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식 부회장 추천한 이한상 교수 사외이사 및 감사위원 선임
조현범 사장 보유 지분 42.9%에도 대주주 의결권 3% 제한
[시사저널e=박성수 기자] 형제간 경영권 분쟁으로 세간의 관심을 모았던 한국타이어 집안 싸움이 장남인 조현식 한국앤컴퍼니 부회장의 승리로 마무리됐다. 올해부터 적용된 3%룰(주주 의결권을 최대 3%로 제한)로 인해 조현범 한국앤컴퍼니 사장은 압도적인 지분율 차이에도 불구하고 패배의 쓴 맛을 보게 됐다.
30일 오후 한국앤컴퍼니는 경기도 성남시 판교 본사에서 주주총회를 열고 조현식 부회장이 후보자로 추천한 이한상 고려대 교수를 사외이사 겸 감사위원으로 선임하는 안건을 통과시켰다.
조현범 사장과 이사회가 추천한 김혜경 전 청와대 여성가족 비서관은 선임되지 못했다.
앞서 이날 오전 열린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주총에선 조 사장이 승리했지만, 정작 중요한 그룹 지주사인 한국앤컴퍼니 주총에선 조 부회장이 승리한 것이다.
지난달 조 부회장은 주주제안을 통해 이한상 교수를 사외이사 및 감사위원으로 추천했으며, 선임안이 받아들여질 경우 대표이사 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조 부회장은 조 사장 측이 추천한 김혜경 후보에 대해 “(조 사장 장인인) 이명박 대통령 재직 시설 청와대 비서관을 역임한 바 있어 독립성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된다”고 비판한 바 있다.
조 부회장이 이번 주총에서 승리할 수 있었던 배경은 3%룰 덕분이다. 지난해 말 기준 조 사장의 한국앤컴퍼니 지분은 42.9%로 조 부회장의 지분(19.32%)과 차이가 크다.
하지만 지난해 개정된 상법 개정안에 따라 이번 주총서 대주주의 의결권은 3%로 동일하게 적용됐다. 대주주 의결권이 제한된 상황에서 한국앤컴퍼니 소액주주(22.61%)들이 조 부회장 손을 들어주면서, 조 부회장이 추천한 이한상 후보가 사외이사로 선임된 것이다.
또한 국민연금이 조 부회장을 지지한 것도 표대결 향방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국민연금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수탁위)는 지난 26일 한국앤컴퍼니 주총 안건에 대해 조 부회장이 추천한 감사위원 후보에 찬성하기로 했다.
수탁위는 이사회가 추천한 김혜경 후보보다는 이 교수가 회사 감시·감독 기능 강화에 부합할 것으로 판단했다.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사 ISS도 조 부회장 제안에 찬성을 권고했다. 김혜경 후보가 이명박 전 대통령 재직 시절 비서관을 지내 독립성이 떨어진다는 점을 이유로 밝혔다.
한편 이날 조 부회장은 주총 인사말에서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지속가능한 경영전략으로 주주가치를 높이겠다”며 “주주 권익 보호와 기업 경영의 투명성 및 전문성 향상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조 사장은 이날 주총에 참석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