여)도 없다. 조합 설립을 위한 주민 동의율도 66.7%로 75%인 재건축 보다 낮다. 게다가 초과이익환수제, 조합원 2년 실거주 의무 등 재건축 단지가 받는 규제에서도 제외된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대형건설사이 정부의 규제로 재건축 사업 수주가 어려워지면서 과거와 달리 리모델링 사업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며 “유명 아파트 브랜드를 원하는 조합원 니즈와 맞물리다보니 리모델링 사업은 당분간 활발하게 이루어질 것으로 본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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