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려표명 했음에도 LG LX명칭사용 강행···구체적 상생방안도 전무했다”

사진은 구본준 LG 고문. 한국국토정보공사의 LX CI(위)와 LG그룹이 최근 출원한 LX CI. /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사진은 구본준 LG 고문. 한국국토정보공사의 LX CI(위)와 LG그룹이 최근 출원한 LX CI. /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시사저널e=김도현 기자] LG그룹에서 계열분리를 앞둔 구본준 LG 고문의 ‘LX홀딩스’를 둘러싼 정부부처와의 갈등이 격화될 조짐이다. LX한국국토정보공사(LX)가 가처분 등 법적절차에 나섰기 때문이다. 양측은 지난 주 한 차례 만났으나 입장차만을 확인한 채 돌아섰던 것으로 알려진다.

23일 재계 등에 따르면, 공사는 이달 초 ㈜LG에 우려를 표명했다. LG가 특허청에 LX관련 상표·이미지 122건을 출원하면서 구 고문의 분할법인 사명이 LX가 될 것으로 유력시 됐기 때문이다. 이에 LG법무팀은 10일까지 공사에 입장을 전달하기로 했다.

10일 LG법무팀은 “LX 사명을 이용하겠다”는 뜻을 공사 측에 밝혔다. 법적문제가 없다는 설명도 곁들였던 것으로 전해진다. 공사 관계자는 “당시 LG 측은 전주(공사 소재지)로 내려오겠다는 뜻을 피력하며 방법을 모색하자는 제안을 했다”고 언급했다.

양측은 지난 16일 한 차례 만남을 가졌다. 공사는 LG에 LX 사명사용 재고를 요구했다. LG는 LX홀딩스 사명변경이 불가하다는 입장을 재차 주지했다. 더불어 사회공헌활동을 통해 LG와 공사가 상생할 방안을 찾자고 역으로 제안했다고 전해진다. 구체적인 방안이 나왔느냐는 질문에 공사 관계자는 “구체성을 띤 제안은 없었다”고 답했다.

입장차만 확인한 채 마무리 된 면담이후 지난 19일 공사 이사회가 개최됐고, 이 자리에서 법적대응의 필요성이 제기됐다. 공사는 2012년부터 LX란 명칭을 사용했다. 그해 10월 ‘미래성장전략 비전 2025’를 선포하면서 LX란 새로운 CI를 공개했다. 지적측량사업에만 주력해 온 업무범위를 확대해, 국토정보 조사·관리지원 인프라 구축과 공간정보 시장의 활성화 및 민간기업과의 상생·발전을 도모하는 전문기관으로 도약하겠다는 포부였다.

2015년 기존 ‘대한지적공사’에서 현행 한국국토정보공사로 개칭했다. 변경 이전에는 기관명을 ‘LX대한지적공사’로, 이후에는 ‘LX한국국토정보공사’로 각각 표기했다. 2018년에는 시설물 유지관리 자회사를 신설하면서 사명을 ‘LX파트너스’로 정했다. LX란 브랜딩을 출범시키기까지 1년 이상 외부용역과 내·외부 전문가의 의견수렴 과정을 거쳐 확정했다. 사실 상 10년 넘게 브랜드 개발 및 홍보활동을 지속해 온 셈이다.

이와 관련해 LG는 “혼선을 최소화하고 상생을 위한 논의를 시작한 상황에서 공사가 법률적 방안을 강구해 아쉽게 생각한다”며 “양사 상표·로고 등은 디자인과 색상 등이 명확히 구분돼 오해소지가 적고, 사업내용도 달라 공사 측 주장은 현실성 낮다”고 반박했다. 또한 “양측이 협력을 모색할 수 있는 대화가 지속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LG는 오는 26일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있다. 이날 LG신설지주(가칭)의 분할계획이 승인될 예정이며, 해당 지주사의 사명이 LX홀딩스로 결정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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