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펀드에 최근 1개월 동안 1300억원 넘는 자금 유입
가치주 펀드, 1000억원 가까운 자금 빠져나가

[시사저널e=송준영 기자] 글로벌 증시에서 성장주가 고전하는 가운데 국내 펀드 시장은 여전히 성장주 관련 펀드들에 자금이 몰리고 있어 주목된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결국 성장 산업의 과실이 클 것이라는 기대심리 영향으로 풀이된다. 

26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IT 펀드 37곳에 최근 1개월 동안 1352억원의 자금이 유입됐다. 기준 시점을 연초로 당기면 올해만 IT 펀드에 8462억원의 자금이 몰렸다. IT 펀드와 같이 성장주 펀드로 분류되는 4차산업 펀드(43곳) 역시 최근 1개월 동안 400억원, 올 들어 2165억원이 몰리며 인기를 끌었다.

이는 국내 주식형 펀드 전체에서 최근 1개월 동안 2261억원의 자금이 빠져나간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게다가 성장주와 상반된 개념으로 평가되는 가치주 펀드(92곳)의 경우엔 최근 한 달 동안 974억원, 올 들어 8359억원이 빠져나갔다.  

자료=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 / 표=김은실 디자이너.
자료=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 / 표=김은실 디자이너.

글로벌 주식 시장의 흐름이 성장주에서 가치주로 옮아가고 있는 것과 확연히 다르다. 실제 지난해 가파르게 상승한 성장주가 미국 국채 금리 상승 영향에 최근 주춤하고 있는 상태다. 대표적으로 성장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지난달 16일(이하 현지 시간) 14175.12를 기록한 이후 이달 25일 12977.68까지 하락했다. 반면 성장주 비중이 작은 다우존스30 산업평균 지수는 이 기간 3.6% 상승했다.

이는 펀드의 성과에서도 드러나는 부분이다. IT 펀드와 4차산업 펀드의 경우 최근 한 달 동안 각각 -1.51%, -6.77%의 평균 수익률로 저조하다. 반면 가치주 펀드는 최근 한 달 동안 1.99%의 평균 수익률로 성장주 대비 나은 성과를 보이고 있다. 연초 이후 수익률도 6.57%로 IT 펀드의 5.1% 보다 높은 수익률을 보였다.

그럼에도 성장주 펀드에 자금이 몰린 배경에는 장기적인 성과에 대한 기대감으로 풀이된다. 그동안 가치주 펀드는 가치주의 소외 영향에 성장주만큼의 성과를 보이지 못했다. 펀드만 보더라도 가치주 펀드는 최근 2년, 3년간 수익률이 각각 24.47%, 16.94%로 대표적인 성장주 펀드인 IT 펀드의 2년( 64.64%)과 3년(65.94%) 수익률에 미치지 못한다.

다만 가치주가 더욱 각광 받을 경우 펀드 자금 흐름이 바뀔 가능성도 제기된다. 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2008년 경제 위기 이후 금리 인하기에 접어들었고 이 기간 성장주들이 가파른 상승 흐름을 보였다. 이 과정에서 투자자들에게 큰 인기를 끌었던 대형 가치주 펀드들이 힘을 쓰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했다”며 “지난 과거와 달리 경기 회복에 따라 금리 정상화가 이뤄지는 시기가 오면 다시금 가치주 펀드의 성과 향상에 자금 유입이 뒤따를 가능성도 있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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