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551명 집계, 비수도권도 급증···일각선 3차와 구분해 4차 유행 가능성 지적
감염병 전문가 “기온 증가로 활동 늘어 확진자 계속 늘 것”···폭발적 증가도 예상
[시사저널e=이상구 의약전문기자]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2일 연속 500명대를 기록했다. 이에 4차 유행이 본격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된다. 감염병 전문가들도 4차 유행 발생에 무게중심을 두고 있는 상태다.
1일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551명이다. 이중 국내 발생 신규 확진자는 537명이다. 해외유입 사례는 14명이 확인됐다. 총 누적 확진자 수는 10만3639명이다. 앞서 지난 31일에는 신규 확진자가 직전일에 비해 506명 늘었다. 2일 연속 500명대를 기록한 것이다.
이날 신규 확진자 551명 수치는 지난 2월 19일(561명) 이후 41일 만에 최다 기록이다. 지난해 11월 중순 이후 본격화한 3차 유행은 해를 넘겨 5개월째 계속되고 있다. 지난달 26일부터 이날까지 최근 1주일간 일별 신규 확진자는 490명→505명→482명→382명→447명→506명→551명을 기록했다. 이 기간 300명대가 1번, 400명대와 500명대가 각 3번이다.
특히 일각에서는 최근 사실상 4차 유행이 시작됐다는 분석을 제기한다. 일단 신규 확진자가 500명을 넘은 사실을 주목한다. 지난해 11월과 12월 강력했던 3차 유행이 겨울이라는 계절적 요인이 있었다면 이번 4차 유행은 4월 이후 외부 활동이 늘어나는 봄을 배경으로 한다는 지적이다. 감염병 전문가들도 4차 유행 가능성에 비중을 두고 정부의 강력한 방역정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우주 고려대학교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1일 코로나 신규 확진자가 전국 17개 시도에서 모두 발생했다”며 “국민 이동량이 많고 선거 유세와 정부의 거리두기 유지 정책 등이 원인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한국만 코로나가 증가 추세인 것은 아니다”면서 “영국을 제외한 유럽 지역에서 늘고 남미와 인도도 증가하며 아시아권은 확진자가 모두 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지난해 3월과 4월 유럽에서 유행이 있었고, 앞서 2월과 3월에는 한국에서 코로나가 유행했다”며 “지난해 유행이 올해 되풀이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최근 추세를 4차 유행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면서도 “지난해 11월과 12월 증가했던 추세의 징조가 (최근)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는 “내일 이후 확진자는 늘어날 것이고 600명 이상으로 증가할 가능성도 있다”며 “예방백신 접종이 지지부진한 상황에서 (백신은) 코로나 유행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수준이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엄중식 가천대학교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2~3주 전부터 이같은 상황을 예상했다”며 “그동안 잘 버틴 것이 신기하다”고 토로했다. 엄 교수는 “앞으로도 코로나 신규 확진자는 계속 늘어날 것”이라며 “4차 유행에 들어서고 있는 것 같다”고 언급했다. 그는 “향후 어느 순간 확진자의 폭발적 증가가 예상된다”며 “(폭발적 증가란) 지역이나 단체보다는 100~200명 단위의 클러스터가 여기저기서 발생하는 순간”이라고 설명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정부가 의미를 부여하고 강조했던 5인 이상 사적 모임 금지 등 정책이 최근 현장에서 관리가 안 되고 있다”며 “정부 정책이 방역 효과가 없기 때문에 감염이 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천 교수는 “일부 국민들이 5인 이상 모임 금지를 지키지 않고 있어 법을 준수하는 사람들만 허탈한 상태”라고 전했다. 그는 “확진자가 계속 올라가면서 (최근 상황을) 4차 유행으로 볼 수 있다”며 “정부는 국민들이 법을 어기면 안 된다는 생각을 가질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부산시도 2일 정오부터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를 2단계로 격상하는 등 비수도권 지역도 위험하기는 마찬가지”라며 “조짐이 좋지 않다는 점에 전문가들도 공감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