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현지법인 ‘KB제이캐피탈’ 출범···세번째 해외 자회사
“국내 업황 악화···수익 다각화 노력 일환”

KB국민카드 해외 자회사 순이익 현황/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KB국민카드 해외 자회사 순이익 현황/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시사저널e=김희진 기자] KB국민카드가 여신전문금융회사 최초로 태국 내 자회사를 출범시키는 등 동남아시아 시장 영역 확장에 적극 나서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금융권의 해외진출이 주춤하는 듯했으나 계속되는 수수료 인하 정책 등 업황 악화로 카드업계 내 새로운 수익원 발굴의 필요성이 커지면서 수익 다각화를 위해 해외 시장으로 눈을 돌리는 모습이다.

25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KB국민카드는 지난달 초 지분 인수를 완료했던 태국의 여신전문금융회사 ‘제이핀테크’의 회사명을 이달 초 ‘KB제이캐피탈’로 변경하며 여신전문금융회사 최초로 태국 시장에 자회사를 출범시켰다.

이로써 국민카드는 2018년 첫 해외 자회사인 캄보디아 ‘KB대한특수은행’과 2020년 인도네시아의 ‘KB 파이낸시아 멀티 파이낸스’에 이어 세 번째 해외 자회사를 두게 됐다.

국민카드는 최근 몇 년간 해외 금융사 인수를 통한 동남아 시장 진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국민카드의 동남아 시장 공략 출발점이라고 할 수 있는 KB대한특수은행은 2018년 9월 공식 출범한 이후 10개월 만에 조기 흑자 전환에 성공했으며, 지난해 8월 자회사로 편입된 KB 파이낸시아 멀티 파이낸스는 인도네시아에서 할부금융, 리스, 주택담보대출 등 현지 통화 관련 대출 상품 판매와 신용카드 사업을 진행 중이다.

국민카드가 이처럼 동남아 시장을 중심으로 해외사업 강화에 박차를 가하는 배경에는 계속되는 가맹점 수수료 인하에 따른 국내 시장의 업황 악화가 자리 잡고 있다.

실제로 카드사들은 본업인 신용판매 부문에서 적자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3년 주기로 돌아오는 가맹점 수수료 재산정 작업이 다음 달로 임박한 상황이다. 정치권에서는 코로나19 장기화 속 소상공인 보호를 위해 또 한번 수수료 인하를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카드 관계자는 “국내 카드사업의 경영환경이 어려워지면서 다양한 수익다각화 시도가 이뤄지고 있다”며 “해외 진출 역시 지속가능한 성장동력을 만들기 위한 수익다각화 노력의 일환”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나 다른 선진국 대비 동남아 시장은 경제성장이 한창 이뤄지고 있는 시장인 만큼 향후 금융수요가 더 성장하고 발전·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국내 시장에서 쌓아온 사업 노하우나 시스템을 살려 현지화시키면 성장가능성을 높여볼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국민카드의 해외사업 강화 전략이 본궤도에 오르기 위해서는 지난해 출범한 인도네시아 자회사인 KB 파이낸스 멀티파이낸스와 이번에 출범한 태국 법인 KB제이캐피탈의 실적 향방이 중요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캄보디아의 KB대한특수은행의 경우 흑자전환에 이어 지난해 말 6억3000만원의 당기순이익을 냈지만 KB 파이낸시아 멀티파이낸스의 경우 같은 기간 34억5600만원의 순손실을 내며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

이에 대해 국민카드 관계자는 “인도네시아 자회사의 손실 발생은 지난해 인수 이후 충당금 적립 기준을 현지 기준보다 더 높은 국내 기준에 맞추면서 충당금을 선제적으로 쌓은 영향이 있다”며 “지난해 상반기에는 코로나19 관련 영향이 일부 있었지만 하반기부터는 안정적으로 영업을 지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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