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건설 ‘신사업’·현대건설 ‘로봇’, 미래 성장 동력 강화
삼성물산, 회계산업 거물 영입···회계 투명성 제고 기대
[시사저널e=길해성 기자] 주주총회 시즌을 맞아 GS건설·현대건설·삼성물산 등 주요 건설사들이 새로운 사외이사를 통해 분위기 쇄신에 나섰다. GS건설과 현대건설은 새로 영입한 사외이사의 전문성을 활용해 각각 신사업과 스마트 건설 분야를 강화할 계획이다. 삼성물산은 회계산업 거물을 영입해 회계 투명성 제고에 힘 쓰는 모습이다.
◇GS건설, ‘기술·경영 전문가’ 이희국 전 LG전자 사장 선임···신사업 자문 역할
26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GS건설은 이날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이희국 전 LG그룹 고문을 사외이사로 선임할 예정이다. 이 전 고문은 서울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스탠포드대에서 전기공학 박사 학위를 취득한 뒤 1980년 미 휴렛패커드에서 반도체 기술 분야 매니저로 활동했다. 1983년 LG반도체로 자리를 옮긴 후 30년 이상을 LG에 몸담았다. LG전자 전자기술원장 사장, LG전자 사장, LG실트론 대표이사 사장 등을 역임해 기술 분야와 경영 전반에 전문성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GS건설이 이 전 고문을 영입한 배경은 허윤홍 GS건설 사장 주도의 신사업과 관련이 깊다는 해석이 나온다. GS건설은 지난해 배터리 재활용 사업을 비롯해 태양광 개발사업, 수 처리 사업, 모듈러 사업 등 신사업 영역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이 고문은 신기술의 사업화 전략과 투자 의사결정, 기술적 측면의 리스크 관리 등에 대한 자문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이 고문의 임기는 이달부터 2024년 3월까지 3년이다.
◇현대건설 ‘로봇 전문가’ 조혜경 교수 영입···미래 신정장동력 확보 박차
현대건설은 스마트 건설을 강화하기 위한 방안으로 ‘로봇 전문가’를 영입했다. 전날 열린 주총에서 조혜경 한성대 IT융합공학부 교수가 사외이사로 선임됐다. 조 교수는 제어로봇시스템학회 부회장, 한국로봇학회 수석부회장, 한국로봇산업진흥원 이사 등을 지냈다. 제어계측공학과 IT융합공학, 제어로봇시스템 등 로봇기술 분야 전문가로서 높은 전문성과 풍부한 경험을 보유했다는 평가다. 임기는 이달 25일부터 3년간이다.
조 교수는 현대건설의 스마트 건설 분야와 건설 자동화(건설 로봇) 등 미래 신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의사결정 과정에서 다양한 역할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현대건설은 지난해부터 스마트 건설 기술 가운데 로봇을 활용한 건설 자동화 구축을 주요 과제로 삼고 자체 기술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현대로보틱스와 건설 로보틱스 기술의 공동연구개발 협약을 맺기도 했다. 현대건설은 2026년까지 건설현장 작업의 20%를 산업용 로봇으로 대체한다는 계획이다.
◇삼성물산, 최중경 전 지식경제부 장관 통해 ‘회계 투명성’ 강화
삼성물산은 19일 열린 주주총회에서 최중경 전 지식경제부 장관을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최 전 장관은 이명박 정부에서 청와대 경제수석 비서관·지식경제부(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한국공인회계사회 회장 등을 지냈다. 그는 회계산업에서 투명한 회계를 중시하는 인물로 유명하다. 한국공인회계사회 회장 취임 이후 2달 만에 ‘회계 바로 세우기 특별위원회’를 세웠고, 회계 개혁을 위한 주기적 감사인 지정제, 감사인 등록제, 표준감사시간제 등이 안착하는 데 힘썼다.
최 전 장관은 지배구조 개편을 앞두고 회계 투명성 제고에 나선 삼성물산에 적합한 인물이란 평가를 받는다. 삼성물산은 삼성그룹 지배구조 최상단에 있는 회사로, 사실상 지주회사 역할을 하고 있다. 지분 17.33%를 보유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최대주주다. 이건희 전 삼성전자 회장 사망에 따른 지배구조 재편 과정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할 전망이다. 최 전 장관은 제일모직 합병 논란과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사건에 연루돼 실추된 이미지를 회복하기 위해 만전을 기울이고 있는 삼성물산에 힘을 보탤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